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펜실베이니아주 존스타운에 있는 존스타운-캠브리아 카운티 공항에서 연설을 마친 뒤 흘러나온 노래 'YMCA'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며 연단을 내려오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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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되찾겠다”고 공언해 온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를 향한 욕심을 20일 취임식에서도 드러냈다. 취임 전 “최대 60% 관세를 때리겠다”고 공격했던 중국에 대해선 노골적 비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이날 취임사에서 파나마운하를 상당한 분량으로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파나마운하 건설로 3만8000명의 목숨을 잃었다”며 “어리석게 파나마에 양도한 뒤 미국 선박과 미 해군은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파나마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제 그것을 되찾을 차례”라고 했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수로로 미국 컨테이너선 40%가 이용하는 파나마운하는 1914년 미국 정부가 완공해 1999년 파나마 정부에 소유권을 넘겼다. 현재 중국이 파나마운하 전체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주요 항구 5곳 중 2곳의 운영권을 홍콩 대기업이 갖고 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파나마운하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은 군사적 수단이 아닌 운하 건설에 대거 투입된 중국인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얻어낸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덴마크령(領) 그린란드를 미 영토로 편입하겠단 의사도 재확인했다. 취임 연설을 마치고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취재진의 질의를 받은 그는 “우린 국제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면서 “덴마크 역시 우리의 계획에 동참할 거라 확신한다”고 했다. 그린란드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북극해 항로와 희토류 등의 군사·경제적 가치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이 고율 관세 부과 등의 수단으로 덴마크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트럼프는 이날 중국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30분의 취임사에서 트럼프가 중국을 직접 언급한 것은 파나마운하와 관련된 한 차례에 불과했다. 중국을 겨냥해 예고했던 ‘관세 폭탄’ 조치도 즉각 내세우지 않았다. 그는 기자단과의 질의응답에서 “중국에 대한 관세는 틱톡 소유권에 대한 딜에 달려 있다”는 말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금지법을 75일 유예해 줬는데, 향후 틱톡 미국 법인의 소유권을 미국 기업에 넘기는 방법을 중국 측과 협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은 트럼프가 대(對)중국 압박 기조에서 등 돌릴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일찌감치 방어용 장벽을 쌓고 있다. 갈륨, 안티몬 등 주요 희토류와 핵심 원자재의 수출을 제한하며 미국의 대중국 무역·기술 봉쇄에 대항하고 있고, 지난달 처음 시행된 ‘중국 관세법’에선 ‘대등’의 원칙을 강조하며 다른 나라의 추가 관세 징수에 즉각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 트럼프가 취임한 20일에는 시진핑이 신년 간담회에서 더 적극적이고 유효한 거시 정책을 통해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을 추진하고, 중국 경제와 사회 발전의 긍정적인 추세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에 대해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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