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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어느 날 갑자기 살해된 새신랑, 유력한 용의자는 아내?
19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살인 설계자'라는 부제로 충격적인 살인 사건의 그날을 추적했다.
1999년 11월, 새 신부 수연 씨는 며칠 전 밤낚시를 나갔던 남편이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는다. 남편 임경태 씨가 차 안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는 것.
그런데 사건 현장이 조금 석연찮았다. 운전석에서 조수석을 향해 쓰러져있던 경태 씨. 신발은 한 짝이 벗겨져 있었고 차에 꽂혀있어야 할 차 키가 사라지고 없었다는 것.
또한 경태 씨가 쓰러져있던 쪽과 반대쪽에 시반이 형성되며 이에 경찰은 타살이라 확신하고 계획 살인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경찰은 다름 아닌 경태 씨의 아내 수연 씨를 유력한 용의자라 판단했다.
경태 씨 부부는 상견례와 결혼식도 없이 혼인신고만 하고 곧바로 동거를 시작했는데 경태 씨 앞으로 6개의 생명보험이 가입되어 있었고 경태 씨가 사망했을 경우 수연 씨가 무려 최대 9억 원의 보험금을 수령하게 되는 것이었다.
경찰 수사관은 수입의 3분의 1 이상이 보험료로 들어간다는 것도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혼인신고부터 사망까지 단 한 달 안에 모든 일이 일어나 의심을 더했다.
그런데 자신도 많은 보험에 가입했다며 자신은 사건과 무관하다 주장하는 수연 씨. 보통 보험사기의 경우 피해자만 많은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달리 이 사건은 아내도 많은 보험에 가입되어 범죄 혐의점이 약했다. 이에 경찰은 수연 씨를 그냥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경태 씨의 장례 후 수연 씨가 사라졌다. 어디에서도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곤란함을 겪던 그때 경찰은 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다. 수연 씨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는 것.
부산의 한 모텔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수연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수사가 시작되고 진실이 드러났다. 현장에 있던 유서와 소주병에서 제3의 인물 강영민의 지문이 발견된 것. 그리고 이 지문은 경태 씨가 사망한 현장에서도 발견되어 충격을 안겼다.
지문의 주인공은 28세 남성 강영민. 그는 대전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남자로 경태 씨가 일했던 인쇄소의 사장이었다. 그리고 경태 씨와 수연 씨를 소개해준 것도 그였다.
당시 두 건의 사기로 지명수배가 된 강영민. 인쇄소 경영난으로 빚을 진 그는 사채업자와 경찰을 피해 도망 다니는 신세였다. 그런데 수연 씨 사망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이 유서는 수연 씨와 영민 씨가 각각 작성한 두 장의 유서였다.
애가 둘이었던 유부남 강 씨의 내연녀였던 수연 씨. 이들은 유서를 통해 제3의 인물이 사건에 관련되어 있음을 암시하며 함께 목숨을 끊는다는 내용을 남겼다. 그리고 강 씨는 현장에 한 명의 시신만 있다면 자신은 태종대 바다에 스스로 뛰어들었을 것이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또한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애틋함을 유서에 담은 강 씨.
경태 씨에게 수연 씨를 소개했던 강 씨. 수연 씨와 강 씨는 대체 어떤 이유로 경태 씨를 끌어들였던 것일까? 그리고 이들이 유서에서 언급한 것처럼 제3의 인물이 경태 씨를 살해한 것일까?
그런데 이때 경찰은 수연 씨 사망 현장 조사와 부검을 통해 수연 씨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니라 타살되었을 가능 서잉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태종대에서 강 씨의 사체가 아닌 다른 남성의 사체가 발견되며 강 씨가 살아있다는 가능성에 확신을 더했다.
강 씨에 대한 조사를 하며 그의 집을 찾은 경찰들. 그런데 이곳에서 경찰들은 또다시 충격에 빠진다. 수연 씨의 사체가 발견되기 6개월 전 강 씨의 아내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해 죽을 뻔했다는 것.
집에 잘 오지도 않던 강 씨가 집으로 돌아왔던 그날. 그는 아내에게 함께 식사를 하자며 고기를 사 오라고 했고, 강 씨가 준 돈을 받아 삼겹살을 사서 돌아오는 그때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었지만 전치 16주 다리 골절로 어쩌면 영구장애까지 남을 수 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사고 발생 딱 한 달 전 강 씨가 아내의 교통사고 안전 보험에 가입했던 것이다. 그리고 앞선 2월에도 또 다른 교통사고 안전 보험에 가입했던 것.
