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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29주기 김광석, 온고지신…위로는 변함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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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꿈밭극장(옛 학전블루 소극장)서 열린 '제3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 현장

김광석상은 '이 세상 괜한 걱정' 부른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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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제 3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 참가자, 심사위원 단체. (사진 = 김광석추모사업회 제공) 2025.0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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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작년에도 심사를 봤는데 참가자들의 실력이 더 좋아진 거 같아요. 무엇보다 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김광석 선배님 노래를 할 때 자유로워진 친구들이 많이 보였어요. 저만 해도 김광석 선배님이 너무 너무 무게 있는 오리지널이기 때문에 감히 그걸 막 바꾸는데 주저했거든요. 근데 그걸 하나의 어떤 텍스트로 놓고 막 새롭게 변주해 나가는 모습들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6일 오후 아르코꿈밭극장(옛 학전블루 소극장) 열린 '제 3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 현장. '학전 막내'인 싱어송라이터 이적은 이번 경연 본선에 올라온 일곱 팀의 노래를 듣고 이런 심사평을 들려줬다.

기존 '김광석 노래 부르기' 행사를 재작년부터 체계적인 형식을 갖춘 경연대회로 개편한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는 본선 무대에서 김광석의 노래 한 곡과 미발표 창작곡 한 곡을 불러야 한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2번), '기다려줘'(2번),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너에게',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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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제 3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 김광석상 받은 산하. (사진 = 김광석추모사업회 제공) 2025.0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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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연, 권미나, 골든도넛, 눈사람, 유포니, 산하, 노인(noin) 등 일곱 팀이 부른 김광석의 대표곡 목록이다. 원래대로 포크적인 요소를 살린 편곡도 있었지만, 솔풀(권미나 '기다려줘')하거나 세련된 화음(유포니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을 넣거나 트럿펨·색소폰 등 금관악기가 주축이 된 새로운 해석(골든도넛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적의 심사평을 가져와 재해석한다면 '김광석의 온고지신'이라고 할 만했다. 그렇게 내년이면 30주기를 맞는 김광석은 대중음악의 고전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렇게 오래되고 새롭다. 심사위원을 맡은 작곡가 겸 프로듀서 김형석은 "친구들이 리메이크를 통해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서 부른 걸 들으면서 옛 것 느낌도 나고 또 새로운 느낌도 나서 참 행복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故) 김민기에 이어 김광석추모사업회 회장과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 심사위원장을 이어 받은 강승원 음악감독은 "노래, 작곡, 연주 등 기능적인 측면에서 예년보다 향상됐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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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제 3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 심사위원 이적. (사진 = 김광석추모사업회 제공) 2025.0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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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대 1의 경쟁률(예선팀 282팀 접수·본선팀 7팀 경연)을 뚫고 본선 무대에 오른 참가자들의 연주, 가창 실력은 실제 뛰어난 편이었다.

귀여움과 위트 그리고 아련함이 조화가 된 특별한 감성을 선보인 산하가 최고상인 '김광석상'을 받았다. 그녀는 김광석의 '기다려줘'를 재해석했고 창작곡 '이 세상 괜한 걱정'을 들려줬다. 특히 '이 세상 괜한 걱정'은 지금은 없어진 홍대 앞 술집 이름에서 제목을 따온 곡인데 그곳은 많은 이들이 걱정, 바람 등의 여러 메모를 남겨 놓는 장소였다. 산하는 그 마음들을 자기 식으로 해석하며 호평을 들었다.

김형석은 "날 것의 느낌이 개인적으로는 더 가치가 있고 좋아도 한다. 자기 자신의 이야기들을 꺼내 놓는 그 시간들이 음악의 본질로 봤을 때 되게 소중했고 진정성을 한껏 느껴 저도 대학생 된 느낌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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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제 3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 심사위원장 강승원. (사진 = 김광석추모사업회 제공) 2025.0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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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다시부르기상은 권미나, 작사상은 이초연, 작곡상은 노인, 편곡상은 유포니, 연주상은 골든도넛, 가창상은 눈사람에게 각각 돌아갔다.

아르코꿈밭극장은 포크 대부인 김민기 전 대표가 이끌다 지난해 3월15일 폐관한 학전 블루소극장이 같은 해 7월 재탄생한 곳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어린이·청소년과 더불어 신진 음악인을 위한 공간이었던 학전 소극장의 의미를 지속하고자, 경연대회 개최를 위해 공간을 지원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병국 위원장도 이날 객석에서 응원했다.

특히 학전블루 소극장은 김광석이 1991년부터 1995년까지 매년 라이브 콘서트를 열어 1000회 이상 공연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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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제 3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 심사위원 권진원. (사진 = 김광석추모사업회 제공) 2025.0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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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은 우리 사회가 안타까운 참사를 겪을 때 또 기억된다. 이태원 참사(2022),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 우리 사회가 아픔을 겪을 때 노래가 주는 위로를 환기한다. 김광석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당일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예정됐던 콘서트를 진행했다. 예술 서사가 귀중한 이유는 일방적 방식에 저항해 재난의 개별성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이날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 자리도 그랬다.

심사위원을 맡은 싱어송라이터 권진원 서울예대 교수는 "요즘 너무 너무 나라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어서 '과연 이 대회를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오늘 와서 여러분들의 노래를 들으니까 막 뭉쳐서 굳어 있던 마음이 확 풀리는 걸 느꼈다. 정말 서로를 위해주는 그런 마음이 느껴지는 노래들 잘 들었다"고 말했다.

정원영 호원대 교수, 동물원 멤버인 박기영 홍익대 교수 등도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동물원, 유리상자 박승화가 축하공연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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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제 3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 참가자, 심사위원, 관객 단체. (사진 = 김광석추모사업회 제공) 2025.0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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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참가자, 심사위원, 관객들이 모두 어우러지는 자리였다. '나의 노래' 등을 부르며 서로를 위로하고 축복했다.

학전, 김광석 관련 행사의 MC를 도맡으며 이들의 든든한 지킴이가 된 가수 박학기는 "아르코꿈밭극장이라는 우리에게는 아직 익숙진 않지만 앞으로 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갈 이 장소에서 여러분과 함께 만났다. 96년에 광석이가 떠나고 매년 1월6일이면 여기서 친구들이 모여서 그 친구를 만났다. 오늘도 우리의 방식으로 또 이 친구를 불렀다. 슬픔과 애도와 눈물의 시간이었는데 이제는 또 새로운 후배들의 모습을 보는 기쁜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뮤직카우 경은어쿠스틱, 콜텍 등이 후원했다. 김광석의 친형 김광복 씨가 올해도 객석을 지켰고 올해도 찾아와 준 이들에게 정중히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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