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 우리카드 알리(오른쪽)와 현대캐피탈 레오(왼쪽)가 충돌하고 있다.제공 |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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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레오(왼쪽)가 우리카드 파에스 감독에게 항의하고 있다.제공 |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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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구성원의 ‘기질’이 다양해지면서 V리그 분위기도 변화하고 있다.
이번시즌 V리그는 외국인 지도자의 증가와 외국인 선수, 아시아쿼터 등의 합류로 인해 ‘다문화 사회’로 변하고 있다. 유럽과 남미, 일본 등 다양한 나라의 지도자들이 팀을 이끌고, 아시아쿼터로 이란 선수들이 들어왔다. 국내 지도자나 선수보다 이방인의 비중이 커지는 모습이다.
리그의 질과 다양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역효과도 있다. 바로 불문율을 넘어서는 갈등과 싸움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즌 내내 잡음이나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시즌 초반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과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이 충돌한 게 시작이었다. 경기에서 패한 파에스 감독이 권 감독에게 항의하며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됐다. 다행히 더 큰 일로 번지지 않았지만 이례적으로 사령탑 간의 충돌이 일어나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근에는 흥국생명 다니엘레 수석코치가 정관장 고희진 감독에게 다가가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듯한 행동을 취해 큰 논란이 됐다. 이후 흥국생명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상벌위원회에 회부되는 일을 피하지는 못했다.
흥국생명 다니엘레 수석코치.제공 |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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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에는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선수 간의 갈등이 일어났다. 경기 중 우리카드 아시아쿼터 알리와 현대캐피탈 외인 레오가 말싸움을 하다 5분 이상 경기가 지연됐다. 세트 내내 신경전을 벌이다 폭발한 결과였다. 결국 두 선수에게 레드카드가 주어지며 1실점씩 당했다.
레오는 경기 후에도 앙금이 남은 듯 알리와는 악수하지 않았다. 대신 파에스 감독에게 다가가 알리의 행동에 관해 문제 삼는 듯 항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파에스 감독이 겨우 달래 돌려보냈지만 다음 맞대결에서 다시 한번 부딪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남겼다.
흔히 배구는 ‘매너’의 스포츠라고 한다. 축구나 농구처럼 신체 접촉이 없고, 네트를 두고 싸우기 때문에 상대가 아닌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종목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른 종목과 비교하면 시즌 중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한 시즌에 한 두 번 일어날까 말까 한 게 현실이다.
이번시즌엔 공기가 달라졌다. 아직 시즌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남녀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워낙 다양한 국적의 다채로운 기질을 갖춘 인물들이 많다 보니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풍경을 자꾸 보게 된다.
자연스러운 변화로 볼 수도 있지만, 자칫 한국 문화를 무시하는 듯한 오해를 살 수 있다. 외인들이 많이 들어 왔다 해서 V리그 고유의 서로를 이해하고 예의를 차리는 문화를 꼭 훼손할 이유는 없다. 지도자,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구단 차원이 필요해 보인다.
개막 전 삼성화재의 김상우 감독은 “외국인 감독님들만의 개성을 존중해주되 우리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지금 상황에서 복기해야 하는 발언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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