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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우리 타나차가 달라져서 돌아왔어요’...도로공사 재입성한 타나차, 명실상부 팀내 NO.1 공격옵션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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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타나차가 달라져서 돌아왔어요’

프로배구에 아시아쿼터가 처음 도입된 2023~2024시즌. 도로공사는 4순위 지명권으로 태국 국가대표 아포짓 스파이커 출신인 타나차 쑥솟을 뽑았다. 아포짓 출신답게 공격력은 꽤 괜찮았지만, 리시브가 문제였다. 상대 목적타 서브에 흔들리는 모습이 빈번하게 나오면서 코트 밖으로 쫓겨가기 일쑤였다. 지난 시즌 36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365득점. 경기당 평균 10점 정도를 올려줬다. 38.90%의 공격 성공률은 준수했지만, 리시브 효율이 26.62%로 너무 좋지 않았다. 타나차와 같은 태국 국가대표 출신인 위파위를 영입한 현대건설은 통합우승을 차지했기에 더욱 극명하게 비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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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도로공사와의 재계약은 없었다. 타나차는 다시 한 번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V리그의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그를 불러주는 팀은 없었다.

도로공사는 2024~2025시즌 아시아쿼터 선수로 쿠바와 카자흐스탄 이중국적 보유자인 유니에스카 로블레스 바티스타(등록명 유니)를 3순위로 뽑았다. 189cm의 신장에 공격력이 괜찮다는 평가였다. 도로공사 고위 관계자는 “1순위가 나와도 유니”라고 할 정도였다고.

그러나 통영 KOVO컵에서 첫 선을 보인 유니의 기량은 기대 이하였다. 무엇보다 리시브가 이런 구멍이 있을 수가 없었다. KOVO컵 3경기 중 2경기에서 리시브 효율 0%를 기록했고, 그나마 1경기는 8%에 그쳤다. 공격은 그나마 나았지만, 리시브에서의 마이너스를 상쇄시킬 수준은 아니었다. V리그 개막해서도 리시브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단 2경기에서 7득점, 공격 성공률 35%, 리시브 효율 11.76%를 남기고 기량 미달에 워크에식까지 불량한 모습을 보여 퇴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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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는 아시아쿼터 빈 자리를 찾기 위해 한 달을 넘는 시간을 물색했지만, 리시브가 되는 아웃사이드 히터를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결국 다시 타나차를 선택했다. 루마니아리그에서 뛰고 있어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V리그 경험을 고려한 영입이었지만, 과연 팀 전력에 보탬이 될까라는 의구심은 지울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V리그에 재입성한 타나차는 지난 시즌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마치 얼굴에 점 하나를 찍고 돌아온 건가 싶을 정도로, 얼굴은 지난 시즌과 그대로인데 기량이 크게 향상된 모습이다.

리시브는 여전히 불안하다. V리그 재데뷔전이었던 지난 7일 정관장전부터 19일 페퍼저축은행전까지 4경기를 뛰며 기록한 리시브 효율은 30.08%. 지난 시즌보다는 소폭 오른 모습이지만, 133개의 서브를 받아 서브득점을 10개나 허용할 정도로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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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은 공격력. 특유의 탄력을 앞세운 공격력이 몇배나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왔다. 7일 정관장전에서 14점, 공격 성공률 34.21%를 기록할 때만 해도 그리 달라진 게 없나 싶었지만, 11일 GS칼텍스전(19점, 44.74%)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15일 현대건설전부터는 팀내 NO.1 공격옵션으로 올라선 모습이다. 비록 1-3으로 패하긴 했지만, 현대건설전에서 45.45%의 공격성공률로 23점을 몰아치며 주포 역할을 해낸 타나차는 페퍼저축은행전에서는 무려 40.35%의 공격을 책임졌다. 이는 강소휘(25.15%), 니콜로바(21.05%)보다 훨씬 높은 공격 점유율. 39.13%의 공격 성공률로 29점을 몰아치며 세트 스코어 3-2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4세트에 쥐가 나는 모습이 나왔지만, 5세트에 블로킹 1개 포함 6점을 폭발시켰다. 5세트 공격 성공률은 55.56%였다. 1,2라운드에 페퍼저축은행에 모두 패했던 도로공사는 타나차 덕분에 페퍼저축은행전 시즌 첫 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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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차가 상전벽해급으로 달라진 기량으로 돌아오자 니콜로바가 더 아쉬워지는 도로공사다. 외인 치고는 작은 키인 183cm의 니콜로바는 왼손잡이라는 장점을 빼면 전혀 특색이 없는 모습이다. 699개의 공격을 시도해 피블로킹만 58개. IBK기업은행 빅토리아(60개)에 이어 리그 전체 2위다. 다만 빅토리아는 리그 최다이자 니콜로바보다 169번이나 많은 868개의 공격을 시도해 나온 수치다. 빅토리아는 398득점으로 부동의 리그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19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도 니콜로바가 제 몫을 해줬다면 도로공사는 풀세트까지 가지 않고 4세트에 경기를 마무리해 승점 3을 온전히 챙길 수 있었다.

이쯤이면 생각나는 이름이 하나 있다. 정관장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성공적으로 전향해 ‘세르비아 천재’로 불리고 있는 부키리치. 스포츠에 만약은 없다지만, 도로공사가 부키리치와 재계약을 했다면 어땠을까. 확실한건 순위표에서 지금보다는 몇 계단 위에 있을 것은 분명하다.

19일 현재 도로공사는 4승12패, 승점 12로 6위. 봄 배구 마지노선에 걸쳐있는 3위 정관장(승점 26, 9승6패), 4위 IBK기업은행(승점 25, 9승6패)와의 격차는 꽤 나지만, 아직 20경기나 남아 포기하기는 이르다. 180도 달라져 돌아온 ‘타나차 효과’는 이어질 수 있을까. 도로공사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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