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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독일서 차량 돌진, 70명 사상…용의자는 사우디 난민 출신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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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1일(현지시각)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독일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 참사 현장을 찾아 조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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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크리스마스 야외 장터에서 차량을 돌진해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용의자가 ‘반(反)이슬람’ 행보를 보이던 사우디 출신 의사로 파악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각) 사건에 정통한 독일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용의자가 사우디의 엄격한 이슬람 신정(神政) 체제로부터 도망쳤다고 주장하며 2006년 독일에 망명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앞서 라이너 하젤로프 작센안할트주 총리는 용의자에 대해 “사우디에서 온 50세의 의사로, 2006년부터 합법적으로 독일에 거주하고 있었다”고만 밝혔다. WSJ는 이에 더해 용의자가 독일 영주권을 받은 뒤 베른부르크라는 마을에 살았으며 이곳에서 의사 및 심리치료사로 일했다고 전했다.

그는 독일에 있는 소규모 사우디 커뮤니티에서 반이슬람과 여성 인권 운동가로 명성을 얻었다고 한다. 또 여러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채널을 운영하며 이슬람화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망명 신청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제공했다.

특히 중동에서 여성들이 박해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자주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거나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는 독일대안당(AfD)을 지지하는 콘텐츠를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며칠 전에는 독일 정부가 이슬람화를 장려하고 있다며 자신이 이슬람교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보여 당국이 검열하고 박해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용의자는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독일 정부가 급진적 이슬람을 용인하고 있다”면서 독일로 오는 것을 피하라고 난민 신청자들에게 경고했다.

WSJ는 용의자에 대해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온 ‘젊은 급진주의자’라는 최근 테러 용의자들의 프로필과는 맞지 않는다”며 “보다 복잡한 용의자의 초상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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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마켓 통로에 밀집한 인파를 향해 차량이 돌진하고 있다. /X(옛 트위터)


이날 오후 7시쯤 독일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차량이 돌진해 최소 2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쳤다.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성인 1명, 어린이 1명이다.

용의자가 탄 BMW 차량은 가판대 사이 통로에 밀집한 인파 속으로 고속 질주했다. 하젤로프 총리는 “용의자가 심문받고 있다”며 아직 테러라고 규정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하지만, 테러 행위로 확인될 경우 이 사건은 다가오는 선거 캠페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WSJ는 전했다. 독일 사회에 난민 수용과 안보에 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독일은 유럽연합 중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하는 국가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23만6399건의 난민 신청을 받았다.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는 AfD의 앨리스 바이델 대표는 “생존자와 부상자를 위해 기도한다”며 “이 광기는 언제 끝날까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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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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