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 미국에서 안 태어나 대통령 못한다… 나는 안전”

민주당 ‘머스크 대통령’ 주장에 트럼프 “날조된 얘기”

“파나마 운하 소유권 반환 요구할지도” 재차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2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보수단체 터닝포인트USA 주최로 열린 '아메리카 페스트 2024'에 참석했다./AFP 연합뉴스

“그는 대통령이 되지 못합니다.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가 이 나라(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거든요. 나는 안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22일 미국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에서 보수단체 ‘터닝포인트USA’ 주최로 열린 ‘아메리카 페스트 2024′에서 “일론 머스크가 실질적인 미국의 대통령 아니냐”는 민주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 “가짜뉴스(fake news)”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민주당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에게 대통령직을 양도했다고 주장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민주당의 주장을 ‘날조된 얘기(hoaxes)’라고 표현했다. 미국 헌법상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미국 시민권자인 부모에게서 태어나야 한다. 귀화한 시민은 대통령을 할 자격이 없다.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났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어 “난 똑똑한 사람을 두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그는 엄청난 일을 해왔다”고 머스크를 치켜세웠다.

민주당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임시 예산안 등 국정 현안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의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이 합의한 임시 예산안을 트럼프 당선인과 머스크가 함께 비판하면서 뒤집기에 나서자 “머스크는 그림자 대통령”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머스크를 견제하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화당 토니 곤살레스 하원의원(텍사스)은 미 CB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에게는 대통령도 있고 부통령도 있고 하원의장도 있다”면서 “일론 머스크는 우리의 총리인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같은 논란을 직접 언급하며 확실히 선을 긋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미 해군 및 상업용 선박에 대한 수수료를 문제 삼으며 파나마 정부에 파나마 운하의 소유권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파나마가 부과하는 수수료는 터무니없이 불공평하다”면서 “(미국이 파나마에 운하의 소유권을 넘긴) 이 관대한 기부의 도덕적·법적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신속하고 완전하게 의문의 여지 없이 반환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그것을 참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니 파나마의 당국자분들은 그것에 따라서 행동해달라”고 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길이 82㎞의 파나마운하는 미국 주도로 1914년 완공됐으며, 1977년 파나마의 지도자 오마르 토리호스와 당시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간의 조약으로 1999년 파나마로의 소유권 이전이 이뤄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주장에 파나마는 반발하고 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22일 X(옛 트위터)에 4분 30초짜리 연설을 올리고 “파나마 운하와 그 인접 지역은 파나마 국민의 독점적 재산”이라면서 “단 1㎡도 양보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에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파나마가 갈취를 끝내지 않으면 파나마운하를 전면적으로 반환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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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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