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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오징어 게임2' 황동혁 감독 "탑, 직접 얘기할 때 됐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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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오징어 게임2 황동혁 감독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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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응원도, 비난도, 모두 관심에서 비롯된다. 황동혁 감독이 '오징어 게임2' 화제의 이슈들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연출 황동혁)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지난달 26일 공개 직후 '오징어 게임2'는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공개 직후부터 1월 1일까지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넷플릭스 시청을 집계하는 9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이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감사하다.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걱정도 많고, 기대도 많았던 작품이다. 어쨌든 전 세계 사람들이 동시에 한국에서 나온 작품을 영어 콘텐츠도 아닌데 기대해 주고, 좋아해 주신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한국에 좋은 소식도 한참 없었는데 그나마 새해에 좋은 소식을 드릴 수 있는 것도 축복받은 일이라 생각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앞서 누적 조회 시청시간 22억을 돌파한 2021년 '오징어 게임' 시즌 1의 후속편이다. 앞서 시즌 1이 전 세계를 강타한 만큼, 자연스럽게 시즌 2에서도 기대감이 쏠렸다. 다만 작품 공개와 동시에 국내외에서 다양한 호불호 반응이 쏟아졌다.

황동혁 감독은 "저도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시즌 1은 사실 듣도보도 못한 게 나왔기 때문에 충격과 신선함으로 좋은 반응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즌 2를 향한 각자의 기대감이 있었을 것"이라며 "예를 들면 이런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 게임이 강화됐으면 좋겠다, 자본주의 비판이 강화됐으면 좋겠다 등등 많은 기대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대가 충족되는 분들도, 안 되는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시즌 2가 결말이 완전히 지어지는 작품이 아니라 불만도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시즌 1 만큼 압도적인 반응이 나올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겸허히 받아들였다.

다만 황동혁 감독은 "귀담아들을 이야기도 분명히 있었다. '이런 기대를 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더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받을 만큼의 평가를 받고 잇는 게 아닌가 싶다"며 "지금 외신에서 60여 명 정도가 로튼토마토 평가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엔 90%대였는데 지금 80%대일 것이다. 그 정도면 시즌 2의 기대치나 중압감을 생각했을 때 합당한 정도가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시즌 1에 이어 시즌 2에 들어서며 주인공 성기훈을 앞세운 '오징어 게임'은 조금 더 다양한 메시지를 담아냈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 1의 자본주의 메시지를 시즌 2에서도 자연스럽게 깔고 갔다. 근데 일각에선 시즌 2에서 그 메시지조차 실종됐다는 평이 있더라. 하지만 그런 부분이 시즌 2엔 기본적으로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 2에선 우리를 완벽하게 대표하는 제도인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무엇을 바꿀 수 있을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시즌 2, 3를 나누고 보니까 제 입장에선 시즌 2 엔딩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아마 제가 시즌3의 이야기를 알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또한 황동혁 감독은 "지금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점점 더 살기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이 세상을 이렇게 힘들게 만든 것이 누구인가, 권력을 가진 사람들 아니냐. 그들이 제도를 만들고, 통제하고 있는데도 모든 탓을 국민에게 돌릴 수 있는 것이 '선거'라고 생각했다. '니들이 뽑은 거 아니냐'는 선거 제도의 허점이 드러나고, 우리의 다수결 결정이 꼭 맞았나 싶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우리나라와 미국 같이 제왕적 대통령제는 뽑히는 분에 따라 좌지우지되지 않냐. 사회가 이렇게 힘들어질수록 분노는 위로 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와 함께 황 감독은 "분노가 위로 향하지 않고 지금은 서로에게 삿대질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남자는 여자들 때문이고, 여자들은 남자들 때문이고, 윗세대는 아랫세대에게, 아랫세대는 윗세대에게. 오히려 약자들끼리 서로 욕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걸 'O,X'로 나뉘어서 싸우는 사람들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런 상황 속 돈키호테 같은 성기훈이 '우리가 싸워야 할 곳은 저 위입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길 바랐다. 예전엔 그런 사람들이 있었는데 사회주의가 완전히 망한 뒤엔 사라졌다. 각자도생의 시대인 거다.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고민하는 건 줄었고, 각자 잘 살아보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 성기훈을 통해서 투표로 싸우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가 서로 탓하고 노리는 게 아니라 위에 대고 우리의 분노를 얘기해야 하지 않나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즌 1에서 한차례 등장했던 게임 진행 찬반 투표가 시즌 2에선 매 라운드가 끝난 뒤 이어진다. 황동혁 감독은 투표를 배치한 뒤 이에 맞는 등장인물들을 짜 넣었다고.

황 감독은 "시즌 2, 3를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건 투표였다. 시즌 1에선 투표가 기능적으로 이용돼서 처음에만 진행된다. 처음 썼던 대본(시즌 1)에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게임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투표를 만들어서 나갔다가 자발적으로 들어오게 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이야기를 해보기 위해 메인으로 투표를 생각했다"며 "그걸 기준으로 이야기를 써가면서 나머지 인물들이나 몇 그룹을 생각해서 만들었다. 인물을 먼저 배치하고 이야기를 쓴 건 아니다. 시즌 1이 경쟁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라면, 시즌 2는 '이렇게 망가진 사회를 바꿀 수 있는가'다. 시즌 3에선 좌절하고, 죄책감, 원망에 사로잡힌 성기훈이 인간에 대한 믿음을 잃을 것인지 자기 자신에 대해 고뇌하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귀띔했다.

