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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9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트럼프, 캐나다·멕시코·中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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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산 원유에는 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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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1일 서명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는 25%,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캐나다산 제품 중 석유와 가스에 대해서는 10%를 적용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3개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고 예외 없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명령에는 상대국이 미국에 대해 맞대응 조치를 할 경우 관세율을 더 올릴 수 있는 보복 조항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하면서 시작된 ‘관세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캐나다·멕시코는 자유무역협정 체결국으로 지금까지 3국 간 무역에 대한 관세는 거의 없었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트럼프가 25%의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하면서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면서 “오랜 동맹국인 캐나다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으로 캐나다 경제를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캐나다 에너지 제품에 대해 10%의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오후 6시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멕시코 정부도 미 정부 조치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세를 두고 국가 간 갈등이 첨예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 정부가 어떤 정책을 결정하느냐에 따라 플랜A, 플랜B, 플랜C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CNN은 “새로운 정책은 수년 동안 지속되어 온 북미 3개국 간의 무관세 무역 상황이 바뀌는 것을 의미하고, 미중간 냉랭한 무역 전쟁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미 정부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선임고문은 이날 “3개국이 관세에 반발할 경우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 해리슨 필즈는 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한 조치는 이들 국가가 불법 이민과 펜타닐 같은 위험한 약물의 유통을 막을 책임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썼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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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날은 3개국에 대한 관세 부과에 그쳤지만 향후 이 같은 조치가 다른 국가들에도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전 세계 모든 수입품을 상대로 하는 10~20% ‘보편 관세’ 도입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2.5%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정률(定率) 인상되는 보편 관세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FT 보도 직후 “2.5%보다 훨씬 더 높은 관세를 원한다. 미국을 보호하기에 충분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트럼프는 유럽연합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외국과의 경쟁으로부터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수익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관세를 장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만약 보편 관세가 현실화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대부분 물품에 관세 0%를 적용받는 한국도 영향권에 들어올 수 있다. 트럼프는 최근 “머릿속에 어느 정도로 (관세를 부과) 할지 생각 중인데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지난해 유세 기간엔 10~20%를 주장해왔다. 세계은행은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이 10%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나라도 보복에 나설 경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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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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