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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 (토)

김하성 바로 트레이드? 탬파베이도 다 꿍꿍이가 있다… “만능 선수잖아” 지역 기대감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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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탬파베이는 리그를 대표하는 ‘저비용 고효율’의 팀이다. 팀 연봉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항상 하위권이지만, 성적은 그렇지 않았다. 당장 탬파베이는 스타 파워가 득실득실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그들만의 스타일로 살아남은 팀이다.

팀 연봉이 1억 달러도 채 되지 않는다. 쓸 돈도 없다. 스몰 마켓 구단의 비애다. 그러나 그런 환경이 오히려 생존 비법을 만들었다. 남들보다 육성에 더 신경을 쓴다. 유망주들이 항상 넘쳐나는 팀이다. 기존 선수들이 성장하면 트레이드를 해 미래를 채워두고, 준비했던 선수들을 올려 다시 그 자리를 메운다. 이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전략도 풍부하다. 탬파베이는 이처럼 그들만의 노하우를 앞세워 그들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쓰는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를 앞질러 왔다. 기적과 같은 팀이었다.

그런 탬파베이는 29일(한국시간) 의외의 결단으로 메이저리그를 놀라게 했다. 바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유격수 김하성(30)과 2년 계약을 한 것이다. 탬파베이는 전통적으로 FA 시장과 친숙한 구단은 아니다. 오히려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미리미리 트레이드하는 쪽에 가깝다. 그런 탬파베이는 김하성과 2년 총액 2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25년 1300만 달러, 2026년 1600만 달러를 보장한다. 2025년에는 325타석 이상을 소화하면 200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더 주기로 했다.

당장 김하성의 올해 연봉은 탬파베이 팀 내 최고 연봉이다. 탬파베이에는 2025년 1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가 현시점에서는 단 세 명뿐이다. 김하성(1300만 달러)을 비롯, 브랜든 라우(1050만 달러), 그리고 얀디 디아스(1000만 달러)다. 대니 잰슨(800만 달러)까지 네 명만 연간 6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들이다. 탬파베이로서도 김하성 영입에 나름 큰 마음을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탬파베이가 FA 시장에서 이 정도 돈을 썼다는 것은 분명 놀라운 일이지만, 어쨌든 김하성이 팀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임은 분명하다. 스타를 데려온 만큼 탬파베이 언론은 일단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 이번 오프시즌에서 확실한 전력 보강이라고 할 만한 부분이 미진했는데, 팀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인 유격수 자리를 한 방에 해결했기 때문이다. 김하성의 본격적인 가동은 5월부터로 예상되지만, 김하성이 5월부터만 정상적인 경기를 보여줘도 탬파베이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지역 최대 매체인 ‘탬파베이 타임스’는 31일(한국시간) “탬파베이가 라인업을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한국인 내야수 김하성과 2년 2900만 달러에 계약했다”면서 “29세의 김하성은 오른쪽 어깨 수술에서 회복 중이며 5월 말까지는 준비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재활을 진행하면서 더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질 예정이다. (김하성이) 건강해지면, 그는 레이스의 주전 유격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탬파베이 타임스’는 “다음 주에 예상되는 신체 검사에 따라 이번 계약은 김하성에게 올 시즌 팀 최고액인 1300만 달러를 지급하고, 타석에 따라 200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김하성은 2026년에 1600만 달러를 받게 되지만, 계약 2년차에 계약을 해지하고 자유계약선수(FA)로 복귀할 권리(옵트아웃)도 있다”고 계약을 설명하면서 “김하성은 뛰어난 수비력과 공격적인 주루, 임팩트 있는 방망이를 겸비한 만능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통산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13.2를 기록한 그의 WAR 평균은 메이저리그 야수 중 22번째로 높은 기록”이라고 김하성의 가치를 설명했다.

