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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맨' 김혜성 "최고의 팀에 왔다, 꼭 도움 되겠다" 당찬 출사표… 팬들과 아픔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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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근 로스앤젤레스와 남부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대형 산불이라는 아픔을 공유했다. 지난달 들불처럼 번진 산불은 LA 근교의 주택 1만여 가구를 잿더미로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30명 이상의 사망자도 발생했다. 산불은 최근 관계 당국의 헌신적인 노력 속에 완전히 진화됐지만, 너무 큰 피해에 지역 사회가 비탄에 빠졌다.

로스앤젤레스를 연고지로 두고 있는 LA 다저스도 지역 사회의 아픔을 함께 하고 나섰다. 이미 구단 차원에서 거액의 성금을 기탁했고, 오타니 쇼헤이와 같이 개인 자격으로도 기부를 하는 선수들이 있었다. 다저스도 매년 이맘때 개최하는 ‘다저스 러브 LA 커뮤니티’에서 이번 사태로 피해를 받은 지역 주민들을 매만지고, 산불 진화에 노력한 소방 당국의 공을 기리는 것으로 행사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이번 행사에는 다저스의 몇몇 선수들이 참가해 팬들과 만남의 시간도 가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계약한 선수들은 사실상 팬들과 첫 대면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블레이크 스넬, 태너 스캇과 더불어 김혜성(26)도 이번 행사에 참가해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024년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혜성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팬들 앞에 섰다.

김혜성은 다저스 전문매체인 ‘다저스 네이션’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팬들과 만난 이번 행사에 대한 소감, 그리고 올 시즌 각오를 밝혔다. 김혜성은 공식 입단식은 없었기 때문에 현지 미디어와 직접적으로 만나는 것 또한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김혜성은 우선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주제가 된 최근 LA 산불에 대해 “굉장히 큰 산불이라고 들었고, 뉴스를 통해 많이 접했는데 많은 소방관 분들이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지금 그나마 나아지지 않았나 싶다”라면서 피해를 입은 지역민들을 위로하고 소방 당국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행사에 대해서는 “이렇게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자체가 영광이고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면서 “너무 영광스럽고, 영광스러운 마음을 잘 간직하고 열심히 해서 개막전에 잘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혜성은 이번 행사에 다저스 유니폼을 공식적으로 착용했다. 등번호 6번이 생생하게 찍혀져 있었다. 김혜성은 “일단 유니폼을 입은 자체가 좋은 시간이었고 그리고 그 처음 시간을 이렇게 의미있게 보냈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면서 “최고의 팀에 왔기 때문에 나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를 해서 올 시즌 꼭 도움이 돼서 꼭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올 시즌 목표를 다졌다.

팀 동료이자 구단의 간판스타인 오타니 쇼헤이는 이번 산불 피해자를 위해 50만 달러를 기부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혜성은 이 질문에 대해 “확실히 오타니 선수는 말뿐만 아니라 인성도 좋고 그 인성을 행동으로 잘 보여주는 선수이지 않나 싶어서 정말 멋있는 선수인 것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혜성과 오타니는 같은 에이전시(CAA) 소속으로 김혜성이 다저스와 계약을 하기 전 몇몇 격려와 조언을 해줬고, 김혜성이 다저스와 계약하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혜성을 환영하는 문구를 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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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 처음으로 만나며 다저스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익힌 김혜성은 이제 다시 시즌 준비에 매진한다. 지난 1월 4일 다저스와 계약을 확정한 김혜성은 시즌 준비를 위해 1월 14일 출국했다. 한국에서 비자를 받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일단 출국한 뒤 훈련에 매진하고, 비자도 해외에서 받는 방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간이 아깝기 때문이다. 김혜성은 다저스의 스프링트레이닝 개막까지 약 한 달간 개인 훈련을 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시차에 적응하고, 자신이 계획한 몸 상태를 만들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혜성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다. 유력한 주전 2루수 후보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다저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이자 여전히 최강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26인 로스터에 들어가는 것부터가 빡빡하다. 스프링트레이닝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개막 로스터 진입이 좌절될 수도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하면 메이저리그에 다시 올라가기도 쉽지 않다. 김혜성이 스프링트레이닝에 사활을 걸어야 할 이유다.

다행히 주위 여건은 최악보다는 최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저스는 김혜성을 영입한 뒤 기존 주전 2루수인 개빈 럭스(신시내티)를 곧바로 트레이드하며 김혜성의 자리를 만들어줬다. 김혜성은 다른 선수들과 주전 2루수 경쟁을 벌임은 물론, 주전이 아니더라도 플래툰이나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26인 로스터에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미겔 로하스라는 베테랑 내야수, 그리고 몇몇 젊은 외야수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하지만 김혜성에 대한 기대치가 더 커 보이는 양상이다.

하나의 변수였던 ‘원조 슈퍼 유틸리티’ 키케 에르난데스의 재영입도 점차 그 가능성이 사라져가는 추세다. 한때 다저스가 키케 에르난데스를 다시 데려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고, 이는 김혜성에게 직격탄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김혜성 외에도 크리스 테일러라는 또 하나의 슈퍼 유틸리티가 있고, 이제 화려했던 이적시장의 문을 닫아가는 추세다. 키케 에르난데스는 다저스 복귀를 원하고 있지만 다저스는 문을 닫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SPN의 데이비드 쇼엔필드는 최근 다저스가 에르난데스와 재계약하는 대신 다른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김혜성의 계약으로 로스터 자리가 찼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김혜성을 2루수나 유격수는 물론 외야수로도 활용할 다양한 방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성을 제2의 키케 에르난데스나 제2의 크리스 테일러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쇼엔필드는 “에르난데스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좋은 순간을 보냈지만, 지난 세 시즌 동안 조정 OPS는 78(리그 평균보다 22%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에 불과하다. 김혜성과 계약으로 다저스에서 떠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케 에르난데스는 다저스 팬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선수였지만, 다저스는 김혜성과 함께 새 미래를 준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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