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법판결로 재판 종결… "집행해야" 목소리 높으나
사형폐지운동 확산 따라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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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하라 쇼코 |
16년 전 일본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옴진리교의 독가스 무차별 살포 사건 관련자에 대한 재판이 오는 21일 마무리된다. 1995년 옴진리교의 지하철 독가스 살포로, 12명이 사망하고 600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독가스 살포 등을 포함, 27명을 살해한 혐의로 옴진리교 신자 189명이 기소돼 교주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56) 등 11명은 이미 사형이 확정됐다.
1·2심에서 사형 판결을 받은 의사 출신 나카가와 도모마사(中川智正)와 수의사 출신 엔도 세이치(遠藤誠一) 피고인에 대한 최고법원(대법원) 최종 판결이 18일과 21일 이뤄지면 기나긴 재판이 모두 끝난다. 이들에 대한 판결이 나면 그동안 연기됐던 아사하라 교주 등에 대한 사형 집행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사형 폐지 운동 등의 영향으로 법무부 장관이 사형 집행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판이 길어진 것과 관련, 일본 사법 제도에 대한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재판은 곧 끝나지만 아직도 독가스 살포 사건의 실체가 완전히 해명된 것은 아니다. 옴진리교 간부들은 교주 지시로 독가스를 살포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아사하라는 "독가스 살포를 지시한 적이 없으며 제자들이 알아서 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18일 최종 재판을 앞둔 나카가와 피고인은 최근 언론에 편지를 보내 "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교주가) 사건 동기와 배경을 진술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사하라가 종말론을 강조하려고 독가스 살포를 지시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아사하라의 가족은 "언어 장애 등으로 의사소통 능력이 없는 만큼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며 재심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최근 옴진리교가 다시 활발하게 활동을 벌이고 있어 일본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일본 공안조사청에 따르면 옴진리교는 '알레프'와 '빛의 수레' 등 2개 교단으로 쪼개졌지만, 전국적으로 32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신자는 15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옴진리교 사건을 잘 모르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요가 수련 등을 내세워 대학가와 인터넷 사이트에서 활발하게 신자를 모으고 있다. 알레프에만 지난 1~7월에 신자 150명이 늘어났다고 일본 경찰은 밝혔다. 지지(時事)통신은 "이 단체들이 교주 사진을 내거는 등 공공연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2008년 특별법을 만들어 독가스 사건 피해자 치료비 등으로 25억엔(약 367억원)을 지급했다.
☞옴진리교
시각장애인학교 출신의 아사하라가 1989년 종교 법인 인가를 받은 신흥종교. 초능력, 요가, 종말 사상 등을 내세워 청년층을 중심으로 교세를 확대, 한때 신자가 1만명을 넘었으며 모스크바 등 4곳에 해외 지부를 두기도 했다. 1995년 지하철 독가스 살포 등 무차별 테러를 저질렀다.
[도쿄=차학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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