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이어 체육회장 선거도 법적 다툼
배드민턴 선거는 후보자 등록 불허에 반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잠정 연기된 가운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도 불공정한 절차 등을 이유로 법원에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서가 제출됐다. 제32대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선거도 김택규 현 회장의 후보 등록 불허 결정에 따라 법적 다툼이 예고됐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축구협회.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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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부조리를 지적했던 체육 단체들의 수장 선거가 혼돈에 휩싸였다. 불공정한 절차 등을 이유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서 대한체육회장,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선거도 줄줄이 법적 다툼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한국 스포츠를 책임져야 할 리더들의 정책 대결은 실종됐고, 잡음만 무성하다. 다만 사법 기관이 기존 축구협회장 선거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 만큼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체육계 개혁을 이뤄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체육단체장 선거의 연이은 법정행은 허정무 축구협회장 후보가 쏘아 올린 공이다. 허 후보는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 △선거운영위원회 명단 비공개 △제대로 공고되지 않은 선거 일정·절차 △규정보다 21명 축소된 선거인단 통보 등을 문제 삼아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7일 인용했다.
결국 8일 예정됐던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사상 초유의 연기 사태를 맞았다.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일단 미뤄진 선거를 23일 치른다고 밝혔다. 축구협회의 판례가 나온 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도 곧바로 법정으로 향해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체육회장 선거인단에 포함된 이호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을 비롯한 11명의 대의원이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회장 선거 진행을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튿날엔 강신욱 후보가 같은 곳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선거인단 구성 과정의 절차적 문제와 150분으로 제한된 투표 시간 및 장소 제한 등으로 선거 공정성이 훼손되고 피선거권이 침해됐다는 이유다.
체육회장 선거는 오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선거인단 2,244명의 투표로 진행된다. 법원이 체육회장 선거일 이전에 가처분 결정을 내리고자 심리기일을 10일로 앞당겨 잡아 빠르게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대한체육회 사무실이 위치한 올림픽회관.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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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체육회장 선거는 축구협회장 선거와 기본적으로 달라 정상 진행될 수도 있다. 체육회장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 선거 방식으로 치러지지만 축구협회장 선거는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주관한다. 강태선 후보는 9일 간담회에서 “가처분을 인용한 축구협회장 선거와 이번 체육회장 선거는 성격 자체가 달라서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체육회와 축구협회 두 단체와 달리 제32대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선거는 후보 등록 마감일(8일)부터 잡음이 일었다. 배드민턴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차기 회장 선거에 도전했던 김택규 현 회장의 입후보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김택규 현 대한배드민턴협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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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영위는 김 회장의 후보 자격을 심사하면서 “공금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입건됐고, 보조금 법 위반으로 협회에 환수금 처분을 받게 했으며 문체부로부터 해임 권고를 받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결격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김 회장은 배드민턴 안세영이 대표팀 운영 방식 등에 문제 제기를 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고, 문체부 조사 결과 해임 통보를 받았다.
김 회장은 선거운영위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문체부의 발표 내용과 횡령∙배임 혐의는 아직 정확하게 드러났거나 확정된 사항이 아닌데, 이를 토대로 입후보를 불허한 건 선거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추후 변호사와 함께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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