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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인터뷰] 유튜브판 ‘탈(脫)진실·탈현실’의 이유…이호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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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다. 방송이 자극적일수록 ‘충성 팬덤’이 만들어진다. 이용자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 보고 싶은 행동을 할수록 채널의 수익성이 올라간다. 유튜버와 구독자가 함께 ‘탈(脫)진실·탈현실’의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가짜뉴스를 넘어 폭언과 폭행, 여기에 살해 시도까지, 선넘는 유튜버들의 행동이 늘어나고 있다. 더불어 라이브 방송을 통해 슈퍼챗(실시간 후원) 금액도 커진다. 이해하기 어려운 유튜브의 세계다.

본지와 만난 숭실사이버대학교 기독교상담복지학과 학과장 이호선 교수는 “이런 자극적인 콘텐츠들은 대부분의 시청자에게 비일상적인 경험이다. 자극 정도가 강하고 동시에 반복적이다. 유튜브의 경우, 이용자의 알고리즘에 의해 비슷한 영상에 지속해서 노출된다. 자극적인 화면은 도파민이 빠르게 분비되게 만든다”라고 유튜브 구독자가 이러한 영상을 소비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이 교수는 “특히 거짓 선동·가짜 뉴스들의 특징이 있다. 나름대로 거짓의 논리도 탄탄하게 구성한다는 점이다”라고 짚으며 “사이비 종교마냥 진실처럼 느껴지는 이야기와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그 때문에 영상의 일부만 내세우면 그럴듯하다. 막무가내로 우기는 것이 아니라, 극화해 이용자에게 논리적 주장을 듣게 하는 착각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대체로 가짜뉴스를 전하는 채널은 주로 화제성이 있는 정치·사회·연예 콘텐츠를 다룬다. 여기서 화젯거리를 만들면 사회적인 공유 형태를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댓글을 달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거다. 그러면서 채널을 공유하는 이들끼리 사회적 연대감을 갖게 된다”며 “같은 이야기와 생각을 공유하며 일종의 자기합리화 과정을 거친다. 자기 생각에 부합하는 정보면 받아들이고, 싫어하는 정보는 배제하는 선택적 노출은 개인의 확증편향을 강화하기 쉽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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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유튜브 사용자 수는 4579만명으로 한국 인구수(5175만명)의 8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유튜브 총 사용시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유튜브 총 사용 시간은 19억1875만 시간으로 2021년 5월(15억3106만 시간) 대비 25%가량 늘었다.

시장이 넓어질수록 무모한 행동과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으로 어그로를 끌려는 유튜버도 늘어났다.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음에도 문제가 있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교수는 “이들에겐 조회수와 광고 수익이 중요하다. 이들에게 관심은 수익과 직결된다. 천박한 자본주의를 그대로 보여주는 행태“라고 강조했다. 또 “조회수는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유튜브라는 세계 속의 우월감을 준다. 동시에 자기 과시라는 만족감도 채워준다. 이곳에서는 조회수가 곧 권력이 된 것”이라며 “자료와 정보 제공의 측면도 있지만 자기도취도 생겨난다. 콘텐츠 제작자 역시 위험성을 알지만, 점점 둔감해진다”라고 꼬집었다.

이런 심리는 개인적 우화와 맞닿아있다고 본다. 이 교수는 “쉽게 설명하자면 ‘내가 너무 특별하고 독특하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나는 절대 이런 일로 죽지 않고, 나아가서는 이런 일을 하더라도 법에 걸리지 않을 거 같다고 느끼는 것이다.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감정인데, 채 성숙하지 못한 어른에게 나타나는 자기중심적 사고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유튜브에는 방송 윤리, 보도 윤리라는 게 없다. 사회적 책임감에도 자유롭다. 상당 부분에서 도덕적 무감각이 진행되고 있다”라면서 “일부 채널은 자본만 있고 윤리가 없는 모습을 보인다. 자유와 방종은 다르다. 콘텐츠 제작자는 본인의 시민성의 영상으로 남는다는 것을 명심하고 책임감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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