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20일 서울 명동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2024.12.20. /사진=전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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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환율 흐름에서 물가상승에 대한 경계감이 짙어졌다. 국내 공급물가 오름세가 반년여 만에 가장 커졌고 이는 연이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탄핵정국 여파로 경기하방 압력마저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필요성도이부상했다. 물가안정 흐름이 지속된다면 가용한 카드이지만 앞으로 환율 변동에 따라 발목이 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20일 한국은행의 생산자물가지수(잠정) 통계에 따르면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11월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지난 4월(1.0%)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공급물가는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를 결합해서 산출된다. 공급물가 상승은 환율 상승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급등으로 수입품 가격이 크게 오른 탓이다.
이달 들어 환율 오름세가 더욱 가팔라진 점을 고려하면 수입물가를 더욱 자극할 공산이 크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정국 속에서 외환시장 변동성은 크게 확대됐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종가는 전날 대비 16.4원 오른 1451.9원으로 집계됐다. 종가 기준 환율이 1450원선을 웃돈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이날도 1450원선 안팎에서 움직였다.
게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발언이 환율 오름폭을 더욱 키웠다. 일각에선 환율 상단을 1500원 선까지 열어놔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주유소 기름값이 9주 연속 상승중인 15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기름값이 표시돼 있다. 2024.12.15. /사진=전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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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파로 전년동월 대비 1%대 안정세(11월 1.5%)를 보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가까이 반등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물가 안정에 크게 기여했던 기름값 오름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경유 가격은 10주 연속 상승곡선이 예상된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선 안팎에서 움직였지만 환율 상승에 따라 원화로 환산한 유가(수입 비용)가 치솟은 영향이다
이날 기준 휘발유 평균 가격은 1657.5원, 경유 가격은 1502.2원이다. 9주 연속 상승했던 12월 둘째 주(12월 8일~12일) 휘발유 1646.2원, 경유 1489.2원에서 오름폭을 더욱 키운 것이다.
환율 급등은 통화정책에도 변수다. 내수 부진 등 경기하방 압력으로 금리인하 필요성에 힘을 실리지만 최근 상황에서 섣불리 내렸다간 환율은 물론 물가 오름세까지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하는 상황에서 한-미 금리 격차(1.5%p)만 키우게 되기 때문이다. 대체로 금리인하를 비롯한 유동성 대책은 물가안정을 제한한다.
최근 야당 중심으로 거론되는 추경 편성 가능성도 변수다. 재정대책이 열악한 민생과 경기대응책으로 부상 중이다. 이 또한 물가안정을 기반으로 선택해야 할 카드란 해석이 짙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제 하방 압력이 있는 상태라 추경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장기 재정건전성에 영향을 줘선 안 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타겟팅해서 소폭의 재정정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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