다만 새로운 인물이 대거 투입되며 잡음도 일었다. 230번 참가자 타노스(본명 최승현)가 그 주인공이다. 타노스를 연기한 그룹 빅뱅 출신 탑(최승현)은 지난 2019년 상습 대마초 흡입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황동혁 감독은 "캐스팅 리스트에 최승현이 있었다. 그 친구도 활동 안 한지가 오래됐고, 대마초 사건도 알고 있었다. 근데 스스로를 조롱하는 역할은 당연히 안 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오디션 볼 생각이 있는지 물어나 봐라'라고 했는데 한참 있다가 대답이 왔다"며 "여태 본 사람들 중에 이 친구가 가장 어울릴 것 같았다. 사실 이렇게까지 용서를 못 받은 상태인 걸 몰랐다. 시간이 오래됐다는 것만 알았다. 다른 사례들을 찾아봤는데 그래도 3~4년 안에 돌아오신 분들이 많더라. 그렇게 따지면 이 친구는 더 길게 됐으니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넘아갈 수 있지 않겠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황동혁 감독의 예상은 빗나갔다. 탑은 캐스팅 단계부터 잡음이 일었고, 작품 공개 직후엔 연기력 논란까지 더해졌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집중 비난이 쏟아져서 충격받았다. 이정도까지 일 줄은 몰랐다"고 고백했다.

이와 함께 황동혁 감독은 "시즌 1 때도 덕수(허성태)나 미녀(김주령) 같이 약간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캐릭터가 있었다. 그들 반응이 한국에선 좋지 않았지만 해외에선 재밌어했다"며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해외에서도 중요한 작품이라 그런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처음에 프리스타일러 플러팅 랩을 할 때 '이게 맞나' 싶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그 톤으로 밀어붙였을 때 나오는 힘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좋아하고, 재밌어하고, '밈'화 시킬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동혁 감독은 세간이 화제를 모은 타노스의 플러팅 랩 작사 비화에 대해선 "저는 '공란'으로 뒀다. 그건 30대 여성 보조작가가 썼다. '한 번 써볼래?' 했더니 써왔다. 최승현을 보여줬더니 영어를 조금 더 넣어왔더라"며 "되게 잘하려는 생각은 안 했다. '쇼미더머니'에서 프리스타일 하는 친구들 보니까 준비된 랩이 아니라 즉흥으로 하는 거라서 어색하더라. 너무 잘하는 게 포인트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황동혁 감독은 탑의 캐스팅 직후부터 작품 공개 이후까지 모든 비난의 화살을 홀로 감내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전 요즘 그 친구가 스스로 한 번 자기 얘기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제가 홍보 담당자도 아니고, '너 가서 해라' 이럴 순 없지만 본인도 뭔가 자기 얘기를 하고 싶을 거라고 생각한다. 숨어 살면서 언더에서만 활동할 것이 아니라면"이라며 "언젠간 다시 사과해야 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해명할 일이 있으면 하면서 깊은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제가 보는 최승현은 많은 분들이 번개 질문을 던지면 감당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너무 위축돼 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조금 더 진솔하게 자신만의 깊은 얘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응원을 전했다.

더불어 극 중 특전사 출신 트랜스젠더인 120번 참가자 조현주(박성훈)도 언급됐다. 시즌 2가 공개된 직후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인물이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 1에선 마이너리티들에 대해 다루고 싶어서 한국 사회에서 소외받은 인물들을 생각했다. 오일남(오영수)도 흑막이었지만 가난하고 외로운 노인이었고, 알리(아누팜)는 이주노동자였다. 시즌 2에서도 그런 그룹을 대표할 한 명을 선정하고 싶었다. 그중에서도 성소수자들이 여전히 소외받은 계층이라고 생각했다"며 "코로나19 때도 이태원에서 성소수자 클럽이 온상으로 몰리면서 융단폭격을 맞지 않았냐. 확실히 한국이 굉장히 보수적이고, 이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 것도 사실이다. 현주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이런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았나 싶었다. 어떻게 보면 이 안에서 가장 소외받고 비난받는 인물일 수 있는데 동시에 어떤 면에선 정의롭고 따뜻한 사람으로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만드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쓰기도 혼자 쓰고, 거의 1년을 찍었고, 촬영 회차도 200회에 달한다. 지금 후반 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홍보를 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쉴 틈이 없다. 몇 년간 지쳐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오징어 게임'이 너무나 기대작이고, 중요한 작품이다 보니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건강 관리를 잘해서 끝까지 잘 해보려고 노력 중"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황동혁 감독은 "영화가 너무 하고 싶다. 지금 너무 힘들다. 저번엔 치아 7개를 잃었는데 이번에 시즌 2, 3를 하면서 수명이 7, 8년 줄었다. 한 사람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노동"이라며 "시리즈는 작가와 연출이 분리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혼자서 22개 회차를 다 쓰고 찍고 있는데 이렇게 한 사람에게 의지해선 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황동혁 감독은 시즌3 기대포인트에 대해 "인간의 바닥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충격이 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3'는 연내 공개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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