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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한한령 해제 기대감] 中, 여전히 뜨거운 K-팝 열기…‘변종 공연’ 문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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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K-팝 그룹을 내세우며 홍보하는 중국의 K-팝 라이브 순회 콘서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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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이 어느덧 8년째지만 중국의 K-팝 사랑은 여전하다.

한한령 이후 K-팝 스타들의 중국 공연은 사실상 금지돼 왔다. 중국 내 K-팝 팬들은 국경을 넘지 않고는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아티스트의 공연을 눈앞에서 볼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K-팝 팬들은 창의적 방법으로 팬심을 표출해왔다. 팬덤 문화에 대한 제한이 강화된 상황에서도 중국의 열혈 팬들은 한국의 팬클럽을 통해 앨범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공동구매 형식으로 한한령을 헤쳐 나갔다. 실제로 한국 가수의 공연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으로의 음반 수출이 매년 증가하는 등 현지 팬들의 관심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 가수의 춤을 따라 하는 K-팝 커버댄스 대회는 올해 중국에서만 세 차례나 열렸다. 청두, 베이징에서 각각 1:1과 3:1이었던 본선 경쟁률은 지난달 열린 상하이 대회에서 5:1까지 치솟았다. 한국 가수의 공연을 중국에서 볼 수 없는 만큼 참가자들은 동영상을 통해 K-팝 가수들의 안무를 익혔다.

한국 가수들의 중국 본토 내 공연이 금지돼 있다 보니 ‘변종 K-팝 공연’도 생겨났다. 한국 가수가 직접 노래하는 것이 아닌 중국 가수들이 이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식의 공연이다. DJ부터 댄서까지 K-팝 가수처럼 차려입은 중국인이 무대를 이끌고 관객은 한국어 노랫말을 따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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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개최 예정인 K-팝 라이브 순회 콘서트 예매 사이트. 걸그룹 에스파, 블랙핑크 등 K-팝 그룹 사진을 사용해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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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월8일 베이징 차오양구 차오양극장에서 열리는 K-팝 라이브 순회 콘서트 또한 한국 아이돌 대신 중국인으로 구성된 밴드가 전면에 나온다. K-팝 아이돌 그룹 뉴진스·에스파·블랙핑크·엑소 등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커버 무대를 선사한다. 지난달 열린 공연에서는 최대 1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대형 공연장에 관객이 꽉 들어찼다. 가격은 42~580위안(한화 약 8000원~11만원) 사이다. 가장 비싼 입장권이 한화 약 11만원인데도 공연장은 관객들로 북적였다.

이같이 K-팝을 주제로 한 공연은 최근 들어 중국 본토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콘서트를 한국인이 주최하는 것도 아닌데다 K-팝 소비를 중국 문화당국이 일일이 단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K-팝 공연을 하려면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 노래를 틀 때마다 작사·작곡가 등에게 저작권료가 지급돼야 하지만 콘텐츠의 정식 수입이 막혀있다 보니 중국 내 공연에선 저작권 협의도 없이 무단으로 이용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른 수익 역시 중국이 가져가고 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만 한한령 때문에 한국 가수들의 중국 공연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엄격하게 문제삼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한한령 해제 이후를 고려해야 한다. 향후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K-팝 수요가 유지돼야 하는 만큼 중국인들의 소비를 전면 차단하기보단 일정 수준 소비를 어느 정도 묵인하는 상황이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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