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의원연맹 주도…"내년 여름 이시바 총리 퇴진론 본격화 관측"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 |
20일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전 총리 등 30여명은 '아시아 탈탄소 공동체'(AZEC) 구상을 뒷받침할 의원연맹을 만들어 전날 첫 회의를 열었다.
AZEC는 기시다 전 총리가 총리 재임 시절 탈탄소와 경제성장을 목표로 일본과 동남아시아 각국이 협력할 것을 주장하며 내놓은 구상이다.
기시다 전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이 모임의 최고 고문을 맡기로 했다. 회의에는 사이토 겐 전 경제산업상,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구 아베파의 실세 중 한명인 하기우다 고이치 의원 등이 참석했다.
그는 같은 날 밤 도쿄의 한 식당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스즈키 슌이치 전 재무상 등 기시다 내각 때 각료를 맡은 약 15명과 식사 모임도 가졌다.
기시다 전 총리는 지난달에는 '자산운용입국' 의원연맹 회장에 취임했다.
자산운용입국은 기시다 내각이 예적금 등으로 편중된 가계 자산의 투자상품 이전을 유도하며 정책을 펼치는 과정에서 내건 구호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전 총리의 이런 움직임과 관련해 "당내에서는 다시 권력을 찾으려는 발판 다지기가 아닌가 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은 저조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가운데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시바 총리 퇴진론이나 교체론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일본에서는 전임 총리가 다시 총리에 오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아베 신조 전 총리도 2006년 9월부터 1년간 총리로 지내다가 물러난 뒤 2012년 12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다시 총리를 맡았다.
이에 따라 상황만 갖춰지면 기시다 전 총리도 재집권을 노릴 수 있다.
한편, 기시다 전 총리는 이날 산케이신문이 보도한 인터뷰에서 총리 재집권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재임 중 헌법 개정을 통해 자위대 근거를 명기하려고 한 것과 관련해 "유감이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며 "이제까지 쌓아온 논의를 후퇴시키면 안 되고 국회의원 입장으로서 결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전 총리는 내년 1월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미국과는 동맹국을 중시하는 안보 논의를 해왔지만 (트럼프 정부는) 다자보다는 양자 논의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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