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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조이人] '열혈사제2' 성준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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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2' 속 '세계관 최강자' 김해일에 맞서는 빌런 역할은 그 누구보다 중요했다. 그리고 성준은 눈 깜짝 않고 잔혹한 행위를 선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유치한, 김해일의 대항마이자 맞수 김홍식 역을 맡아 호연을 선보였다.

조이뉴스24

성준 프로필 사진 [사진=길스토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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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이 맡은 김홍식은 어린 시절 라오스로 원치 않게 넘어가 마약 밀매를 하며 한국으로 돌아와 악행을 거듭하는 인물로, 사이코패스 적인 모습과 경선(이하늬 분)과의 이뤄질 수 없는 러브라인 속에서 열린 결말을 맞았다. 성준은 최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를 통해 '열혈사제2' 종영 소감 및 이번 작품을 하며 느낀 점을 전하는 것은 물론 인터뷰를 통해 아들을 처음 언급하며 자신의 가정사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아래는 성준과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종영 소감

결방이 많아서 속도감 있게 밀어부치는 느낌을 주지 못해 빨리 잘 마무리하고 싶었다.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얼떨떨하고 '왜 갑자기 좋아해주시지?' 싶다.

◇전작 '열혈사제'가 너무 잘 됐고 빌런 역으로 임팩트를 줄 수 있었기에 기대감이 컸을 듯 한데.

시즌1이 너무 잘 돼서 기대감보다는 불안감이 컸다. 전작 빌런들보다 임팩트가 약하면 어쩌나 싶었다. 무게감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망가지면 너무 이도저도 아닐 것 같다는 부담감이 컸다. 선악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악이 작거나 우스꽝스러우면 극의 밸런스가 깨질 것 같았다. (김홍식 캐릭터가) 누가 봐도 한 축이지 않나. 축을 잡아주지 못하면 안되겠다는 부담감이 컸다.

◇세계관 최강자인 해일에 맞서야 하는 인물이라 홍식 캐릭터 설정에 공을 많이 들였을텐데.

가장 중요한건 '있을 법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라오스라는 생소한 설정이 있어서 믿겨지게끔 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있을 것 같은 나쁜 놈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대립이 될 것 같았다. 해일은 판타지적인 싸움 잘하는 사제라는 캐릭터인데, 거기에 준하려면 있어야 할 것 같은 놈이 돼야 할 것 같았다. 더러운 느낌의 필요악이 돼야 했다.

◇우스꽝스러운 장면들을 연기할 땐 어땠나.

이하늬와 러브라인이 있는데 이걸 어떻게 살려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됐다. 너무 망가져버리면 좀 그래서 절제하려고 했다. 포커스를 둔 건, 홍식에게 보이는 어린 아이 같은 면이었다.

◇SBS 금토드라마가 다 잘됐는데, 거기서 오는 부담감은 없었나.

옛날처럼 일을 왕성하게 한게 아니라서, '열혈사제1'을 훼손하지 않을까 그 부분이 부담이 됐다.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유튜브 쇼츠 조회수가 엄청 많이 나오더라. 왜 그러지 하고 의아하면서도 감독님께 감사했다. 그 장면은 비행기에서 돌아오는 길에 '고추장 좀 더 주세요' 하는 신이었는데, 실제로 비행기 탔을 때 승무원 분이 '고추장 좀 더 드릴까요' 하시더라. 내 칭찬 댓글은 부끄러워서 잘 못보는 편이다.

◇홍식 캐릭터를 연기하며 중점에 둔 부분이 있다면?

홍식의 기본 캐릭터 설정이 어릴 때 라오스로 팔려간 사람이라서 한국에 향수가 있고 이 고생을 했으니 보상심리가 있다고 봤다. 배운게 도둑질이라 마약상을 하게 됐지만 잘 보이고 싶어서 깔끔하게 입고 싶어하고 건실해 보이고 싶어하는 인정욕구가 있었다. 하늬가 엄마와 닮았다는 설정이 있는데, 한국에서만큼은 좀 잘나 보이고 싶은 모습이었다. 내가 원하는 유토피아를 보여주기 위해 캐릭터를 만들었다. 경선에게는 좀 많이 무장해제 됐다. 또 별모양 티셔츠 설정이라든가, 그런 유아틱한 느낌은 대본에 있었다. 유성우를 보러 가자는 건 좀 순수한 쪽의 캐릭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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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 프로필 사진 [사진=길스토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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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상 불태우거나 신부의 목을 밟는 등 종교 모욕하는 연기들을 할 때 마음이 불편하진 않았나.

