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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26·LA 다저스)의 이름은 놀랄 게 아니었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이미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소속팀 키움의 허락까지 받았고,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의 소속사인 CAA와도 손을 잡는 등 차근차근 메이저리그 진출 준비를 해왔다. 그런데 강백호(26·kt)의 이름은 조금 의외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꾸준한 관찰을 받기는 했지만, 포스팅을 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어서다.
신분조회는 해외 구단이 한국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사전에 필수적으로 밟아야 할 절차다. 물론 신분조회 자체가 메이저리그 진출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그러나 강백호의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왔다는 것은 적어도 최소 한 개 이상의 메이저리그 구단이 강백호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워낙 어린 시절부터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선수고, 향후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 묶였던 강백호다. 일부 구단의 경우 강백호의 고교 시절부터 리포트가 충실히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강백호의 의지에 따라 도전할 수도 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강백호는 2025년 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아무런 제약이 없는 상황에서 자유롭게 국내외 모든 팀과 협상할 수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 몇몇 구단들은 강백호 측에 직간접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가 있는지를 타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결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정보전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가운데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진출 소식은 강백호에게 꽤 근사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포스팅을 거친 김혜성은 4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약 184억 원),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 원)에 계약했다. 3년 보장만 한다고 하면 키움에 줘야 할 포스팅 금액을 합쳐 3년간 1400만 달러(약 206억 원) 수준의 투자다.
연 평균 500만 달러가 조금 안 되는 가운데, 일부 구단 스카우트들은 강백호가 김혜성보다 조금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의 장기와 영역이 확연하게 다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타격 능력에 있어서는 강백호가 더 좋은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국제 유망주 랭킹에서도 두 선수의 순위는 엇비슷했다. ‘팬그래프’의 2024년 국제 유망주 랭킹에서 강백호는 전체 50위에 올랐는데, 당시 ‘팬그래프’는 반등을 전제로 “가장 좋을 때의 강백호는 아시아 레벨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스윙을 가지고 있다”며 관심을 드러냈다. 스피드는 김혜성이 위지만, 대다수 리포트는 강백호가 게임 파워와 로우 파워에서 모두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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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메이저리그 진출도, 혹은 국내 구단과 대형 FA 계약도 확실한 폭발을 전제로 한다. 4년차까지 쭉쭉 뻗어나가는 것 같았던 강백호는 2022년을 기점으로 2년간 부진했다. 부상과 심리적인 부분 등 여러 문제가 겹쳤다. 그런 강백호는 지난해 144경기 전 경기에 나가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0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 기록은 강백호의 ‘고점’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친다. 한창 좋을 때의 강백호는 리그 평균보다 50~60% 좋은 조정득점생산력(wRC+)을 보여주던 선수였다. 2024년 성적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반등의 발판도 마련했고, 심리적으로도 한결 안정을 찾은 만큼 2025년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그래서 원 소속 구단 kt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인다. 강백호가 시장에 나가면 나머지 9개 구단은 물론 메이저리그 구단들과도 싸워야 하는 만큼 꼭 잡으려면 지금 비FA 다년 계약을 하는 게 유리하다. kt도 이 시나리오를 세워두고 협상 진행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강백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리그 전반적인 흥미를 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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