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파트너 업체에 동남아시아 현장 점검 요청
[장자커우=AP/뉴시스]사진은 2022년 2월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시에서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 국기가 겐팅스노우파크에 휘날리는 모습. 2023.08.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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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칩이 중국으로 유출된 과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19일(현지시각)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상무부가 엔비디아에 지난 1년간 중국으로 유출된 자사 칩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상무부의 요청에 응해, 최근 슈퍼마이크로 컴퓨터와 델 테크놀로지스 등 서버 업체에 동남아시아 고객에 대한 임의 현장 점검을 실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소식통은 일부 슈퍼마이크로 고객들이 이 업체에서 구매한 서버의 일련번호를 복제해 다른 서버에 붙였으며, 또 다른 고객들은 운영 체재(OS) 상에서 일련번호를 불법 변경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슈퍼마이크로와 델 테크놀로지가 제조하는 서버 제품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이 내장돼 있는데, 미국 상무부 등은 밀수업자들이 이 같은 방식으로 엔비디아 칩 추적을 어렵게 불법 유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최근 슈퍼마이크로의 검사에서 엔비디아 칩 밀수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5명은 지금까지 적발을 피했다고 말했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이들 업체들은 AI 칩 유출과 관련된 바이든 정부의 규제 지침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중국으로의 최신 칩 밀수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자사는 고객과 파트너가 모든 수출 통제 규정을 엄격히 준수할 것을 요구하며, 중고 제품의 불법 유통은 우리 사업에 이익이 아닌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슈퍼마이크로는 디인포메이션에 보낸 성명에서 "칩 판매 및 수출에 대한 모든 미국 수출 통제 요건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며 제3자에 의한 제품의 불법 수출 또는 재수출 사례를 조사하고 이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AP/뉴시스]= 사진은 지난 7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엔비디아 오피스 빌딩 표지판. 2024.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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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테크놀로지스도 "유통업체와 재판매 업체가 모든 관련 규정 및 수출 통제를 준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파트너들이 이러한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 계약 관계 종료를 포함해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고급 칩은 이 경쟁에 핵심 요소인 AI 시스템을 훈련하는 데에 필수적인 요소다.
엔비디아는 AI 모델 학습에 필수 반도체인 AI 가속기 시장의 약 98%를 장악하고 있으며, 그 핵심 부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미국은 중국이 엔비디아 등의 AI 칩을 무기 개발 및 해킹에 사용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며, AI 칩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022년 8월께 엔비디아 등을 대상으로 최첨단 칩 중 A100·H100 등 특정 칩을 중국으로 수출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규제를 발표했다.
또 지난 2일엔 중국의 AI 군사활용 등을 억제하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해 수출 통제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약 140개 기업이 해당 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이처럼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 강도가 날로 세지면서,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최신 칩을 밀수하려고 동남아시아 등 제3국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서방은 의심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9월 중국 기업들이 책만 한 크기의 엔비디아 칩을 숨겨 밀수해 오는 방식으로 미국 규제를 우회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 일본, 인도네시아 무역 상인들은 종종 엔비디아 프로세서 등을 옷 속에 숨겨 홍콩으로 선적한 다음 국경을 넘어 중국 심천으로 가져온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은 중국이 제3국으로부터 AI용 첨단 반도체 칩을 공급받는 것을 막기 위한 새로운 통제 조치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이 제3의 국가를 통해 첨단 반도체 칩 등을 공급받는 것을 제한하려 했지만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이 아니어서 중국의 GPU 밀수의 핵심 국가로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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