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로 데뷔하는 10개 구단 신인 선수들이 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 강연을 듣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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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눈치를 봐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이리저리 휘둘려서도 안 되고…. 참 어려운 자리입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내야수 김휘집(23)이 올 시즌 함께 그라운드를 누빌 신인 후배들에게 건넨 말이다. 막내라는 자리가 지닌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그렇다고 너무 기죽지 말고 자기만의 야구를 했으면 한다”는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김휘집이 강연자로 나선 무대는 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년도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이었다. 10개 구단 루키들이 참석하는 오리엔테이션은 KBO의 연례행사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신인들을 위해 프로야구 선수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미디어 응대 노하우, 금융 관련 지식, 부정행위 방지 교육 등 다양한 주제의 강연이 마련된다.
올해 신인 130여명이 함께한 이날 오리엔테이션에는 박용택 해설위원과 한덕현 KBO 의무의원, 구자욱 트레이너 등 분야별 강연자들이 길잡이로 나섰다. 또, 이들처럼 최근 데뷔해 KBO리그를 빛내고 있는 김휘집과 KIA 타이거즈 투수 최지민이 ‘선배와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후배들을 만나 그간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2021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지난해 NC로 트레이드되며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김휘집은 “사회생활이 처음인 막내는 당연히 어려운 자리다. 나 역시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서 “막내는 당연히 선배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대신 막내라는 점을 활용해 선배들 그리고 코치님들에게 먼저 질문하며 다가갈 수도 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물어봐야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훈련하는 김휘집 (타이베이=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 김휘집이 9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첫 훈련에서 송구하고 있다. 2024.11.9 sab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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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관련된 경험담도 빼놓지 않았다. 김휘집은 “처음 1군으로 올라온 뒤 상대한 투수가 두산 베어스의 곽빈 선배였다. 공이 너무나 빨라 도저히 칠 수가 없겠더라. 변화구 역시 손도 대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적응하기 시작했다. 특히 국가대표 경기를 계속 치르며 야구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그 사이 선배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큰 도움을 얻었다”고 했다.
중장거리형 타자인 김휘집은 키움에서 유격수를 보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NC로 트레이드된 뒤에는 유격수와 3루수, 1루수를 두루 소화하면서 전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야수가 됐다.
지난해 11월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프리미어12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인성과 붙임성이 좋고, 자기관리가 철저해 지도자들이 아끼는 선수로 호평 받는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루키 선수들이 7일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장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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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집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우리 선수들을 보는 눈이 많다. 출퇴근할 때 행동까지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면서 “아마 많은 후배들이 야구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를 본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사이트를 많이 들어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론에 휘둘리면 내 야구를 제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짧은 강연이 끝난 뒤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선배의 경험담을 유심히 듣던 한 신인이 스프링캠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묻자 김휘집은 “처음이라고 너무 경직된 자세로 몸을 만들다 보면 무리가 올 수 있다. 특히 뒤에서 감독님이 보신다고 해서 힘줘서 던지거나 무리해서 방망이를 휘두를 필요는 없다”면서 “나 역시 스프링캠프 때 너무 눈치를 보며 야구를 한 것이 후회된다. 내 페이스대로 몸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후배들은 소신껏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뒤 만난 김휘집은 “어느덧 나도 5년차가 됐다. 올해 신인들과도 나이 차이가 꽤 난다”며 웃고는 “구단 관계자로부터 오리엔테이션 강연자로 나설 수 있는지 문의가 왔다. 후배들을 위한 자리인 만큼 흔쾌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신인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강연을 들은 후배들이 KBO리그에서 꼭 활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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