성준이 보면 불편한 건 있지만 홍식으로 생각하면 목적이 더 중요했다. 신부를 자극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니까 '(김해일을) 자극하려면 뭐든 못해'라는 느낌이었다. 그 외의 것은 감독님께 책임 전가를 하겠다. 대본에 그렇게 쓰여있는데 어떡해. 하하

◇김남길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김남길은 오래 전부터 봐온 형이라 우리 회사 대표님이기도 하지만 내겐 그냥 형이자 선배다. 형이 권위의식이 있지도 않다. 내가 '성공한 남자'라며 놀리기도 한다. '우리 사장님 때문에 힘들어요' 이런 건 없다. (다음 작품에서 또 재회한다면?) 김남길을 괴롭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역시 괴롭히는게 제일 재밌는 것 같다.

◇연기하면서 불안감은 좀 없어졌는지.

편집실에 가끔 가면서 '좋더라'라는 반응을 들었다. 박회장 형(현민이 형)을 정말 좋아하는데, 현우형은 연기로 대단하지 않냐. 내가 빌런 역으로 고민이 많을 때 형이 나를 지지해줬다. 낮았던 자존감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됐다.

◇남성적 낭만이 가득한 캐릭터였다. 개인적으로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정말 노력했다. 운동도 하고 식단 했고 태닝도 했다. 처음에 12kg까지 뺐다가 한국 돌아와서 슈트 입으면서부터는 9kg 뺀 상태에서 유지했다. 벌크업도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오히려 살을 빼는게 좋겠다고 했다. 잔혹하고 배고픈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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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들어오면서 액션에 나서게 됐는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한 방 칠 때도 죽어라 때리는 느낌을 내려고 노력했다. 한 방 한 방이 결정타일 수 있게 하려고 했다. 동작도 힘있게 하려고 했다. 체력 소모가 커서 아팠다. 빗속 액션은 따뜻한 날에 찍었는 데도 너무 추웠다. 그 신이 길다보니 오래 찍었다. 체력소모도 많았다. 그 다음 날까지 많이 아팠다.

◇'열혈사제'는 많은 팬들이 좋아한 시리즈였다. '이래서 이 팀이 잘되나보다' 생각한 적 있었나.

오래 배우 생활을 하다보니 재밌는 현장에 가면 배우들끼리의 신뢰가 엄청 느껴진다. '열혈사제2' 현장에도 배우들끼리 믿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유대감이 있었다. '열혈은 이렇게 다 믿고 한다고?' 싶었다. 아무 것도 없어도 이 형, 누나들만 있으면 신이 완성될 것 같은 자연스러운 호흡이 있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뭐에 씌인 것마냥 막 진행이 됐다. 연연해하지 않고 자기 것 하는 느낌이었다.

◇이하늬와의 사약 케미를 응원하는 사람 많았는데.

안 될 사람이었죠. 인정합니다.

◇여장한 김해일과 싸우는 장면이 화제였다.

재밌었다. '오우 아가씨' 하면서 계속 놀렸고 김남길도 '오빠' 하면서 받아줬다.

◇김홍식을 연기하며 레퍼런스 삼은 인물이 있나?

레퍼런스는 딱히 없었다. 단지 의상 실장님과 얘할 일이 많았다. 초반에는 서로 생각하는 홍식의 첫 이미지가 너무 달랐다. 나는 이태리 마초 쪽, 마피아 문화를 동경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의상 실장님은 좀 더 콘셉추얼하게 화려한 셔츠와 너저분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다시 한 번 생각해달라'고도 했다. 분장 실장님은 라오스 전사들이 하는 타투를 제안했고 만족스러웠다.

◇홍식 엔딩의 만족도는?

엔딩은 열린 결말 느낌이다. 회개하지 않고 안 죽고 잡히고 덤덤하게 퇴장한다. 그냥 패배한 것이다. (죽은게 아니라면 시즌3 출연 기대감도 있을텐데.) 일자리를 사수해야 하니까 뭐라도 시켜주시면 해야죠. 열린 결말이라 다음 시리즈 나오면 감초 역할이라도 하면 좋을 것 같다.

◇잔인하고 진지했다가 웃긴 부분도 있다. 극과극 연기를 오가면서 힘들진 않았나.

솔직히 힘들진 않았고 고민이 됐다. '어디까지 해도 되는건가' 정도의 고민이었다.

◇홍식을 연민하거나 공감한 적도 있었나.