탬파베이는 2018년 90승, 2019년 96승, 2020년 40승(코로나19 단축 시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2021년 100승, 2022년 86승, 2023년 99승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를 대표하는 강호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2024년에는 전력의 약화가 드러나면서 80승82패에 그쳤다. 모처럼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했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까지 떨어지면서 포스트시즌과 거리가 먼 시즌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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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로 전력에서 한계가 나타났지만 역시 유격수 자리가 문제였다. 탬파베이는 한때 메이저리그 1위 유망주였던 완더 프랑코에 큰 기대를 걸었고, 아직 메이저리그 풀타임 한 번 제대로 뛰지 않은 프랑코에게 2022년 11년 총액 1억8200만 달러라는 구단 프랜차이즈 최대 규모 계약을 제시하며 사인을 받아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최고 유망주라던 프랑코는 고국에서 미성년자 성범죄에 연루되며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철퇴를 맞은 상황이다. 아동·여성·가정 폭력에 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사실상 프랑코는 끝났다는 게 중론이다.

갑작스러운 프랑코의 이탈에 탬파베이는 2024년 여러 유격수 자원을 활용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어느 한 선수도 팀의 주전이 될 만한 자격을 증명하지 못했다. 유격수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야수들이 고전한 가운데 탬파베이의 공격력은 리그 최하위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탬파베이가 실패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수비와 주력이 뛰어나고, 공격도 리그 평균 정도는 되는 유격수인 김하성의 영입을 두 손 들어 환영할 수밖에 없다.

탬파베이는 이뿐만 아니라 다른 시나리오도 계산하고 있을 법하다. 2년 계약을 하기는 했지만 김하성을 2년 다 품을 생각은 없을 수도 있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이번 영입을 분석하면서 현재의 전력 강화는 물론 트레이드 카드로서의 가치도 있다고 분석했다. 탬파베이가 2025년 시즌을 치르다보면 여름 즈음에는 대략적인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계산된다. 만약 올해도 아니라면 김하성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김하성이 성공적으로 재기해 타 팀이 원할 만한 선수가 된다는 가정 하에 가능하다. 그렇다면 탬파베이는 김하성에게 특별히 많은 연봉을 줄 필요가 없다. 2025년 1000만 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김하성을 전반기 동안 활용한 뒤 잔여 연봉과 함께 타 팀에 넘기면 된다. 트레이드 시장은 우승을 위해 달리는 ‘바이어’들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인 만큼 탬파베이는 넉넉한 유망주도 챙길 수 있다.

만약 김하성을 트레이드하지 않는다고 해도, 김하성이 건재를 과시한다면 2025년 시즌 후 옵트아웃을 통해 팀을 떠날 수 있다. 탬파베이로서도 나쁜 시나리오는 아니다. 팀 내 최고 유망주이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 유망주인 카슨 윌리엄스가 있기 때문이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더블A에서 뛰었고, 올해 트리플A를 거쳐 시즌 후반에는 메이저리그 데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한다면 2026년 주전 유격수 후보가 될 수 있다. 윌리엄스가 올라올 때까지 김하성이 자리를 잘 메워주고, 윌리엄스를 주전으로 쓰겠다는 게 탬파베이의 기본 계산이다.

이처럼 이번 탬파베이의 김하성 영입은 다각도에서 결코 손해를 보지 않는 흐름이다. 설사 김하성이 정말 부진하다 하더라도, 김하성의 수비력과 주력을 고려하면 연간 WAR 2.0 이상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이는 2년 2900만 달러의 연봉을 회수하고도 남을 가치다. 탬파베이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모두 계산기에 두들겨 본 뒤 이번 영입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

김하성으로서도 탬파베이는 잠시 거쳐 가는 팀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무소속’으로 시즌을 맞이하는 것은 부담이 컸던 가운데,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탬파베이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김하성의 속셈도 사실 분명 다른 곳에 있다. 2025년 안정적인 출전 시간이 보장되는 팀에서 어깨 상태와 경기력이 멀쩡하다는 것을 증명한 뒤, 2025년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 시장에 나가는 것이다. 2026년 1년 남은 19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할 수 있다면 무조건 이득이다. 나이를 고려하면 사실상 마지막 장기 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김하성과 탬파베이 모두 다각도의 시나리오를 분석한 뒤 손을 맞잡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다만 윈윈을 향한 전제 조건은 역시 김하성의 성공적인 재기다. 김하성이 잘하지 못하면 어느 누구도 대박은 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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