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 "전원 사망" 판단, 사고 원인·배경에 관심…
현지 언론 "관제사·조종사 실수", 군사훈련 잘못 지적도…
트럼프, 근거 제시 없이 "다양성 정책에 부적격자 채용"
[알링턴=AP/뉴시스] 30일 오전(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워싱턴 내셔널 공항 인근 포토맥강에서 잠수팀과 경찰 수색정이 여객기 추락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전날 오후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항공 여객기가 이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훈련 중이던 미 육군의 블랙호크 헬기와 충돌 후 추락해 여객기 탑승자 64명, 헬기 탑승자 3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01.3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29일 밤(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군 헬기 충돌 사고로 탑승자 67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사고 원인을 두고 여러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현지 전문가와 정치권 등에서는 관제 오류, 조종사의 실수, 군의 부적절한 훈련 등을 주목하고 있다.
사고 조사를 맡은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기의 블랙박스를 회수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30일 이내 임시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당국은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고의 책임을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탓으로 돌렸다.
30일 CNN,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존 도널리 워싱턴DC 소방서장은 오전 7시30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사고 여객기로부터 27구, 헬기로부터 1구의 시신을 발견했다"며 "현시점에서 이번 사고 생존자가 있다고 보지 않아 작업을 구조에서 (시신) 수습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미 육군도 헬기에 탔던 군인 3명의 시신을 모두 수습했으며,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슬프게도 생존자는 없다"고 말했다.
━
"블랙박스 확보, 30일 내 사고 보고서 발표"
━
/사진제공=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NTSB는 충돌 사고 직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여객기의 조종석 음성 녹음과 비행 데이터 기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NTSB는 "해당 기록장치는 NTSB 연구소에서 조사 중"이라며 "30일 이내 이번 충돌 사고에 대한 임시 보고서를 작성하고 모든 사실 조사를 마친 후 최종 보고서가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고 직전 헬기의 기동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번 사고를 "잘못된 결정에 따른 충돌"이라며 "여객기와 정확히 같은 고도에서 헬기가 이동 중이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폭스뉴스는 사고 헬기를 조종했던 교관 조종사의 비행시간은 1000시간으로, 다른 이들의 2배 수준인 "매우 숙련된" 비행사였다고 보도했다. 그와 함께 조종간을 잡은 부조종사도 500시간의 비행 경험을 갖췄다고 전했다.
관제 역량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연방항공청(FAA)의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사고 당시 레이건 공항의 관제탑 직원 배치가 "하루 중 시간대와 교통량을 고려하면 적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 시 헬기를 담당하던 관제사가 동시에 여객기의 이착륙까지 관리했는데, 일반적으로는 두 사람의 관제사가 각각 담당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NYT는 또 레이건 공항의 자격을 갖춘 관제사는 2023년 9월 기준 19명으로 수년째 인력 부족 상태에 놓여 있었으며, FAA와 관제사 노조는 관제사 30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관제사 만성 부족, 워싱턴 하늘 혼잡"
━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여객기-헬기 충돌 사고와 관련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참사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수준 미달의 인력들이 관제사가 되면서 발생했다며 전 정부의 책임을 주장했다. 2025.01.3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워싱턴DC 인근 하늘이 복잡한 항공로인 만큼, 군 헬기의 훈련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케빈 크레이머(공화당·사우스다코다) 상원의원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레이건 공항에 계속해서 새로운 게이트가 건설되면서 활주로가 복잡하고 하늘도 무척 혼잡해졌다"며, 좁은 공간에서 지나치게 이동량이 많은 만큼 "이 모든 것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니얼 드리스콜 미국 육군장관 후보자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워싱턴DC 인근 군 헬기의 훈련 임무에 대해 "위험을 감수하기에 적절한 시기, 부적절한 시기가 있다"며 "레이건 공항과 같은 곳에는 (적절한 훈련 시기가) 없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사고 하루 전날에도 여객기와 군 헬기의 충돌 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WP가 항공교통관제소의 음성 자료를 바탕으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8일 오후 6시50분쯤 리퍼블릭항공 4541편 여객기는 레이건 공항에 착륙 허가를 받고 접근하던 중 자동충돌시스템으로부터 아래쪽을 지나는 헬기에 대해 경고받고 곧바로 회피기동을 실행했다. 이후 여객기는 몇분 후 안전하게 공항에 착륙했다.
이에 대해 피터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비열하다"며 "트럼프의 첫 번째 행동 중 하나는 우리의 하늘을 안전하게 지켜 온 주요 인력 중 일부를 해고하고 정직시키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