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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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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비대위장 권영세… “權-權 투톱 도로친윤검사당” vs “안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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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

검사 출신 친윤계 중진이 당권 장악… 권영세 “당 단합없인 쇄신도 없어”

“계엄옹호당 못 벗어나” “혼란 정리”… 당내 비판-옹호 목소리 함께 나와

국힘, 비상계엄 대국민사과 계획

동아일보

나경원과 악수하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지명된 권영세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의원(왼쪽)과 악수하고 있다. 나 의원도 비대위원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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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친윤(친윤석열)계 5선 중진 권영세 의원이 24일 지명됐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10일 만이고, 한동훈 전 대표 사퇴 8일 만이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검사 출신 친윤계 중진 ‘권영세 비대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 투톱 체제로 윤 대통령 탄핵 시 있을 조기 대선 국면을 준비하게 됐다. 윤 대통령의 위헌, 위법 논란이 불거진 12·3 비상계엄과 이어진 한동훈 지도부 체제 붕괴 뒤 여당 내에선 비대위 성격을 두고 ‘변화와 쇄신’ ‘통합과 안정’이란 양립하기 어려운 주장이 맞서 왔다. 결국 여당이 친윤계 및 중진 주류 의원들이 주장하는 안정의 길인 ‘도로친윤당’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계엄옹호당’이란 시선을 벗을 길이 사라졌다”는 비판과 “합리적 성품을 가진 권 의원이 당의 혼란을 정리해 나갈 것”이란 옹호의 목소리가 함께 나왔다. 권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변화를 보이면서도 전통 보수 세력도 고려해야 하는 ‘네모난 동그라미를 그리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기대에 부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26일 당 상임전국위원회, 30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임명된다.

국민의힘은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 비상계엄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할 계획이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 마음이 풀릴 때까지 계속해서 사과를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 권영세 “당 안정 단합 없는 쇄신 없어”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새로운 비대위는 국정 안정과 당의 화합과 변화라는 중책을 맡아야 한다”며 새 비대위원장 후보로 권 의원을 지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권 의원은 수도권 5선 국회의원으로, 실력과 통합의 리더십을 인정받아 정부와 당의 핵심 보직을 두루 지냈다”고 지명 이유를 들었다. 여당 의원들은 의총에서 박수로 권 의원 지명을 추인했다.

권 의원은 비대위원장에 지명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쇄신은 사실 당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뤄질 수가 없다”며 “안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당의 단합이다. 당이 안정이 안 된 상태에서 어떻게 당을 바꿀 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변화보다는 당의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2년 선배인 권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대선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대선 승리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에는 초대 통일부 장관을 맡는 등 친윤계 의원으로 분류된다. 다만 서울(용산-영등포을)에서만 5선을 한 권 의원은 친윤 색채가 비교적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당내 의원들과 두루 소통하며 극단적인 언행을 하지 않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평가가 비대위원장 지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권 의원은 2022년 대선 전 당내 경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가 윤석열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

권 의원은 당내 계파 다툼이 극심했던 2007년 한나라당 시절에도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 사이에서 중립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여당 재선 의원은 “권 의원은 화합, 조정형 인사”라며 “원내외 인사들을 아우르면서 당내 정치를 복원하게 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여당 내 “친윤 투톱, 조기 대선 가면 어려울 것”

하지만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탄핵에 반대한 친윤계 의원이 당권을 쥔다는 점에 대한 당내 비판도 상당하다. 조기 대선 승리를 위해선 당의 화합보다는 국민 눈높이를 맞추는 중도층 외연 확장이 중요한데 친윤 투톱 체제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친한(친한동훈)계인 6선 중진 조경태 의원은 통화에서 “당의 희망의 불이 꺼져 가고 있다”며 “‘내란의힘’ 이미지를 벗어나야 하는데, 이렇게 가면 조기 대선에선 어떤 후보를 내도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4선 중진 안철수 의원도 “영남당, 극우당, 그리고 친윤당이 되지 않을 수 있을지 지혜를 같이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통화에서 ‘도로친윤’ 지적에 대해 “정부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당연한 것이고, 계파로 볼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 등 주요 지도부 인선에 대해선 “밸런스에 맞게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 탄핵에 분명한 반대를 한 사람도 있고 찬성한 사람도 있지만 둘 사이에서 어느 쪽에 가까운 사람들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여당 일각에선 새 당 사무총장으로 친윤계인 4선 박대출 의원과 비윤(비윤석열)계인 3선 이양수 의원이 거론된다. 정책위의장은 김상훈 현 의장 유임 이야기가 나온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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