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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헐크, 우상들을 하루에 다 꺾다니…" PBA 설날의 사나이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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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휘가 30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에서 조재호를 제압하고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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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에 '헐크'까지 우상들을 모두 꺾고 이뤄낸 값진 우승이었다. 조건휘(33·SK렌터카)가 띠동갑 대선배들을 잇따라 넘어서며 2년 연속 설날 대회 정상에 올랐다.

조건휘는 30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에서 조재호(NH농협카드)를 제압했다. 세트 스코어 4 대 2(15:10, 15:11, 2:15, 9:15, 15:13, 15:7) 승리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년 연속 이 대회 정상 등극이다. 조건휘는 지난 시즌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서 통산 첫 우승을 달성했고, 타이틀 수성에도 성공했다.

우승 상금 1억 원을 거머쥔 조건휘는 통산 상금 3억 원(3억1050만 원∙8위)도 돌파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올 시즌 상금 랭킹 34위(950만원)에 머물렀지만 단숨에 5위로 뛰어올랐다. 조건휘는 상금 랭킹 상위 32위까지만 출전하는 시즌 왕중왕전인 월드 챔피언십에도 진출하게 됐다.

난적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이뤄낸 우승이라 더 값졌다. 조건휘는 16강에서 팀 동료인 응오딘나이(베트남)를 누른 뒤 잇따라 PBA 챔피언 출신 강적들을 만났다. 8강에서 조건휘는 통산 2승을 거둔 하비에르 팔라손(스페인·휴온스)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4강전 상대는 팀 동료이자 주장 강동궁. 특히 올 시즌만 우승과 준우승 2회씩을 거두며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었다. 그러나 조건휘는 강동궁을 풀 세트 접전 끝에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조건휘가 30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에서 조재호를 상대로 샷을 구사하고 있다.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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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상대는 2시즌 연속 PBA 남자부 대상을 수상한 강동궁의 절친 조재호. 그러나 조건휘의 기세는 무서웠다. 1, 2세트를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특히 조건휘는 2세트 4 대 11 열세에서 5이닝 6점, 6이닝 5점을 몰아치며 15 대 11로 역전하는 뒷심을 뽐냈다.

올 시즌 첫 승을 노리는 조재호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3세트 첫 이닝에 무려 13점을 터뜨리며 2이닝 만에 한 세트를 만회한 뒤 4세트에도 하이 런 6점을 앞세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조재호는 5세트에도 3이닝 연속 7점 등 13 대 4까지 앞서갔다.

하지만 조건휘는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조재호가 2이닝 공타에 머문 사이 7이닝 3점, 8이닝 2점으로 9 대 13까지 추격한 뒤 7이닝째 폭풍 6점을 쓸어 담아 15 대 14로 5세트를 따냈다. 분위기를 바꾼 조건휘는 6세트 2이닝 4점, 11이닝 3점, 12이닝 2점으로 14 대 7, 매치 포인트를 선점한 뒤 앞돌리기를 깨끗하게 펼치며 경기를 매조졌다.

우승 뒤 조건휘는 "하루에 조재호, 강동궁 선수를 모두 꺾는다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면서 "당구 선수를 시작할 때부터 우상이었던 선배들"이라고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회 첫날 주차를 하는데 까치 한 마리를 발견하고 '이번 투어도 뭔가 좋은 기운을 받겠구나' 하고 생각했다"면서 "초반에 공
이 잘 안 풀리다가도 후반으로 갈수록 공이 잘 풀리는 등 내게 운도 따라줬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우상과 함께' 조건휘가 30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 뒤 조재호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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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PBA 최초 2년 연속 왕중왕전 우승자인 조재호에게 4전 전패 뒤 거둔 첫 승이다. 조건휘는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언젠가 두드리면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날이 바로 오늘이었고, 한 큐에 뱅크 샷 등 10점도 칠 수 있었을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첫 패배를 안긴 후배에 대해 조재호는 "예전에 맞붙었을 때와는 시간이 많이 지났고, 그때보다는 감각이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면서 "뱅크 샷도 잘 치고 전체적으로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조건휘와 강동궁의 4강전을 지켜봤는데 정말 정말 단단하게 발전했다"면서 "이게 다 강동궁 선수 덕분"이라고 우승을 놓친 아쉬움을 절친에게 돌리며 웃었다.

조건휘는 아내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조건휘는 "이번 대회에서는 아내가 아침마다 밥을 챙겨줬다"면서 "아내도 일을 하기 때문에 연휴에만 챙겨주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아내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조건휘가 30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챔피언십' 남자부 우승 후 가족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장모님, 어머니, 아내 김동원 씨, 조건휘, 아버지.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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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자와 준우승자 모두 정규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왕중왕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조건휘는 "지난 시즌도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 우승 전에 상금 랭킹이 33위였다"면서 "우승 한 번으로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했지만 아쉽게 조별 예선에 탈락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오래 살아보겠다"고 소박한 각오를 밝혔다.

조재호도 "경우의 수를 다 확인해봤는데 이번 대회 16강에 오르면서 월드 챔피언십 진출이 확정적이었다"면서 "그때부터는 마음이 편안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올 시즌 팁이 잘 맞지 않아 두께나 샷 실수를 많이 했다"면서 "그러나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부터 새로운 팁을 찾아서 하이원리조트 사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BA는 올 시즌 8개 정규 투어를 마친 가운데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2024-2025 드림 투어(2부) 파이널'이 펼쳐진다. 이어 7일부터 15일까지는 '웰컴저축은행 PBA 팀 리그' 5라운드가 열린다. 월드 챔피언십은 오는 3월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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