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당내 중진' 비대위원장 선호…김기현·권영세·나경원 물망
권성동 "당·내외 안 가리고 검토"…'친윤 지도부' 이미지 우려하는 듯
비상의원총회 참석하는 권성동 의원 |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가 함께 당 수습을 이끄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내부에서는 5선 김기현·권영세·나경원 의원이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이 있는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원외 인사까지 폭을 넓혀 후보를 물색하는 모습이다.
재선·3선·4선 의원들은 20일 선수별 모임을 갖고 '투톱 체제'로 가는 게 낫다는 결론을 냈다.
재선 모임 간사인 엄태영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원 마이크'보다는 '투 마이크'가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고, 김석기 의원도 3선 의원 모임을 마치고 "비대위원장이 할 일이 많은데, 원내대표가 혼자 할 경우 업무 과부하가 걸린다"고 말했다.
전날 모임을 가진 초선 의원들도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분리하는 것이 낫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의 '투톱' 체제로 기울면서 새 비대위원장 인선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3선 의원 모임에서는 권영세·나경원 의원을 비대위원장 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
4선 의원들은 구체적인 인물을 거론하지 않은 채 '경험 많은 원내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좋겠다고 밝혔고, 재선 의원들은 권 권한대행에게 일임하기로 했다.
다만, 권 권한대행은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해 "아직 가닥을 못 잡았다. 이런저런 의견이 대립해서 고심 중"이라며 "당내·외 인사를 가리지 않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원내 중진'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방안에 더해 원외 인사 기용까지 고려하겠다는 뜻이다.
당 안팎에서는 당 '투톱' 모두 '친윤(친윤석열)' 또는 '탄핵 반대' 성향의 인물로 채워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비대위원장 물망에 오른 김기현·권영세 의원은 대표적인 친윤계로 분류되고, 나경원 의원을 포함해 모두 공개적으로 탄핵에 반대했다.
권 권한대행 스스로 '친윤 핵심'으로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하는 데 앞장섰던 만큼, 비대위원장은 상대적으로 친윤 색채가 옅은 인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경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탄핵에 반대했던 인물이 비대위원장이 됐을 경우 '계엄 옹호당'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을까"라며 "대통령과 분리 작업을 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욱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됐고, 잘못된 것에 대해 정확한 입장 표명을 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chae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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