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영 PD가 기안84가 솔루션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E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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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의 새로운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했어요”
지난 5일 첫 방송된 ENA ‘기안이쎄오’는 동병상련 CEO들을 위한 해결사가 된 기안84의 CEO 구출일지를 그리는 오피스 예능 프로그램이다.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의 최전성기로 꼽히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연출을 맡았던 황지영 PD가 지난해 MBC에서 퇴사한 뒤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26일 황지영 PD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황지영 PD는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관찰 예능에 한 획을 그었다. 황 PD의 연출에 영향을 받은 연출자들이 업계 전반에 많은 정도다. 그러나 ‘기안이쎄오’는 ‘나 혼자 산다’와는 결이 다른 프로그램이라 눈길을 끈다. 론칭을 하게 된 이유는 뭘까. 황 PD는 “제가 관찰 예능만 했던 것은 아니다. ‘무한도전’ 등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했었다. 그중 가장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게 ‘나 혼자 산다’였던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했던 것 같다. ‘나 혼자 산다’도 혼자 사는 게 짠한 게 아니라 멋있다는 걸로 인식의 기류가 바뀔 때쯤이었고, ‘도포자락 휘날리며’도 코로나 시국이라 외국에 나가기 힘들어졌을 즈음 갈증 해소를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황 PD는 또 “최근 어디를 가봐도, 비단 저희 업계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세대간 단절이 심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르다고 인식하는 정도를 넘어서 서로를 이해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너는 너, 나는 나’라는 느낌”이라며 “사람과 소통하면서 서로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했다”고 이야기했다.
황 PD는 지난해 MBC에서 퇴사한 뒤 스튜디오 어빗의 CEO가 됐다. 세대간 단절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 그 중에서도 CEO의 이야기에 집중한 이유는 바로 황 PD와 기안84 모두 CEO로 첫발을 내딛었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황 PD는 “기안84와 함께하는데, 기안84도 저도 CEO로 첫발 내딛으면서 선배들에 도움을 받고 또 솔루션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나 혼자 산다’ 뿐 아니라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등 여러 프로그램에 몸담아오면서 그간 황 PD와 인연을 맺은 스타들이 많다. 방송사에서 독립한 뒤 첫 프로그램이라는 기념적인 순간을 기안84와 함께 한 이유는 뭘까. 황 PD는 “사실 ‘기안이쎄오’와 ‘언더커버’를 함께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퇴사 후 첫 작품’이라는 의미는 안 두려고 했다”며 “꼭 기안84와 첫 프로그램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니고 많은 기획을 열어두고 하다가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져서 기안84와 함께 하게 된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기안이쎄오’를 보면 사원이 하는 역할이 더 많다. 기안84가 솔루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끔 서브MC 롤을 사원들이 맡아준다. 첫 회에는 기안84가 (프로그램 등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니 초면인 사원이 나오는 것 보다 이미 아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어서 한혜진이 출연하게 됐다”며 “기안84의 돌발 행동이나 표정을 잘 캐치해서 이야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니 한혜진이 본부장으로 스튜디오에서 역할을 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안이쎄오’가 총 8회이다 보니 레귤러 프로그램과 달리 8회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시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을 인식을 시켜줘야한다. 그래서 의사소통을 잘 할 수 있으면서 프로그램의 맥을 잘 짚어줄 수 있는 이들과 하게된 것”이라고 기안84와 한혜진을 캐스팅하게 된 배경을 언급했다.
그간 기안84는 ‘나 혼자 산다’ 뿐 아니라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등에서 기행을 보여줬다. 물티슈 포장을 냅다 옆으로 뜯어버리는가 하면 겐지스강 물을 마시거나, 도시락을 먹던 중 나온 닭뼈를 주머니에 넣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 양식을 보여줬다.
그러나 ‘기안이쎄오’에서는 그간 보여준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고 있다. 기안84는 “여기 기업의 지난해 매출이 좋았지만 순수익은 얼마 안 되는 걸로 안다”고 경제에 해박한 지식을 보여주거나, 제품 개발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등 그야말로 CEO로서 자질이 엿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황 PD는 “기안84가 ‘CEO가 보물섬을 보여줘야 직원들이 보물섬을 향해 가는데, 못 보여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제가 CEO로 보면 처음이지만, 팀을 이끌어나가는 리더로 보면 제가 프로그램의 리더로 팀을 꾸린지는 10년 정도 됐다. 기안84의 말을 들으면서 ‘나도 그간 보물섬을 못보여준 적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기안84의 의외의 면모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생활은 크게 게의치 않으면서 사는 것 같다. 그런데 CEO로서는 회사를 6년간 경영해보면서 성장한 게 아닌가 싶다. 기안84가 경제, 산업에 관심이 많더라”고 덧붙였다.
이어 “기안84가 정말 진심으로 한다. ‘장난처럼 느껴지거나 내가 하는 이야기가 도움이 안 되면 어쩌나’라는 이야길 심각하게 하더라. 예능적인 부분이 나오는 장면에서도 ‘이렇게 해도 될까?’란 고민을 할 정도로 진심이다. 기업들이 힘든 시기이지 않나. 기안84의 역할이 기업을 서포트하는 입장이다 보니 민폐가 안되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황 PD는 또 “(기안84의 새로운 모습은) 시청자분들이 낯설어하지 않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기안84의 일상 모습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나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많이 보여줬다. 후배들이 하는 프로그램인데 피해가 가지 않도록, 새로운 기안84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연출 방향성에 있어서도 고민했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②에 이어)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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