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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연봉이 1억 달러도 채 되지 않는다. 쓸 돈도 없다. 스몰 마켓 구단의 비애다. 그러나 그런 환경이 오히려 생존 비법을 만들었다. 남들보다 육성에 더 신경을 쓴다. 유망주들이 항상 넘쳐나는 팀이다. 기존 선수들이 성장하면 트레이드를 해 미래를 채워두고, 준비했던 선수들을 올려 다시 그 자리를 메운다. 이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전략도 풍부하다. 탬파베이는 이처럼 그들만의 노하우를 앞세워 그들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쓰는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를 앞질러 왔다. 기적과 같은 팀이었다.
그런 탬파베이는 29일(한국시간) 의외의 결단으로 메이저리그를 놀라게 했다. 바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유격수 김하성(30)과 2년 계약을 한 것이다. 탬파베이는 전통적으로 FA 시장과 친숙한 구단은 아니다. 오히려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미리미리 트레이드하는 쪽에 가깝다. 그런 탬파베이는 김하성과 2년 총액 2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25년 1300만 달러, 2026년 1600만 달러를 보장한다. 2025년에는 325타석 이상을 소화하면 200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더 주기로 했다.
당장 김하성의 올해 연봉은 탬파베이 팀 내 최고 연봉이다. 탬파베이에는 2025년 10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가 현시점에서는 단 세 명뿐이다. 김하성(1300만 달러)을 비롯, 브랜든 라우(1050만 달러), 그리고 얀디 디아스(1000만 달러)다. 대니 잰슨(800만 달러)까지 네 명만 연간 6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들이다. 탬파베이로서도 김하성 영입에 나름 큰 마음을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 최대 매체인 ‘탬파베이 타임스’는 31일(한국시간) “탬파베이가 라인업을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한국인 내야수 김하성과 2년 2900만 달러에 계약했다”면서 “29세의 김하성은 오른쪽 어깨 수술에서 회복 중이며 5월 말까지는 준비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재활을 진행하면서 더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질 예정이다. (김하성이) 건강해지면, 그는 레이스의 주전 유격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탬파베이는 2018년 90승, 2019년 96승, 2020년 40승(코로나19 단축 시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2021년 100승, 2022년 86승, 2023년 99승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를 대표하는 강호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2024년에는 전력의 약화가 드러나면서 80승82패에 그쳤다. 모처럼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했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까지 떨어지면서 포스트시즌과 거리가 먼 시즌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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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프랑코의 이탈에 탬파베이는 2024년 여러 유격수 자원을 활용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어느 한 선수도 팀의 주전이 될 만한 자격을 증명하지 못했다. 유격수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야수들이 고전한 가운데 탬파베이의 공격력은 리그 최하위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탬파베이가 실패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수비와 주력이 뛰어나고, 공격도 리그 평균 정도는 되는 유격수인 김하성의 영입을 두 손 들어 환영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는 김하성이 성공적으로 재기해 타 팀이 원할 만한 선수가 된다는 가정 하에 가능하다. 그렇다면 탬파베이는 김하성에게 특별히 많은 연봉을 줄 필요가 없다. 2025년 1000만 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김하성을 전반기 동안 활용한 뒤 잔여 연봉과 함께 타 팀에 넘기면 된다. 트레이드 시장은 우승을 위해 달리는 ‘바이어’들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인 만큼 탬파베이는 넉넉한 유망주도 챙길 수 있다.
만약 김하성을 트레이드하지 않는다고 해도, 김하성이 건재를 과시한다면 2025년 시즌 후 옵트아웃을 통해 팀을 떠날 수 있다. 탬파베이로서도 나쁜 시나리오는 아니다. 팀 내 최고 유망주이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 유망주인 카슨 윌리엄스가 있기 때문이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더블A에서 뛰었고, 올해 트리플A를 거쳐 시즌 후반에는 메이저리그 데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한다면 2026년 주전 유격수 후보가 될 수 있다. 윌리엄스가 올라올 때까지 김하성이 자리를 잘 메워주고, 윌리엄스를 주전으로 쓰겠다는 게 탬파베이의 기본 계산이다.
이처럼 이번 탬파베이의 김하성 영입은 다각도에서 결코 손해를 보지 않는 흐름이다. 설사 김하성이 정말 부진하다 하더라도, 김하성의 수비력과 주력을 고려하면 연간 WAR 2.0 이상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이는 2년 2900만 달러의 연봉을 회수하고도 남을 가치다. 탬파베이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모두 계산기에 두들겨 본 뒤 이번 영입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김하성과 탬파베이 모두 다각도의 시나리오를 분석한 뒤 손을 맞잡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다만 윈윈을 향한 전제 조건은 역시 김하성의 성공적인 재기다. 김하성이 잘하지 못하면 어느 누구도 대박은 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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