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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다] 중증외상센터, 유쾌함과 감동 다 있다...시즌2 언제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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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다] 중증외상센터, 유쾌함과 감동 다 있다...시즌2 언제 나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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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


넷플릭스는 참 재미있는 콘텐츠 플랫폼같아. '대작'이라 홍보하는 콘텐츠에서는 의외로 실망스러운 작품들이 많은데, 대대적인 홍보를 하지 않는 소소한 콘텐츠에서 생각보다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오거든.

지난 해 넷플릭스는 시즌2 저주를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스위트홈부터 지옥, 경성크리처까지 모두 시즌2에 대한 혹평이 이어졌지. 40대 워킹맘 기자인 '라떼워킹맘' 역시 실망이라는 리뷰를 적기도 했거든.

그런데 지난 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던 콘텐츠가 있는데 바로 무도실무관이야. 그리고 이번 '라떼워킹맘'의 설 연휴를 책임진 콘텐츠는 '중증외상센터'야. 두 작품 모두 넷플릭스가 거액을 들여 만든 '대작'은 아닌데 오히려 그런 작품들보다 훨씬 재미있고, 훨씬 스토리가 탄탄하거든.

넷플릭스에는 시즌2의 저주도 있지만, '소작(?)'들의 '대박' 징크스도 있는 것일까.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는 중증외상센터는 빨리 시즌2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만든 '수작'이었어.

배우들의 재발견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수작'이라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배우들의 힘이 컸다고 봐. 주지훈은 진짜 사이코 천재 의사 같았거든. 지난 해 지배종이나 조명가게 등 다양한 작품에서 주지훈이 등장했지만 뭔가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이 '중증외상센터'에서 백강혁 교수로 나온 주지훈은 맞춤 슈트를 입은 것 같은 느낌이었어.


주지훈이 주는 차가운 이미지는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천재 의사의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하지만, 슬픈 눈빛에서 오는 숨겨진 인간미가 캐릭터에 그대로 반영되거든. 정말 찰떡인 캐릭터를 만난 것 같아.

게다가 주지훈이 생각보다 코믹한 캐릭터가 잘 어울리더라. 매번 우울하고, 비밀에 쌓인 인물만 연기하다가 밝고 재미있는 작품에 나오니 마치 그동안의 억누른 코믹 본능이 살아난 느낌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물만난 고기같이 연기하더라고.


사실 중증외상센터에서 처음 보는 배우 둘은 '라떼워킹맘'의 눈을 단숨에 사로잡았어. 백강혁 교수 1호 제자인 '항문' 양재원역의 추영우와 '조폭'이라 불리는 천장미 간호사역의 하영이라는 배우는 진짜 연기를 너무 잘하더라고.


백강혁과 양재원, 천장미 셋이 뭉쳐서 만드는 이야기는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미소가 지어지게 마들어. 이들의 외모와 연기에서 주는 평범함과 편안함이 마치 내 주변에 있는 의사와 간호사 같은 느낌을 주거든.

특히 천장미는 실제로 보면 정말 예쁠 것 같은데, 여기서는 주근깨도 그리고 나와서 그런지 옆집 언니같은 느낌이야. 연기를 얼마나 잘하면 저 예쁜 얼굴이 그런 친근함을 주는건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국종 교수가 떠오르는 이야기

사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국종 교수가 떠올랐어. 우리나라에 중증외상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던 그. 중증외상으로 실려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외된 계층이고 힘든 일을 하다가 다친 사람들이 대다수라 외치며 그들을 살리는 것이 사회적 역할이라고 외치던 그의 모습이 생각나더라.


그래서인지 더욱 몰입이 되는 느낌이었어. 사실 심장수술부터 간이식 등 저렇게나 어려운 수술을 단번에 모두 해내는 천재 의사가 어디있겠어. 하지만 그냥 우리 주변에 저런 천재 의사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서인지, 그렇게 비현실적으로만 보이지는 않더라고.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진짜 키가 멀대같이 큰 '항문'은, 아니지 '1호'는, 아니 양재원 의사선생님은 별명이 참 많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백강혁 교수가 아니라 양재원 의사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의 성장 스토리가 정말 볼만하거든.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 이국종 교수의 강연을 먼저 보고 온다면 더욱 몰입해서 볼 수 있을 것 같아. 백강혁 교수가 왜 이런 주장을 하는지, 왜 이렇게까지 사람들과 싸워가면서 중증외상센터를 건립하려 하는지 알 수 있을거야.

고구마는 없다

이 드라마의 매력 중 하나는 바로 고구마가 없다는 거지. 스토리에서 뭔가 목이 '턱'하고 막히는 고구마전개가 없어. 만약 있다고 해도 정말 빨리 해소가 되서 정말 '쾌변'을 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여기서도 권력층이 등장하거든. 그런데 재미있게도 권력을 등에 엎고 권력을 휘두르는 이가 백강혁 교수야. 보건복지부 장관을 운운하며 협박도 하고, 권력층을 움직이는 역할도 하거든.

대부분 우리가 본 드라마는 권력층을 등에 엎은 세력은 소위 말하는 '악역'들이잖아. 그래서 선한 주인공을 괴롭히는 역할을 하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완전 반대야. 그래서 가끔은, 악역들이 불쌍해 보이기도 해. 정말 만날 당하기만 하거든.


그런데 이게 또 묘한 쾌감을 주더라고. 어차피 권력층이 권력을 휘두른다면 좋은 곳에 휘두르면 좋잖아. 게다가 윤경호가 연기한 한유림이라는 캐릭터도 현실에는 절대 없을 것 같지만, 이렇게 개과천선하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

시즌2, 가즈아!!

증중외상센터는 시즌2를 만들어도 충분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다른 작품들의 경우 시즌1에서 흥미로운 전개들이 다 소진되기 때문에 시즌2에 대한 기대가 없는데 중증외상센터의 경우 에피소드들이 따로 떨어져 있어도 괜찮은데다, 등장인물들의 호흡이 너무 좋아서 이 팀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시청자들이 많더라고.

그래서 시즌2를 만들어도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아. 캐릭터들이 워낙 매력있어서 그런지 이런 사이다 전개라면 시청자들이 두팔 벌려 환영하지 않을까 싶어.

사실 굉장히 무거운 주제의 무거운 이야기인데, 그걸 가볍게 풀다보니 사람들이 더 열광하는 것 같아.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꿈과 희망을 주는 스토리가 더욱 몰입감을 주는 것 같고.

현실에 없을 것 같은 캐릭터들이 나오지만, 이런 시기에 이런 이야기쯤은 하나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물론 현실에 백강혁, 양재원, 천장미같은 의료진이 있다면 좋겠지만 말이야.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는 시즌2 꼭 부탁드립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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