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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희망이 옅어지고 벼랑 끝에 몰린 순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노진혁(36)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태평양을 건넜다.
2022년 11월, 창단부터 함께했던 NC 다이노스를 떠나 옆동네인 롯데와 4년 50억원의 FA 계약을 맺은 노진혁. 롯데는 노진혁에게 주전 유격수 자리를 맡길 계획이었다. 노진혁도 당시 NC에서 김주원 서호철 등 젊은 내야수들의 성장에 입지가 좁아지려던 찰나였다. 롯데는 유격수가 필요했고 NC는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이런 상황이 맞아떨어지며 노진혁은 롯데에서 새출발 했다.
주전 유격수로 맞이한 2023년. 시즌 초반 롯데 상승세를 이끈 클러치 히터였다. 중요한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롯데 타선의 뇌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허리 통증에 옆구리 부상까지 겹치면서 노진혁의 기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올스타 휴식기 전후로 부상이 노진혁의 성적을 잠식했다. 113경기 타율 2할5푼7리(334타수 86안타) 4홈런 51타점 OPS .724의 성적에 그쳤다. 롯데는 노진혁을 영입하며 “20홈런을 칠 수 있는 유격수”라고 소개하고 기대했지만 노진혁은 풀타임 시즌 도약 이후 가장 적은 홈런으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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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김태형 감독이 새롭게 영입됐고 노진혁도 다시 한 번 주전 유격수로 부활을 노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즌 초반 롯데의 부진 원인으로 지목을 당했다. 노진혁은 극심한 슬럼프에 허덕였고 1할대 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주전 유격수 자리에서 박승욱에게 완전히 내줬다. LG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한 손호영이 맹타를 휘두르면서 올해 노진혁의 입지는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 6월 24일까지 1군에서 빠진 날만 53일이다.
이후 노진혁은 벤치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그리고 유격수 자리도 박승욱에게 완전히 내줬다. 시즌 중반부터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노진혁의 자리를 3루수와 1루수 등 코너 내야수로 생각했다. 더 이상 유격수 수비는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노진혁 특유의 활기찬 모습이 어느순간 사라졌다.
지난해 연봉이 6억원이었던 노진혁은 특별한 부상이 아닌 부진으로 2군에 머물렀기에 KBO규약 73조 2항에 따라서 연봉이 감액됐다. ‘경기력 저하 등 선수의 귀책사유로 현역선수에 등록하지 못한 경우에는 선수 연봉의 300분의 1의 50%에 현역선수에 등록하지 못한 일수를 곱한 금액을 연봉에서 감액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노진혁은 총 58일을 2군에 머물렀다. 구단이 별도로 보전해주지 않았다면 노진혁은 지난해 약 5800만원의 연봉을 손해봤다. 한 달 가량의 월급이 증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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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FA 계약 3년차에 접어든다. 더 이상 주전도 아니다. 노진혁으로서는 자신의 입지를 되찾아야 한다. 노진혁도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는 듯 비시즌 절치부심하며 부지런히 훈련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비시즌에는 친정팀 NC의 연고지인 창원 지역과 홈구장 사직구장을 오가면서 개인 훈련을 했지만 올해는 일찌감치 태평양을 건넜다. 미국 아주사퍼시픽대학교 타격코치이자 아마추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개인 레슨을 펼치고 있는 허일 코치를 찾아갔다.
지난해 NC 박민우와 김성욱이 도움을 받았다. 올해도 박민우는 허일 코치와 함께 1월 개인 훈련을 진행한다. 박민우는 “그 친구가 공부도 많이 하고 능력도 좋다. 작년에 한 번 경험해 봤는데 너무 좋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저만의 이론 형성에도 많은 도움을 받아서 올해도 같이 훈련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올해는 박건우도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합류 직전, 허일 코치를 만나서 함께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강정호 스쿨’ 수강생으로 알려진 손아섭 역시 허일 코치의 도움을 적지 않게 받았다. 노진혁의 새로운 타격 방향성 정립도 잘 되어가고 있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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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다시 되찾아야 하는 게 일단 노진혁의 급선무. 다가올 시즌 경쟁은 더욱 힘들어졌다. FA 선수라고 더 이상 주전을 보장해주는 시대는 지났다. 기존 유격수 박승욱과 3루수 손호영이 주전 자리에서 시작할 전망이다. 여기에 이호준 전민재 등 젊은 내야수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노진혁이 부진한 사이 더 많은 언덕들이 앞에 생겼다.
그래도 그동안 노진혁만큼 커리어를 쌓은 선수도 없다. 이미 주전 유격수로 20홈런도 쳐봤고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노하우도 있다. 3루수 자리도 어색하지 않다. 만약 노진혁이 반등에 성공한다면, 롯데 입장에서도 유격수, 3루수, 1루수가 모두 가능한 슈퍼 유틸리티 선수를 얻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주전 의존도가 심했지만 올해 노진혁이 적재적소에서 활약해준다면, 뎁스에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과연 노진혁은 미국에서 다시 해답을 찾고 내야진 경쟁의 불꽃을 타오르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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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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