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설현이 김희원 감독의 섬세한 연출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세세하게 연기를 같이 고민해주신 김희원 감독님께 감사해요”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디즈니+ 오리지널 ‘조명가게’(극본 강풀, 연출 김희원) 주연 김설현(29)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동명의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강풀 작가가 직접 대본을 썼다.
지난 18일 ‘조명가게’ 8부작이 모두 공개됐다. 김설현은 “아무 탈 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 주변에 보신 분들도 좋다고 잘 봤다고 먼저 연락오는걸 보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만족스럽고 보람도 있다”고 ‘조명가게’가 공개된 소감을 밝혔다.
김설현은 극 중 매일 밤 버스 정류장에 홀로 앉아 커다란 캐리어와 함께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자 이지영 역을 맡았다. 연인이었던 김현민(엄태구 분)이 사고로 크게 다치자 사망했다고 믿고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인 인물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김설현은 밀도 높은 연기를 보여주며 호평받았다. 김설현은 “어떤 반응이 있는지 많이 찾아보는 편이다. ‘조명가게’ 공개된 뒤 실시간으로 찾아봤는데 반응이 좋더라. 연기에 대한 호평도 많아서 뿌듯했다. 저도 준비하면서 그간 해왔던 연기와 다르게 준비해서 어떤 반응이 올지 기대와 두려운 마음이 있었는데 좋게 봐준 분들이 많아서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인 줄 몰랐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 톤이 전작에선 들어본 적 없는 톤이라는 말을 해준 분도 있어서 기억에 남더라”며 인상적인 평가를 언급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평가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평가 또한 호평이었단다. 김설현은 “가족들은 ‘너무 슬프다’고 하고, 부모님은 ‘(슬퍼서) 못 보겠다’고 하시더라. 제가 작품을 하면 친구들에게 봐달라고 하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제가 말 안해도 봐주고 ‘잘봤다’고 해줬다”며 “주지훈, 박보영, 조인성 선배도 연락해주셨다. ‘화면으로 보니 너무 좋다’고 해주셨다. 주변 반응이 좋아서 뜻깊은 작품으로 기억에 남는다”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선배들 평가를 받으면서 제가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꼈다. (김희원) 감독님도 ‘너 연기 잘한다는 말 많지? 내가 잘한다는 말 보다 네가 잘한다는 말 들을 때 더 좋더라’고 말씀해주셨다.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받는구나 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가 잘 되길 바란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다.
김설현 자신이 본 이지영은 몇 점일까. 김설현은 “100점 만점에 60점”이라며 생각보다 박한 점수를 줬다. 그러면서 “이번에 확실히 느낀 게 남들이 나를 보는 기준보다 내가 나를 보는 기준이 더 높다는 것이었다. 좋은 평을 받아서 좋지만, 만족하진 않는다”면서 “전작에 비해서는 높은 점수다. (그간 해왔던 작품 중) 최고점이다. ‘전작보단 잘하자’는 마음으로 늘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엔딩이 공개된 뒤 시청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할 정도로 함축적인 부분이 많았다.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원작을 보고 힌트를 얻은 부분이 있을까. 김설현은 “이 작품에 참여하기로 하고 나서 원작을 봤다. 사실 연기를 할 때 다른 데서 뭔가를 가져와서 연기를 하지는 않는 편이다. 제 안에서 꺼내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1부에서는 호러 미스터리로 보여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감정선이 드러나면 안되는 한계가 있다 보니 톤이나 연기적인 디자인 같은 데에 처음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며 “순서 대로 전개되는 게 아니다 보니 시청자분들이 제 감정선을 잘 따라와 주실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배우 김설현은 영하의 날씨에 비를 맞는 것도 대수롭지 않았다며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연기에 도움을 가장 많이 준 것은 바로 김희원 감독이었단다. 김설현은 “감독님이 아주 여러 방식으로 설명해주시는데 연기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부터 시작해서 ‘이런 장면은 고개를 좀 숙이는 게 좋아. 15도 정도’, ‘3초 있다가 고개를 돌리는 게 좋아’, ‘슬픈 연기는 숨을 두 번 마시고 한번 뱉어’ 등 세세하게 말씀해주셨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가장 많이 이야기해주신 것은 ‘연기는 가치관’이란 거였다. 사람 마다 관점이 다른데 자신이 가지는 가치관이나 고정관념으로 뭔가를 바라보게 되고, 연기도 그렇다는 거였다”며 “배우 선배님이다 보니 모든 연기를 직접 다 해보시고 ‘내가 해보니 여기서는 이렇게 하는 게 좋더라. 너는 어때?’, ‘여기서는 걸음이 다섯 걸음 정도 걸어지더라. 너는 어때?’라며 세세하게 연기를 같이 고민해주더라. 이런 연출을 하는 감독님은 안 계셨던 것 같은데 감사하고 좋았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이지영은 생전 농아였던 인물이다. 핸디캡을 가진 인물인 만큼 접근하기 까다로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설현은 “어느 정도 까지 사실적으로 구현해야 할지 고민 많이 했는데 미스터리 장르이고, 웹툰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보니 사실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감정에 더 집중했다”며 “(김현민의 사고를 알리기 위해) 119에 전화하는 장면에서는 (말을 하지 못하는) 답답한 감정에 집중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사후세계에선 지영이가 갑자기 말을 할 수 있게 되지 않나. (사후세계는) 누구도 경험 못해본 것이라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지점이 있던 것 같다. 어떻게 해석할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고 ‘(처음 말을 해보는 입장이니) 어느 정도로 소리를 내야 할까’, ‘어느 정도로 말을 더듬어야 할까?’ 고민하고 감독님과 많이 해보면서 정도를 찾아갔다”고 말했다.
김설현은 또 “부담이 많이 됐다. 제가 긴장도 많이 하는 편이라 어렵다 느꼈는데 감독님이 ‘이 역할이 원래 어렵다. 누가 해도 어려운 역할’이라고 하셔서 위로됐다. 사실 이전 작품 중 어떤 캐릭터도 쉬운 캐릭터는 없었다. 어려워서 더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 늘 배역을 맡으면 가지게 되는 부담감이라고 생각하고, 더 어렵단 생각은 안 하려 했다. 머리 속으로 시뮬레이션 많이 해보고 극복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지영이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맞는 등 고된 장면도 많았다. 이 장면은 기온이 영하일 때 촬영했단다.
“감독님이 촬영 전부터 ‘추운데 비 맞아야 한다’고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전날 다 리허설 해보고 최대한 제가 비를 안 맞을 수 있는 방향으로, 최대한 적은 횟수로 촬영을 끝낼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하게 해주셨어요. 촬영할 때는 춥긴했지만 집중을 하다보니 그건 안중에 없었어요. 다만 연기가 안될때 답답하더라고요. 영하의 날씨이다 보니 내리는 비가 바로 얼어서 캐리어도 다 얼고, 비를 뿌리니 바닥이 빙판이 되어서 바닥의 얼음을 깨면서 다시 촬영했어요. 제가 추운 것 보단 비가 얼굴에 떨어지니 입이 얼어 안 움직이고, 눈에 빗물이 들어와 눈을 자꾸 감게 되고, 그런 점이 방해되어 힘들었죠.”(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