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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 (금)

"한국인 투수라는 게 말이 안된다" 19세 1R 신인 괴력에, KT 호주 캠프 '대박의 기운' [호주 스캠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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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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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롱(호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한국 투수로는 나올 수 없는 수치라는데..."

KT 위즈 이강철 감독과 김태한 수석코치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투수 전문가들이다. 투수 보는 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지도자들을 놀라게 하는 19세 신인이 나타났다. 바로 KT 위즈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 뽑은 투수 김동현.

사실 김동현은 투수로서의 시작이 늦어 다른 경쟁 선수들보다 완숙미가 떨어진다는 평가였다. 그래서 드래프트 2라운드 초반 지명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KT가 예상을 깨고 1라운드 9순위로 김동현을 지명하자 당시 드래프트장이 술렁였다.

보통 신인 선수들은 스카우트팀이 주도적으로 뽑는데, 이번에는 이 감독의 의견도 반영이 됐다. 이 감독은 1m93의 큰 키와 큰 손을 가진 김동현이 차근차근 투수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주목했다. 잠재력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모르는 스타일이라, 약간의 '모험'을 건 것이다.

지난해 일본 와카야마 마무리 캠프에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번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에서 탄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1일 진행된 김동현의 불펜피칭을 보기 위해 베테랑 주전 야수들도 불펜에 모일 정도였다.

일단 직구 구위가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가장 주목해야 할 건 공이 날아들어오는 각도. 이 감독은 "한국인 선수가 만들 수 없는 수치가 나온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코치는 "트랙맨 분석 결과, 공이 위에서 아래로 꽂히는 각이 외국인 선수들 수준으로 나온다. 키도 크고, 타점도 높은데 팔도 위에서 아래로 쭉 잘 끌고 나온다. 이 각에, 이 구위가 유지된다면 타자들이 결코 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김동현은 "일부러 그렇게 던지려는 건 아니고, 팔이 앞으로 나오는 경향이 있어서 뒤에서 팔로스로를 하는 느낌으로 던지고 있다. 제춘모 코치님께서 '넌 키가 있으니, 그렇게 던지면 내리 꽂힐 거다'라고 말씀해주셨는데, 나도 모르는 그 수치가 나왔다고 하더라"며 쑥스러워했다.

자세도 훌륭하다. 막내로서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엄청나다. 이날 불펜 피칭 후 제 코치와 상의한 끝에 추가로 피칭을 더했다. 조금 만족스럽지 않았던 부분을 더 던져 고쳐보고 싶다고 자원한 것이다. 여기서 제 코치가 공을 조금 더 일찍 뿌려줄 것으로 주문했고, 그 주문대로 하자 더 '살벌한'공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김동현은 "피칭을 하고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을, 느낌으로 잡아보고 싶어 공을 더 던지겠다고 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배우려고 하는 게 신인의 자세인 것 같다"고 힘차게 말했다.

이 감독은 상대 번트, 작전 대비 수비 훈련을 하는 김동현의 모습을 보고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감독은 "신인으로 캠프에 와서 저렇게 안정적으로 하는 선수는 거의 못 봤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질롱(호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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