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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플로리다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밀턴이 그 범인이다. 트로피카나 필드는 1990년 개장해 시설이 낙후된 편이다. 이 때문에 탬파베이는 꾸준히 신구장 건설과 관련된 이슈를 피해갈 수 없었다. 구단과 시 의회의 힘겨루기도 잦았다. 하지만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 트로피카나 필드의 보수 기간은 1년 이상이다. 2026년 개막 전 보수 완료를 목표로 한다. 탬파베이는 2025년 시즌을 버틸 새로운 홈구장을 찾아야 했다.
아예 플로리다 지역 바깥으로 벗어나기는 어려웠다. 제아무리 비인기팀이라고 해도 연고지와 관계를 무시할 수 없었다. 어차피 새 구장이 언젠가 지어지면 이 연고지를 유지해야 했다. 고심 끝에 찾은 대체 경기장이 뉴욕 양키스의 스프링트레이닝이 열리는 곳으로 잘 알려진 조지 스타인브레너 필드다. 양키스의 전설적인 구단주인 ‘더 보스’ 조지 스타인브레너의 이름을 땄다.
이 구장은 미 플로리다주 탬파에 위치해 있다. 세인트피터스버그와 다리 하나로 연결된다. 연고지를 지키면서, 그나마 나은 구장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탬파와 세인트피터스버그 인근에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스프링트레이닝 시설이 대거 위치해 있다. 토론토(더니든), 필라델피아(클리어워터), 피츠버그(브래든턴) 등이다. 하지만 이들 경기장은 수용 규모가 작고, 메이저리그 경기를 하기는 역부족이다. 그나마 조지 스타인브레너 필드는 수용 규모가 1만1000명 정도고 시설도 비교적 최신이다. 탬파베이의 홈 평균 관중이 2만 명이 안 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일단 최적의 대안이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아주 적절하게 맞아 떨어진 계약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대세다. 탬파베이는 팀 내 최고 유망주이자, 메이저리그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은 완더 프랑코를 충격적인 사고로 잃었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 11년 총액 1억8200만 달러에 장기 계약을 했을 정도로 기대가 컸으나 고국인 도미키나 공화국에서 미성년자 성범죄에 연루돼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철퇴를 맞았다. 사실상 복귀가 어렵다. 주전 유격수로 오랜 기간 팀을 지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프랑코가 빠졌고, 대체 유격수를 찾지 못했다. 게다가 팀 타격도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탬파베이의 공격 생산력은 리그 최하위 수준이었고, 이는 실로 오래간만에 5할 승률 미만(80승82패) 시즌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빌미였다.
그렇다면 김하성은 왜 탬파베이의 손을 잡은 것일까.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는 31일(한국시간) “지난 주에 쓴 글에서 탬파베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김하성에 돈을 쓸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그렇게 예상한 것은 내 잘못이지만 동시에 의문이기도 하다”면서 “왜 김하성은 기존 구장들과 다른 조지 스타인브레너필드에서 시즌을 보내려고 하는가?”라고 의문을 드러냈다.
사실 김하성에 관심을 보인 팀이 탬파베이 한 곳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어차피 FA 재수를 선택한다면 다른 팀을 찾을 수도 있었다. 플로리다 여름 땡볕에서 돔구장 없이 시즌을 치른다는 것은 홈팀 선수들에게는 재앙과 같은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하성은 탬파베이의 손을 잡았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하성도, 김하성이 에이전시인 스캇 보라스 또한 다 생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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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탬파베이는 김하성의 경쟁자라고 할 만한 선수도 없다. 유격수 자원이 부족하다. 김하성은 최대한 안정적인 여건에서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상황이다. 경기력과 어깨의 건재를 과시하려면 안정적인 출전 기회가 필수다. 탬파베이는 여러 조건을 두루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팀 전력이 형편 없는 수준도 아니다.
김하성으로서는 옵트아웃 선배들, 그것도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옵트아웃 선배들 사례를 눈여겨봤을 가능성이 높다. 이전의 옵트아웃은 보통 6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한 선수들이 더 나은 계약을 마련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사용됐다. 이를 테면 지금의 2000만 달러와, 5년 뒤의 2000만 달러는 가치가 같지 않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은 매년 인플레이션이다. 이 때문에 다시 시장에 나갈 수 있는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FA 재수의 용도로도 쓰이고 있다. 이전 경력에 비해 FA 시장에서 고전하는 선수들이 즐겨 사용한다. 장기 계약을 못 받은 선수들은 2~3년 동안 연 평균 금액을 높인 계약에 사인하되, 대신 매년 옵트아웃 조항을 넣는 것이다. 선수들은 매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어서 좋고, 구단들도 장기 계약이라는 위험성을 안지 않아서 좋다. 그리고 이 옵트아웃 조항을 가장 잘 이용하는 에이전트가 바로 스캇 보라스다. 업계에서는 “말은 쉽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협상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맷 채프먼 또한 지난해 이적시장 당시 원하는 규모의 계약을 따내지 못해 시장에서 고전했다. 그러자 채프먼의 에이전트인 보라스는 다시 옵트아웃 무기를 꺼내들었다. 채프먼은 3년 5400만 달러에 계약하는 대신, 2024년 시즌과 2025년 시즌 뒤 모두 옵트아웃을 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그리고 채프먼은 2024년 팀의 주전 3루수로 준수한 활약을 했고, 옵트아웃이 확실시되는 채프먼을 잡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뒤 6년 총액 1억5100만 달러라는 돈다발을 제시해 채프먼을 눌러 앉혔다. 모두 옵트아웃 조항 삽입은 성공적이었다.
탬파베이의 경우 채프먼처럼 김하성에게 대형 연장 계약을 제안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김하성도 2025년 활약상이 좋다면 과감하게 시장에 나와 마지막 대형 계약 기회를 노릴 전망이다. 안정적인 출전 여건 속에서 경기력 회복을 보여주면 대박은 따라오게 되어 있다. 물론 부상 탓에 1년의 FA 시간을 날린 것은 아쉽지만, 아직 만 30세의 선수다. 실력만 있다면 4~5년 계약은 충분히 가능한 나이다. 김하성의 활약에 모든 것이 달린 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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