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강렬한 45분이었다.
전반전 뛰고 교체되는 선수가 이렇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의 활약을 대한민국 에이스 손흥민이 펼쳐보였다.
손흥민이 전반전을 지배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구단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에 직행했다. 17년 만의 공식대회 우승 여정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리그 페이즈에서 초반 3연승을 질주했다가 이후 2무 1패로 주춤했던 토트넘은 막판 2연승을 다시 챙기며 5승 2무 1패(승점 17·골득실 +8)를 기록하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손흥민은 엘프스보리전에서 왼쪽 날개 공격수로 출전, 전반전을 마치고 스웨덴 멀티 공격수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교체됐다.
손흥민은 지난 24일 호펜하임(독일)을 상대로 한 리그 페이즈 7차전에서 멀티골을 폭발하며 팬들과 언론의 골결정력 부족 질타 및 우려를 일축한 적이 있었다.
전반 8분 왼쪽 페널티 라인 부근에서 수비를 양옆으로 흔들며 돌파를 시도한 손흥민은 상대 발에 걸려 넘어져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골문을 향해 낮게 깔아 찼으나 수비벽에 막혀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전반 중반 이후엔 왼쪽 골라인까지 볼을 몰고 들어가며 날카로운 컷백을 잇달아 찔러 넣었다.
전반 23분 드리블이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드리블로 수비 3명을 제친 뒤 왼쪽 골라인 부근을 넘어가려는 공을 살려내 컷백으로 연결했다. 다만 공격에 가담한 오른쪽 수비수 페드로 포로의 헤더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손흥민의 '드리블쇼'는 계속 됐다. 10분 뒤 손흥민은 다시 한 번 왼쪽 측면을 무너트린 뒤 골라인 부근까지 치고 들어가다가 위협적인 컷백을 넣었다. 문전에 있던 파페 사르가 왼발 슛을 날렸으나 원정팀 골키퍼가 간신히 막아냈다.
전반 39분 비슷한 위치에서 찔러준 컷백도 아치 그레이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이 역시 골키퍼가 쳐내 득점은 무산됐다.
손흥민은 45분간 드리블을 10번 성공시켰는데 유럽통계매체들은 유로파리그 최초의 기록이라고 전했다.
다만 33살 나이로 인해 풀타임보다는 출전시간을 제한하면서 활약하는 상황이다. 손흥민까지 다치면 토트넘 공격진이 붕괴되기 때문에 코칭스태프가 내놓은 궁여지책으로 볼 수 있다.
축구통계전문 후스코어드닷컴은 45분만 뛴 손흥민에게 팀 내 가장 높은 평점 8.3을 줬다. 풋몹은 8.5를 매겼다.
전반전 72%의 공 점유율과 슈팅 11개를 기록하고도 골문을 열지 못한 토트넘은 후반전 손흥민,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 복귀전을 치른 미키 판더펜, 중앙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 등 3명을 빼고 쿨루세브스키, 라두 드라구신, 이브 비수마를 투입했다.
분위기를 바꾸고 후반전 득점을 노렸으나 드라구신이 후반 21분 무릎 부상으로 다시 교체아웃되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세 공격수 데인 스칼렛을 집어넣는 승부수를 띄웠는데 이게 적중했다.
스칼렛이 그라운드를 밟은 지 4분 만에 이날 경기 선제골이자 자신의 토트넘 데뷔골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오른쪽 측면에서 쿨루세브스키가 왼발로 크로스를 올리자 스칼릿이 문전에서 정확한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스칼렛에 이어 10대 두 공격 자원들이 토트넘 1군 무대 첫 골을 연달아 넣으면서 유스의 위력을 마음껏 알렸다.
후반 40분엔 브라질 전 국가대표 히샬리송 대신 투입된 다몰라 아자이가 스칼렛이 살짝 내준 공을 이어받아 골대 정면에서 낮게 깐 왼발 슈팅으로 골대 구석에 찔러 넣어 2-0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엔 '토트넘의 네이마르'라고 불리는 2007년생 17세 윙어 마이키 무어가 사고를 쳤다.
무어는 골대 정면 페널티라인 부근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무어는 이번 골로 잉글랜드에서 UEFA 클럽대항전 골을 넣은 최연소 선수 신기록을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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