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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보고타' 송중기는 처절했지만…"아싸라비아" 외치기엔 [무비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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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보고타 / 사진=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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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송중기의 새 얼굴, 배우들의 앙상블, 빠른 호흡의 '보고타'다. 하지만 "아싸라비아 콜롬비아"를 외치기에 어디지 강렬한 한 방이 부족하다.

31일 개봉된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감독 김성제·제작 영화사 수박, 이하 '보고타')는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1997년 IMF 후폭풍으로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하는 국희 가족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전 재산을 들고 보고타에 도착한 국희 가족은 택시 안에서 날치기를 당한다.

도착하자마자 전 재산을 잃은 국희 가족은 한인상인회 권력자 박병장을 만나 도움을 요청한다. 국희는 옷가게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성실함과 패기로 박병장 눈에 든다.

박병장은 국희를 의류 밀수 현장에 투입해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그가 자칭 성공의 최고 단계 '6구역'까지 올라올 것을 제안한다. 국희는 도박에 미쳐 무능력한 아버지와 같은 삶을 살지 않겠노라 다짐한다.

성공하기 위해 점점 치열하고, 계산적으로 변하는 국희다. 밀수 사업도 탄탄대로를 달리며 '6구역'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밀수 사업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고, 한인상인들과의 갈등도 깊어진다. 박병장, 수영과도 삐걱거리기 시작한 국희는 점점 궁지에 몰린다. 다시 최악의 삶으로 떨어지게 되자 국희는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친다.

'보고타'는 외국에서 자리 잡은 한인 사회의 갈등, 생존을 풀어낸 영화다. 콜롬비아 보고타는 그 시절 "아싸라비아 콜롬비아"라고 불리며 기회의 땅으로 통했다. 어려웠던 시절, 새로운 삶의 기회를 붙잡은 한인들의 희망, 처절함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했다. 영화는 이들의 생존기를 현실적으로 담아내 흥미로움을 유발한다.

'보고타'는 국희 시점으로 흘러간다. 어리숙했던 20대 국희는 점점 성공만을 위해 달려가는 30대 청년, 사업가로 성장한다. 그 과정 속에서 겪는 갈등, 위기 등은 꽤 흥미롭게 그려진다. 이를 연기한 송중기는 "가장 욕망이 들끓는 캐릭터"라고 밝혔던 것처럼, 옷을 압류당할 위기에 처하자 옷을 가지고 도망가는 장면, 아버지와의 몸싸움, 박병장과의 수싸움 등에서 국희를 처절하게 표현해 낸다.

'보고타' 연기 구멍은 없다. 특히 박병장 역의 배우 권해효, 수영 역의 배우 이희준의 열연은 '보고타'의 질을 높인다. 국희와 가장 가까웠던 두 인물은 후반부로 가면서 극적으로 흐른다. 국희의 변화 과정 속 가장 중요한 중심축으로, 긴장감을 끝까지 이끌고 간다. 그나마 반전 요소도 여기에 있다. 권해효, 이희준뿐만 아니라 박지환, 조현철, 김종수까지 연기 앙상블을 이뤄낸다.

스토리도 모나지 않게 흘러가지만, 딱 그뿐이다. 속도도 빠르고, 연기 구멍도 없고, 욕망 들끓는 송중기의 얼굴도 볼 수 있지만 강렬한 한방이 없어 아쉽다. 관객들에게 '누굴 믿어야 하나'라는 의문을 안기려 하지만, "아싸라비아 콜롬비아"를 외치기엔 어디서 본듯한 반전이라 아쉽다. 덥수룩했던 국희가 갑자기 '재벌집 막내아들'이 된 비주얼로 등장한 것도 당황스럽다. 106분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기자 한줄평 : 분명한 건, 이번엔 느와르가 아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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