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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시바 총리 “내년 중·참의원 동시 선거 가능”

조선일보 도쿄=성호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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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시바 총리 “내년 중·참의원 동시 선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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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원 해산하고 총선 치를수도… 국회 과반 의석 탈환하려는 전략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내년에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치르는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10월 취임 직후 중의원을 해산해 총선을 치렀지만 참패했고 자민당은 소수 여당으로 전락했다. 내년 7월 예정된 참의원(상원) 선거와 동시에 중의원 선거를 다시 치르고 국회 의석 과반수를 탈환하려는 전략이다.

28일 일본의 한 방송에 출연한 이시바 총리는 ‘내년 여름, 중·참의원 동시 선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하다”며 “동시에 하면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고 답했다. 이시바 총리는 “정부의 예산안을 국회에서 (야당이) ‘안 된다’고 할 경우 국민이 결정하도록 하는 게 헌법 규정”이라고 했다. 예컨대 ‘2025년 정부 예산안’이 야당에 발목 잡히거나, 야당이 현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할 경우 국회를 해산해 국민의 판단을 묻겠다는 것이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내놓는 경우다. 입헌민주당은 과거에도 정기국회 마지막에 내각 불신임안을 연례행사처럼 내놨지만 과반수였던 자민당·공명당 연립 정권에 번번이 막혔다. 하지만 내년 정기국회에선 야당과 합세해 가결시킬 수 있다. 일본 헌법에 따르면 불신임받은 내각의 총리는 내각 총사퇴나 중의원 해산을 선택할 수 있다. 이시바 총리는 중의원 해산을 택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일본 정치권에선 “내년 7월 중·참의원 동시 총선은 자민당에 유리한 선택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월 총선 때는 자민당의 정치자금 스캔들에 대한 심판론 탓에 참패했지만 내년 7월이면 집권 여당의 표심이 다시 집결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낮은 내각 지지율로 고민하는 이시바 총리로서도 자민당 내부의 불만이 터지기 전에 소속 의원들의 관심을 총선으로 돌리는 효과가 있다. 내년 예산안과 각종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걸려는 야당에는 중의원 해산을 견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아사히신문은 “중의원 선거를 치른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시바 총리의 해산 언급은 야당의 반발을 부를 것”이라며 “총리의 노림수와는 달리 야당이 중·참의원 동시 선거를 염두에 두고 더욱 강하게 압박할 위험도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성호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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