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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임시 보금자리 찾은 KB손보… 혼돈의 중위권, 돌풍의 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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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선수단이 득점을 올리고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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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벼락 같았던 떠돌이 신세, 하지만 흔들릴 수는 없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은 최근 2시즌 6위, 7위에 그치며 고개를 떨궜다. 어두운 터널 속, 올 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했다. 자유계약(FA)으로 영입한 나경복, 세터 황택의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을 알리며 새 장을 열 수 있었기 때문. 구단 최초 외인 사령탑인 미겔 리베라 감독까지 영입하며 칼을 갈았다.

녹록지 않았다. 숱한 악재들이 KB를 괴롭혔다. 개막 직전 리베라 감독이 건강상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설상가상 홈구장인 의정부 체육관에도 이슈가 터졌다. 지난달 28일 지붕 누수 등에 의한 안전 문제로 의정부 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체육관 폐쇄 결정을 통보받은 것. 그렇게 열띤 응원을 보내주던 홈팬들까지 잃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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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의 임시 홈구장이 된 경민대 체육관의 외관.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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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경기를 인천 계양체육관, 안산 상록수 체육관 등에서 치르며 이곳저곳을 전전했다. 구단이 임시 홈구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배경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연고지에 있는 경민대학교가 대안으로 떠올랐고, 다음 학기 시작 전인 2월 말까지 이곳에서 홈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6라운드가 열릴 3월은 걱정이지만, 어쨌든 보금자리를 찾으면서 한숨을 돌렸다.

기분 좋은 연승이 찾아왔다. 경민대에서 처음 열린 22일 3라운드 한국전력전에서 셧아웃 승리를 거둬 시즌 2번째 2연승을 달렸다. 7승9패, 승점 21을 쌓으며 4위 도약에 성공했다.

혼란의 중위권 다툼에서 일순 돌풍의 핵으로 부상했다. 3위 우리카드(8승8패·승점21)와도 승점 균형을 맞췄다. 5위 삼성화재(5승11패·승점20)와의 차이가 근소한 건 맞지만, 1승5패로 무너지던 1라운드를 떠올려보면 상전벽해처럼 느껴질 지금의 위치다.

중심에는 KB가 믿고 택한 외인, 안드레스 비예나(스페인)가 있다. 팀이 치른 16경기에 모두 나서 60세트를 소화해 365득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린다. 공격성공률도 52.81%로 리그 3위다. 특히 황택의와의 찰떡호흡을 보여주는 퀵오픈(성공률 63.76%·1위)이 별미다.

허수봉, 정한용 등과 함께 공격지표 순위에서 토종 자존심을 지키는 나경복은 명성대로의 기대감을 증명한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날개 황경민과 중앙의 차영석, 박상하 그리고 리베로 정민수까지 굵직한 베테랑들도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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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의 임시 홈구장이 된 경민대 체육관의 전경. KB손해보험 팬들이 열띤 응원을 보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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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하는 과정, 하지만 아직 과제는 있다. 1∼3위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우리카드 상대로 아직 1승도 없다는 점이다. 상성이라는 벽을 한 차례 깨부숴야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또한 마틴 블랑코 수석코치가 대행하고 있는 감독 자리에도 새 얼굴을 빨리 채워야 한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을 세우려 했다가 클럽 겸직 문제로 물거품이 된 것은 물론, 구설수에까지 오른 아픔도 있다. 그 잡음을 지워줄 든든한 사령탑의 존재로 스텝업을 노려야 할 때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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