주말이나 휴일에 사고가 나면 보험금이 두 배가 되는 보험, 그리고 사망하면 최고 1억 2천만 원의 보험금이 나오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던 강 씨의 아내. 그런데 공교롭게도 강 씨의 아내가 사고를 당한 날은 일요일이었다.
그리고 사고 이후 강 씨는 아내의 보험금만 챙겨 사라졌고 단 한 번도 집에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어 충격을 안겼다.
이후 경찰은 강 씨가 운영하던 인쇄소에 원인 불명의 화재 사고가 발생했고 이에 강 씨가 5천만 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리고 당시 사건 현장에서 화상을 입은 안 씨의 자백으로 강 씨가 안 씨와 유 씨에게 방화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태 씨 사망 1년 전, 1998년 9월 빚 독촉에 시달리던 강 씨는 친구 안 씨와 유 씨에게 인쇄소에 불을 내주면 천만 원씩 주겠다고 제안해 철저한 방화를 설계했던 것이다. 이에 계획대로 방화를 실행한 두 사람. 하지만 안 씨의 실수로 불이 자신의 몸으로 옮겨 붙었고 이에 화상을 입었던 것.
사건 4개월 뒤 1999년 1월 거액의 보험금 수령한 강 씨. 사고로 위장된 방화 보험 사기는 그렇게 묻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유 씨가 12월 중순 우연히 강 씨를 목격했다고 진술해 그가 살아있다고 확신해 다시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당시 강 씨의 가족들과 살갑게 연락을 취한 여성 한 씨가 포착되었다. 사실 그는 강 씨의 또 다른 내연녀였다.
이에 경찰은 한 씨에게 강 씨가 어떤 사람인지 밝혔고 충격에 빠진 한 씨는 강 씨의 은신처 열쇠를 건넸다. 그렇게 6개월간의 수사 끝에 강 씨가 검거된 것.
보험금을 노린 연쇄살인을 저지른 강 씨. 그는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이 끔찍한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방화 보험 사기로 보험금 수령한 강 씨는 이수연과 범행을 계획하고 경태 씨를 타깃으로 삼았다. 그리고 경태 씨를 살해하기 위해 공범 최 씨에게 1억을 주겠다며 사건에 가담하게 만들었다.
살인 의뢰를 받아들인 최 씨는 또 다른 공범 장 씨에게 3천만 원을 주겠다며 또 끌어들였고 이에 범인은 넷으로 늘어났다. 강영민의 주도하에 살인 계획이 실행되었고 당시 경태 씨에게 낚시를 가자고 제안한 건 이수연이었다.
강 씨의 자백으로 처음 밝혀진 공범의 존재. 그는 아내를 해치기 위해서 또 다른 공범을 모았다.
아는 선배 황 씨에게 아내를 죽여주면 보험금의 절반인 1억 5천만 원을 주겠다고 했고 이에 황 씨도 강 씨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리고 그도 마찬가지로 공범 서 씨를 범행에 가담시켰다.
그렇다면 수연 씨는 어떻게 된 것일까? 강 씨는 자신이 수연 씨를 죽인 것은 맞지만 죽여달라고 부탁한 수연 씨를 살해한 것이라며 촉탁 살인을 주장했다. 그의 자백 말고는 다른 증거나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없어 수연 씨의 경우는 촉탁 살인으로 종결됐다. 그런데 유서의 내용은 모두 거짓이었던 것.
수연 씨가 사라지면 완전 범죄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강 씨는 수연 씨 살해 후 한 씨를 찾아갔고 도움을 청한 것이었다.
경찰은 공범들을 빠르게 검거했고 이들에 대한 조사로 또 다른 사실을 알게 됐다. 강 씨의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하던 당시 아이를 업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강 씨의 공범들은 범행을 주저하며 강 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강 씨는 왜 범행을 주저하냐며 "그냥 상관없으니까 까"라고 범행을 지시했다는 것.
모든 진실이 드러나고 경찰은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어떻게 사람이 돈 때문에 이런 짓까지 할 수 있냐는 것.
연쇄 보험 살인 사건의 강 씨는 살인, 살인미수, 위계승낙살인, 일반건조물방화, 사기,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그 결과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강 씨는 끝까지 항소했지만 법원은 사형을 확정했고 강 씨는 25년째 사형수로 살아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보험범죄 수사관들이 꼭 전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밝혔다. 보험 범죄는 언젠가 반드시 적발된다는 것.
돈을 지상 최대의 목표처럼 이야기하는 사회. 돈이 최고의 가치라고 믿게 하는 사회가 또 다른 공범을 만들고 이러한 사건을 만든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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