불쌍하다고 생각했고 보상받고 싶다는 마인드로 연기했다. 성준 개인으로서는 홍식을 보며 '미친 놈, 죽어야지' 했지만, 홍식으로 할 때는 '존중받고 싶다, 사랑받고 싶다, 더 좋은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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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 프로필 사진 [사진=길스토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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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로 나가는 드라마인데.. 종교 모욕 라오스 마약 등 소재가 위험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나.

멋있게 나와서 좋아하지 않을까? 너무 악하기만 한 범죄자가 아니라 힘도 있고.잘 휘젓고 다녀서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시청률 꾸준히 잘 나왔는데 시청률 부담은 덜었나.

시청률에 신경 잘 안 쓴다.

◇연기대상 수상 기대감은?

아이고, 전혀 없다. 나는 작품 그 자체가 중요하다. 결과물 반응이 어찌 됐든 의도한 대로 표현하는게 중요하다.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으면 좋겠지만 비단 시청률에만 연연하는 건 아니다. 날 좋아해주시는구나 감사함이 있다.

◇이번 역할을 하며 분량이나 순서에 집착하지 않는 계기가 됐을 것 같은데.

1번 주인공에 집착한 적은 없다. 기획사 입장에서는 주인공 하는게 좋으니까 했던 것도 있다. 기획사를 욕하는 게 아니고 이해하는 부분이다. 오히려 나는 1번 안하고 싶어했다.

◇아들이 6살 정도일텐데, 반응은?

(이번 작품을) 절대 안 보여줬다. 아빠가 연기하는건 알긴 하더라. 전작에서 내 모습을 보고 '아빠다' 했다길래 '알아보네?' 했다. 아빠가 연기하는 사람이라는 정도로만 아는 것 같다. (어떤 아빠가 되고 싶나)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는게 중요하다. 존경받는 아빠라든가 인품적으로 훌륭한 아빠가 돼야한다. 아무래도 보여지는 직업이라서 조심스럽지 않나. 아들이 '너네 아빠 별로야'라는 말 들으면 속상할 것 같아서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캐릭터 쪽으로 가리는 건 없나.

지금 그걸 가릴 때가 아니다. 좋은 것 있으면 무조건 한다.

◇대중이 보는 나의 모습,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에 있어 차이가 클 것 같다.

친구들은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와 괴리가 심하다고 한다. 나는 남자다운 스타일이고, 오빠나 연하남 느낌보다는 남동생이자 형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걸 보여주고 싶거나 드러내고 싶었던 적은 없다. 작품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런 역할도 해보고 싶다는 갈증은 있었다.

◇군생활이 변화의 동기가 됐나

영향을 받았다. 생각보다 재밌더라. 어린 애들이랑 노는데 생각보다 내가 남자애들을 좋아하더라. 군대 생활 못할 줄 알았고 내성적인 편인데 남자애들이랑 툭탁거리면서 사는게 재밌는 시간이었다.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그런 작품을 빨리 찍는게 목표다. 일단 이걸 먼저 보는건 아니었으면 좋겠다. 초등학생 되면 알아서 볼 것 아니냐. (아들은 연기 재능이 있나?) 없다 없다. 연예인 하고 싶다고 한다면 어떨까. 자기가 하고 싶으면 하는거지 내가 시킬 건 아닌 것 같다.

◇성준이 작품에서 끌리는 포인트가 있나.

문화가 중요하다. 포맷을 따라가는게 아니라 작품이 가진 문화를 본다. '미생'의 회사 문화, '응팔'이라면 시대의 문화. 그런 문화를 보여주는 작품을 좋아한다. '나 많이 슬퍼요!!'를 표현하는 것보다 '이런 문화에 살고 이게 힘들어요' 같은게 좋다. '미생'에도 좋은 임팩트 많이 나오지 않나. 그런 걸 좋아라 한다. 엄청 T다. T100이다.

◇차기작은 결정됐나.

얘기하고 있는데 정하진 못했다.

◇최근에 배우들과 얘기 나눈거 있는지.

'라면 먹을래?', '아니 살 빼야해' 같은 그런 일상적이고 좋은 대화들만 많이 했다. 정말 가족같은 느낌이었다. 가족은 너무 갔나? 전우 같은 느낌. 혹은 서로 격려해주는 종교 모임? 이걸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시청자가 성준을 어떻게 봤으면 좋겠나.

좋아하고 닮고 싶은 배우의 결은 정만식 형이나 현우 형. 만식이 형 너무 센데 귀엽다. '나 마초요! 귀여워요!' 보다는 뭘해도 매력있는 느낌이 좋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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