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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한덕수·권성동…민주 “내란비호 세력” 공세수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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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국민의힘을 규탄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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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양곡관리법 등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데 이어 20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여당과 ‘원팀 체제’로 밀착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술렁이고 있다. 12·3 내란사태로 탄핵소추된 윤석열 대통령이 재판을 지연시키며 반격을 시도 중인 사실과 더불어 ‘내란 비호 세력이 결집·선동에 나서고 있다’고 보는 까닭이다. 야당은 한 대행이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과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수용을 거부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다음주부터 다시 ‘야전 모드’로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와 긴급 의원총회, ‘한덕수 대행 규탄·내란 동조 국민의힘 해체 촉구’ 규탄대회를 잇따라 열어 당 소속 의원들과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야당이 탄핵소추 카드로 압박하고 있는데도 한 대행이 19일 거부권을 행사했을 뿐 아니라, 이날 국정안정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탄핵 반대 세력인 ‘권성동 지도부’와 견고한 원팀 기조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한 대행은 특별검사법에 따라 ‘지체 없이’ 국회에 의뢰해야 하는 ‘내란 상설특검’ 추천도 엿새째 뭉개고 있다. 야당은 탄핵심판 사건 서류 송달 거부로 재판 지연에 나선 윤 대통령이 친구인 석동현 변호사를 통해 앞서 19일 “내란이 아닌 소란이었다”, “광기적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등의 주장을 편 것 역시 극우 지지층 결집을 노린 ‘선동’이라고 보고 있다.



내란 전후 정국을 주도해온 민주당 중진들은 이같은 움직임에 우려를 쏟아냈다. 당 ‘내란극복·국정안정특위’ 위원장을 맡은 김민석 의원은 이날 특위 회의에서 “내란 비호 세력의 결집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도 그 간판이 되는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판단돼 상당히 심각하게 판단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위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추미애 의원 역시 “내란 비호 세력이 증거 은폐와 세력 규합뿐만 아니라 또 한번 국민 선동에 나서고 있다”며 “국정 안정을 위한 조속한 길은 내란 사건의 진실을 빨리 밝히고 헌법재판소가 빠른 탄핵심판에 나서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검찰이 19일 검찰이 박헌수 국방부 조사본부장과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을 두고도 “경찰과 군 조사본부 수사의 힘을 빼기 위한 기획이라면 정치 검찰을 인정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국가정보원 출신인 박선원 의원이 공개한 제보도 야당에 긴장을 더하고 있다. 박 의원은 특위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기 직전 여당을 비롯한 각계에 ‘2주만 버텨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제보에 의하면 지난 탄핵 표결 직전 용산에서 국민의힘을 비롯한 각 측에 ‘2주의 시간이 필요하다. 2주를 버텨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올해 연말이나 내년 1월까지 내란 세력들이 어떻게든 새로운 계기를 찾기 위해 뭔가 준비하고 준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대국민 여론전이나 탄핵심판 대응을 넘어, 윤 대통령이 국면을 뒤집을 반격 카드를 준비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과 내란 특검법 수용의 열쇠를 쥔 한 대행의 처분을 놓고 의원들 사이에 격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민희 의원은 ‘진작에 한 대행을 탄핵했어야 했다’고 주장했고, 한 대행의 행보를 좀 더 지켜보자고 했던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오늘이라도 탄핵 여부를 결정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이날 의총에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일단 한 대행의 처신을 지켜보며 탄핵 일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상설특검 임명절차 돌입 여부가 한 대행 조기 탄핵 여부의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김민석 의원은 이날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크리스마스(25일) 전에 (한 대행의 탄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야당은 오는 23일부터 비상시국임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윤 대통령 파면과 구속을 요구하는 비상행동에 돌입하고, 시민단체들이 주최하는 주말 집회 참석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1월초까지 당 소속 의원들의 국외 출국도 금지하기로 했다. 또 12·3 내란사태를 “내란 아닌 소란 정도”라고 주장한 석동현 변호사를 형법상 ‘내란 선전 행위’로 고발해 극우 세력의 사실 왜곡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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