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10 (금)

이렇게 돈복 없는 MVP를 봤나…4수 끝 FA는 새드엔딩, 역대 수상자 중 가장 박한 계약이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OSEN=이대선 기자] KIA 서건창. 2024.08.07 /sunday@osen.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

[OSEN=지형준 기자] 2014년 KBO MVP를 수상한 서건창이 트로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2014.11.18 /jpnews@osen.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이상학 기자] 4수 끝에 첫 FA 권리를 행사했지만 현실은 차가웠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에 남은 FA 내야수 서건창(36)에겐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계약이다. 역대 MVP 출신 선수 중 가장 박한 조건이었다.

서건창은 지난 9일 KIA와 1+1년 총액 5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1억원, 연봉 총액 2억4000만원, 옵션 1억6000만원의 조건이다. 2025년 옵션을 충족하면 2026년 계약이 자동 연장된다.

연봉 구조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평균으로는 1억2000만원이다. 옵션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보장 금액은 계약금 포함 2억20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겨울 FA 계약을 한 17명의 선수 중에서 한화 내야수 하주석(1년 보장 9000만원, 옵션 2000만원) 다음으로 낮은 조건의 계약이다.

3번이나 FA를 미룬 결과라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2021년 키움에서 첫 FA를 대비해 서건창은 구단에 연봉 삭감 요청, 3억5000만원에서 2억250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당초 키움 구단이 제시한 조건은 3억2000만원. 연봉을 줄여 B등급으로 분류됐지만 시즌 중 LG로 트레이드되면서 꼬였다. 보상 규모가 큰 A등급으로 바뀌자 서건창은 FA 재수의 길에 들어섰다. 그런데 2022~2023년 LG에서 부진을 거듭하며 FA를 미루고 또 미뤘다. 결국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LG에서 방출됐고, KIA에서 재기 기회를 잡았다.

고향팀에서 서건창은 반등에 성공했다. 94경기 타율 3할1푼(203타수 63안타) 1혼런 26타점 36볼넷 31삼진 출루율 .416 장타율 .404 OPS .820을 기록했다. 풀타임 주전은 아니었지만 1~2루를 오가며 정확한 컨택과 출루로 알토란 같은 타격을 선보였다. 득점권 타율 3할4푼4리(64타수 22안타), 대타 타율 3할4푼6리(26타수 9안타)로 영양가 만점 활약을 펼치면서 KIA의 통합 우승에도 기여했다.

시즌 후 서건창은 마침내 첫 FA 자격을 행사했다. 이적시 보상선수가 붙지 않는 C등급이었지만 시장 반응은 너무 냉랭했다. 지난해 나름 좋은 성적 냈지만 주전이 아니었고, 수비 안정감이 떨어졌다. 30대 중반이 지나는 나이까지, 시장의 관심을 받을 만한 요소가 별로 없었다. 현장 요청 속에 KIA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4수 끝에 FA 계약을 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OSEN

[OSEN=이대선 기자] KIA 서건창. 2024.10.25 / sunday@osen.co.kr


OSEN

KIA 서건창이 FA 계약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건창은 MVP 출신이다. 2014년 넥센 시절 KBO리그 역대 최초 200안타(201개) 시즌을 보내며 방출생 신화를 썼다. MVP 수상자들은 대개 돈복도 따랐다. 리그를 지배할 정도의 실력자에게 금전적 대우는 당연히 따라왔다.

그러나 서건창은 MVP를 받은 바로 다음해 1루에서 상대 수비와 충돌로 오른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가 부분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어 운동능력이 급감했다. 어깨가 강하진 않아도 빠른 발로 2루를 커버한 스타일이었는데 부상 이후 수비가 무너졌다. 부상 전까지 3년간 도루 39개, 26개, 48개 기록할 정도로 주력이 좋았지만 부상 이후로는 30도루 시즌이 전무했다. 2020년부터 타격 지표까지 점점 하락하면서 MVP 시절 장점들이 거의 다 사라졌다. FA 4수 과정에서 나이까지 더 먹어 FA 가치는 폭락했다.

결국 역대 MVP 중 가장 돈복이 없는 선수가 됐다. 2000년 KBO리그에 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총 15명의 MVP가 나왔다. 그 중 메이저리그 진출 후 비FA 다년계약으로 돌아온 류현진(한화), FA가 되기 전 메이저리그로 나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FA까지 앞으로 5시즌 남은 김도영(KIA)을 제외한 12명의 MVP 출신 선수 중 서건창의 FA 계약 총액이 가장 적다.

OSEN

[OSEN=민경훈 기자] KBO리그 최초 단일 시즌 200안타 기록을 세운 서건창. 2014.10.17 / rumi@osen.co.kr


OSEN

[OSEN=이대선 기자] LG 시절 서건창. 2023.04.04 /sunday@osen.co.kr


MVP 중에는 해외 진출 선수들이 많았다. 일본에서 8년을 뛴 이승엽(2016년 삼성 2년 36억원)을 비롯해 윤석민(2015년 KIA 4년 90억원), 이대호(2017년 4년 150억원), 박병호(2022년 KT 3년 30억원), 양현종(2017년 KIA 1년 22억5000만원, 2022년 KIA 4년 103억원), 김광현(2017년 SK 4년 85억원) 등 6명은 해외에서 큰돈을 벌고, 국내에서도 FA 계약으로 목돈을 손에 쥐었다.

해외에 나가지 않은 MVP로는 박경완(2003년 SK 3년 19억, 2007년 SK 2년 10억), 배영수(2015년 한화 3년 21억5000만원), 손민한(2009년 롯데 1년 15억원), 김상현(2016년 KT 3+1년 17억원), 김재환(2022년 두산 4년 115억원)이 FA 계약을 체결했다. 손민한의 15억원이 가장 적지만 2009~2010년에는 다년계약 및 계약금 불가 규정에 따라 축소 발표된 계약이었다. 실질적으로 김상현의 17억원이 MVP 중 가장 낮은 계약이었지만 이번에 서건창으로 바뀌었다. MVP 중 처음으로 10억원 미만 FA 계약이다.

만족할 수 없는 조건이지만 육성선수로 들어와 두 번의 방출과 시련을 딛고 FA 계약을 한 건 의미가 있다. 올해 FA 계약을 뛰어넘는 활약을 한다면 MVP로서 존재감도 드높일 수 있다. 서건창은 계약 후 “다시 한번 고향팀에서 뒬 수 있게 돼 기쁘다. 고참 선수로서의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이런 점이 구단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젊은 선수들과 힘을 합쳐 올 시즌에도 광주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OSEN

[OSEN=박준형 기자] KIA 서건창. 2024.03.26 / soul1014@osen.co.kr


OSEN

[OSEN=최규한 기자] KIA 서건창. 2024.05.02 / dreamer@osen.co.kr


/waw@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