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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이의리-윤영철은 잘 알고 있다, 긴장해야 한다는 것을… KIA 또 봄의 깜짝쇼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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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인 선수가, 그것도 고졸 신인 선수가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다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다. 아무리 선발진이 약한 팀이라고 해도 선발 경험을 가져 우선권이 있는 선배들이 있는 까닭이다. 작정하고 리빌딩 버튼을 누르지 않는 이상 그 선배들을 기량으로 이겨내야 하고, 한 시즌 내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실력도 있어야 한다.

KIA는 근래 들어 그런 고졸 신인 선수들이 데뷔 시즌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를 잡으며 순조로운 선발진 세대교체를 이루고 있는 팀이다. 외국인 투수 두 명, 그리고 토종 에이스인 양현종이 버티는 가운데 4·5선발 자리를 차례로 신인 선수들이 꿰찼다. 2021년 팀의 1차 지명을 받은 좌완 이의리(23), 그리고 2023년 팀의 1라운드(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좌완 윤영철(21)이 그 주인공들이다. 좌완 선발감 하나 찾기가 쉽지 않은 세상에서 두 명의 잠재력 넘치는 좌완 선발감들이 차례로 등장했다. 굉장한 성공이었다.

시속 150㎞에 이르는 패스트볼 등을 앞세워 구위 측면에서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이의리는 2021년 시작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왔다. 당시 구단도 이의리를 차세대 에이스로 점찍고 많은 공을 들였다. 어느 정도의 상한선을 두고 이닝 관리도 해주려고 했고, 차근차근 키워 나가겠다는 구상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 이의리는 2021년 시즌 19경기에서 94⅔이닝을 던지며 4승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하며 로테이션에 자리를 잡았다. 시즌 막판 부상만 아니었다면 신인 100이닝도 충분히 가능했다. 2022년에는 29경기에서 생애 첫 두 자리수 승수(10승)를 거두면서 154이닝을 소화했다. 첫 규정이닝 소화였다. 2023년에도 28경기에 나가 11승7패 평균자책점 3.96으로 선전했다. 국가대표팀에도 이름이 오르내리는 투수가 됐다.

2023년 시즌을 앞두고는 윤영철이 이른바 반란을 일으켰다. 당시 KIA는 외국인 투수 두 명에 양현종 이의리까지는 로테이션 합류가 확정된 상황이었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임기영 김기훈 윤영철이 다투는 양상이었다. 임기영은 이미 선발로도 충분히 검증이 된 선수였고, 2022년 시즌 막판 제대한 김기훈의 퍼포먼스는 위력적이었다. 그런데 윤영철이 캠프 때부터 안정감을 가지고 치고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개막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차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의리와는 다른 성향인 윤영철은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고졸 신인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의 침착함, 그리고 나름의 커맨드를 앞세워 2023년 25경기를 소화했다. 122⅔이닝을 던지며 8승7패 평균자책점 4.04으로 선전했다.

그런데 두 선수의 성공적인 로테이션 정착은, 역설적으로 두 선수 또한 후배들의 추격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선수도 신인 때부터 선발 자리에 올라섰기 때문에 그것을 지키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피부로 잘 느끼고 있을 법하다. 여기에 부상이 겹쳤다. 이의리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올해 중반에야 복귀가 가능하다. 윤영철은 지난해 시즌 중반 허리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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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의 공백을 비교적 잘 메워준 우완 듀오 황동하 김도현의 성장세에 관심이 몰리는 가운데, 후보는 또 하나 있다. 2025년 KIA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우완 김태형이 그 주인공이다. 고교 시절부터 완성형 선발로 클 수 있다는 기대감을 모았고, KIA 역시 김태형을 차기 선발감으로 보고 있다. 좌완은 이의리 윤영철이 차례로 나왔지만, 우완 쪽은 대형 유망주 성장이 상대적으로 더딘 감이 있었기에 김태형의 등장은 꽤 반갑다.

지난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 당시에도 좋은 몸 상태, 그리고 신인답지 않은 완성도를 선보여 코칭스태프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범호 KIA 감독이 바쁜 일정을 쪼개 마무리 캠프에 들렸을 때, 코치들이 김태형의 투구를 이 감독에게 보여주기 위해 일정도 조정했을 정도였다. 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신인치고는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장 보직은 미정이지만, 일단 선발로 키운다는 것 자체는 구단 내 이견이 없다.

정재훈 투수코치 또한 일단 평가를 조심스럽게 내리면서도 “기질이나 성격 이런 것들을 봤을 때는 잘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패스트볼과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나고, 그것이 일정한 릴리스포인트에서 나오는 것도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 같지 않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아예 오랜 기간 키우려고 뽑은 전년도 1라운드 지명자인 조대현보다는 조금 더 1군 즉시 전력감에 가깝지 않느냐는 평가도 나온다. KIA 선발진 전쟁에 김태형이라는 이름도 뛰어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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