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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균형세(샐러리캡) 문제 때문에 외부에서 프리에이전트(FA)를 사오는 일은 어려웠다. 일단 기존 전력을 지키는 게 우선이었다. 이 구상이 시작부터 꼬였다. 지난해 팀 불펜에서 마당쇠 몫을 한 우완 장현식(LG)이 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다. KIA도 장현식을 되도록 붙잡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실제 베팅도 했다. 하지만 4년 총액 52억 원을 모두 보장한 LG를 따라갈 수는 없었다. KIA는 2025년 시즌 뒤 FA 자격을 얻을 ‘예비 FA’가 즐비했다. 팀 미래를 생각해도 계획된 예산 이상을 따라가기는 어려웠다. 눈물을 머금고 시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당초 KIA는 팀 내부 자원의 성장과 육성으로 장현식의 공백을 메울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을 돌려봐도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장현식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정규시즌에서만 75이닝 이상을 던진 워크호스였다. 내부에서 이 공백을 고스란히 메우기는 어렵다는 결론은 당연했다. 그러자 KIA는 과감하게 움직였다. 트레이드로 불펜을 찾기로 했다. 그때 지난해 한창 연계됐던 조상우(31)의 이름이 떠올랐다.
키움이 조상우를 팔 용의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었고, 우연찮은 기회에 이를 확인한 KIA는 조상우의 몸 상태가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트레이드를 벌였다. 202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0순위)와 4라운드(전체 40순위) 지명권에 현금 10억 원을 얹어주고 조상우를 말 그대로 모셔왔다. 조상우는 2025년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만약 이 트레이드가 실패하면 큰 손실이 불가피할 수 있었다. 모험이었다.
트레이드 직후 미국으로 떠나 훈련 시설에서 몸을 만들고 미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열리는 KIA의 1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조상우는 1월 31일(현지시간) 첫 불펜 투구를 했다. KIA는 “KIA 타이거즈 투수 조상우가 1월 31일(미국 현지 날짜) 스프링캠프에서 첫 불펜 투구를 마쳤다”고 1일(한국시간) 알렸다.
조상우는 시속 150㎞ 이상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한때 KBO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140㎞의 구속이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BO리그는 비활동기간 조정으로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캠프를 일찍 시작했다. 첫 불펜 피칭의 시점도 그만큼 빠르다. 오히려 조상우가 건강하게 여러 가지 구종을 모두 실험하며 25구를 던졌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 투구시 전혀 문제가 없었고, 컨디션을 점검하는 투구치고는 큰 호평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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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KIA 투수 코치도 “비시즌 때 몸을 잘 만든 것 같다. 전체적으로 공에 힘이 느껴졌고 공의 움직임도 좋았다. 올 시즌이 기대가 되는 선수이고, 팀 불펜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군 복무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부터 1군 무대에서 멀어졌고, 복귀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는 구속이 올라오지 않아 성적과 별개로 의문점을 남겼다. 조상우는 지난해 4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전성기 구속이나 구위와는 다소 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막판에는 어깨가 좋지 않아 시즌을 조기에 접기도 했다.
이 때문에 KIA가 시즌 전 조상우를 데려온 것이 의외라는 평가도 많았다. 부상이 있었기에 시즌 중 던지는 모습을 보고 5월이나 6월에 트레이드 승부를 걸어도 됐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KIA는 시즌 초반부터 달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간접적으로 조상우의 몸 상태가 괜찮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트레이드를 향해 달려 나갔다. 조상우는 KIA의 신체검사에서도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고, 비시즌 기간 중 미국에서 차분하게 몸을 만들며 2025년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장현식이 많은 이닝을 던졌고, 때로는 멀티이닝도 소화하는 등 팀에 공헌한 바가 많았기에 조상우의 활약은 KIA의 2연패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조상우가 원래 모습을 되찾는다면 자타 공인 최강의 6~9회를 만들 수 있지만, 조상우가 불안하다면 그 빠진 이가 굉장히 커 보일 수밖에 없다. KIA도 신중하게 조상우의 컨디션 조절을 지켜볼 전망인 가운데 1차 캠프가 끝날 때까지 구위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한시름을 놓을 수 있을 전망이다.
김태형은 추후 완성형 선발로 클 수 있다는 KIA의 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당시에도 던지는 감각이나 밸런스가 고졸 신인답지 않다는 1군 코칭스태프의 호평을 받았다. 그 호평 속에 어바인 1차 캠프 티켓을 받는 감격을 누렸다. 당장 선발진에 능력 있는 선발 투수가 많은 만큼 개막 로테이션 합류는 지켜봐야겠지만, 신인의 패기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인 투수가 으레 겪는 캠프에서의 오버 페이스와 기복을 잘 제어한다면 오키나와 캠프에서의 실전 테스트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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