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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김혜성 '슈퍼 유틸리티' 평가했지만, "경쟁자 너무 많다"…'외야-3루' 가능하면 생존 경쟁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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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어차피 각오했던 생존 경쟁이다. 그리고 자신의 무기를 다시 새롭게 찾아야 한다. LA 다저스의 일원이 된 김혜성(26)은 어떻게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김혜성은 4일(한국시간) ‘디펜딩챔피언’ LA 다저스와 최대 3+2년 2200만 달러(약 324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보장금액은 바이아웃을 포함한 1250만 달러(약 184억원)이며, 3년 계약 이후 2년 최대 1100만 달러(약 162억원) 구단 옵션이 있다.

지난해 12월 5일 오전 2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김혜성의 포스팅을 공시했고 이날 마감시한을 약 3시간 정도 앞두고 계약이 발표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박찬호(1994~2001년, 2008년), 최희섭(2004~2005년), 서재응(2006년), 류현진(2013~2019년)에 이어서 다저스에서 뛰는 5번째 한국인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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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행선지였다. LA 다저스는 지난해 포스팅을 신청한 뒤 김혜성과 깊숙하게 연결되지 않았던 팀이었다. 시애틀 매리너스,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카고 컵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이 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에인절스는 다저스보다 더 많은 5년 2800만 달러의 계약을 제안했다고 했다. 그러나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의 에인절스 담당 제프 플레처 기자는 ‘에인절스가 다저스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안했다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오퍼 금액은 확실하지 않지만, 다저스보다는 적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저스는 꾸준히 김혜성을 관찰해 왔다.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은 지난해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떠올리며 “서울시리즈 당시 김혜성의 경기력이 인상 깊었다. 우리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돋보였다”며 “그런 운동 능력을 갖춘 선수를 영입해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 데이브 로버츠 감독 역시 “한국의 2루수(김혜성)이 가장 돋보였다. 타격이 좋고 수비할 때 움직임도 좋았다”고 감탄하면서 “우리 스카우트팀도 그 2루수를 좋아하더라”라며 김혜성에게 오랜시간 지켜봤다는 것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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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김혜성의 다저스행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다저스는 현재 메이저리그 최강팀이다.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서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MVP 트리오에 투수진도 야마모토 요시노부,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노우 등 에이스급 선수들로 무장해 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성불’까지 해냈다.

한 차원 높은 무대에 도전하면서 주전 경쟁은 어느 팀이든 피할 수 없었지만,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주전 경쟁이 아닌 메이저리그 로스터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럼에도 김혜성은 같은 에이전시(CAA)를 두고 있는 오타니의 조언을 들었고 오타니와 함께하는 것을 결정했다.

다저스는 이미 내야진 세팅이 끝났다. 다재다능함이 돋보이는 무키 베츠가 올 시즌 주전 유격수를 맡게 될 예정이다. 주 포지션은 우익수를 비롯한 외야수지만 최근 베츠는 내야수로 나서는 경우가 잦아졌다. 지난해도 2루수로 시즌을 준비했고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유격수로 자리를 옮겨 시즌을 치렀다. 손목 골절 부상을 당해 8월에 복귀할 때에는 다시 우익수로 돌아갔다. 2루수에는 팀 내 최고 유망주 출신 가빈 럭스, 3루수는 맥스 먼시가 포진해 있다. 여기에 미겔 로하스, 크리스 테일러, 토미 에드먼 등 유틸리티 선수들도 대기하고 있다. 여기에 김혜성까지 합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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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으로서는 넘어서야 할 언덕들이 많다. 2루수 럭스에 대한 구단의 신뢰가 점점 떨어지는 상황에서 곧바로 2루수 주전 경쟁에 도전할 수도 있지만 다저스는 당장 내야진 교통정리를 실시할 생각은 없다. 고메스 단장은 “우리는 정말 재능있는 선수를 영입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볼 생각이다. 여러 포지션에 강력한 선수들이 있는 것은 도움이 된다. 현재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추가 트레이드에 섣불리 나설 생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LA타임스’도 ‘고메스 단장은 지난해 부상 문제를 예를 들면서 스프링캠프 전까지 선수 뎁스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김혜성을 영입한 또 다른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다저스는 무키 베츠가 개막전 유격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계속 표명해 왔다. 하지만 ‘슈퍼 유틸리티’로 분류하고 있는 김혜성과 계약하게 되면서 또 다른 비상 계획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혜성을 내야와 외야가 모두 가능한 유틸리티 선수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다저스가 이미 많은 내야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김혜성을 영입했다는 것은 팀이 뎁스와 유동성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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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슈퍼 유틸리티로 논하기에는 김혜성의 외야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언급했다. 매체는 ‘그는 2루수와 유격수에서 상당한 경험을 갖고 있지만, 3루수로서는 몇 경기만 뛰었다. 또한 2020시즌 좌익수로 44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다저스가 그를 외야수로 기용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라며 ‘슈퍼 유틸리티 선수러소 김혜성은 일반적인 대타 역할보다 더 큰 역할을 맡을 것이지만, 재능 넘치는 다저스 로스터에는 경쟁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자신의 플레잉 타임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혜성은 최근 3년 연속 KBO리그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미 리그 최정상급 2루수로 자리매김했다. 2021년에는 유격수로 114경기(104선발) 905⅔이닝을 뛰면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따냈다. KBO리그에서 2루수와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최초의 선수다. 2루수가 주 포지션이고 유격수에서도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3루수와 외야수 경험이 극히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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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시즌 김혜성의 모습을 떠올려야 한다. 김혜성은 2020년 당시 2루수 67경기(50선발) 441⅔이닝, 유격수 50이닝(35선발) 322이닝, 3루수 9경기(8선발) 58이닝, 좌익수 44경기(32선발) 291⅔이닝, 우익수 1경기 1이닝을 소화한 바 있다. 무려 5개의 포지션을 오갔다.

이미 다저스는 토미 에드먼, 크리스 테일러, 키케 에르난데스 그리고 무키 베츠까지 내야와 외야를 오가는 유틸리티 선수들로 로스터의 활용폭을 극대화 한 팀이다. 김혜성에게서 이런 면모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다저스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고 실제로 지난해 월드시리즈를 비롯한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 했던 키케 에르난데스와 결별 가능성이 높아졌다. 키케 에르난데스는 지난해 3루수, 1루수, 좌익수, 중견수, 2루수, 유격수 등 6개 포지션에 출장 경험을 갖고 있다. 다저스는 김혜성에게 이에 준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김혜성이 만약 좌익수와 3루수 등 익숙하지 않았던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메이저리그 생존 경쟁은 더욱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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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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