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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202안타' 韓 신기록 주인공도 걱정 투성이였다…롯데의 안목과 모험, 196⅔이닝 공백 채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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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모험의 결과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험 없이는 발전도 없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모험적인 선택으로 196⅔이닝의 공백을 채워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찰리 반즈와 4년 연속 동행을 결정했고 올해 202안타 단일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세운 빅터 레이예스와 재계약했다. 그리고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애런 윌커슨과는 작별했다.

윌커슨은 올 시즌 32경기 196⅔이닝 12승8패 평균자책점 3.84, 167탈삼진, 퀄리티스타트 18회의 성적을 남겼다.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고 1경기 빼고는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9이닝 당 볼넷 1.24개의 공격적인 피칭으로 선발 투수의 책임을 다했다. 리그 최다 이닝 투수였고 ‘스포츠투아이’ 기준 투수 부문 WAR에서도 NC 다이노스 카일 하트(5.80)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롯데는 윌커슨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모험이었다. 내년이면 36세에 접어드는 나이로 ‘에이징커브’의 우려가 있었다. 여기에 200이닝 가까이 던진 후유증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땅볼/뜬공 비율 0.75로 뜬공 투수에게 불리한 ‘성담장’ 철거라는 이슈도 있다. 롯데는 비시즌 동안 사직구장 담장을 6m에서 4.8m로 원상복귀 시켰다.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손호영 등 중장거리 타자들이 성장해서 빠르게 자리잡으며 이들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선택이다. 윌커슨에게는 되려 불리한 환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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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부정적인 이유들이 있지만 그래도 윌커슨만큼 계산이 서고 검증된 선수는 또 없었다. 롯데는 윌커슨을 보류선수 명단에 넣고 고민했다. 하지만 결국 새 외국인 선수와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윌커슨을 대신할 선수가 바로 좌완 터커 데이비슨. 데이비슨과 총액 95만 달러(보장액 85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했다. 반즈와 함께 좌완 원투펀치를 구성하게 됐다.

188cm, 97kg의 신체조건을 갖춘 좌완 투수로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19라운드로 지명을 받았다. 202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2021년에는 4경기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3.60(20이닝 8자책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 해 월드시리즈 마운드까지 올랐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다리 골절상을 입은 찰리 모튼을 대신해 긴급히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등록됐고 5차전 선발 등판했다. 물론 결과는 2이닝 2피안타 3볼넷 1탈삼진 4실점(2자책점)으로 좋지 않았고 팀도 5-9로 패했다. 하지만 결국 애틀랜타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며 데이비슨도 우승반지를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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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LA 에인절스로 트레이드 돼 오타니 쇼헤이와 한솥밥을 먹기도 했고 이후 캔자스시티 로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에서 빅리그 커리어를 이어갔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56경기(17선발) 4승 10패 평균자책점 5.76(129⅔이닝 83자책점), 100탈삼진, 68볼넷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선발 경험이 많았다. 통산 4시즌 55경기(40선발) 11승21패 평균자책점 3.78(238이닝 100자책점) 240탈삼진 84볼넷의 기록을 남겼다. 올해는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 역할을 맡았다. 32경기(17선발) 5승11패 평균자책점 3.89(115⅔이닝 50자책점) 104탈삼진 46볼넷의 기록을 남겼다.

올해는 빅리그에서 1경기 등판했다. 9월29일(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전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4⅔이닝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기준으로 보면 데이비슨은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 92.9마일(149.5km), 평균 91.2마일(146.8km)을 기록했다. 포심과 슬라이더(23개) 스플리터(12개) 싱커(11개) 커브(8개) 스위퍼(3개) 등 총 6개의 구종을 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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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은 “데이비슨은 투구 타점이 높고 디셉션이 좋으며,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완급 조절하며 던질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구위로 윽박지르는 유형은 아니다.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땅볼 유도형 투수에 가깝다. 트리플A에서는 지난해 1.43, 올해는 1.12의 땅볼아웃/뜬공아웃의 수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데이비슨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부상 이력 때문. 2021년 왼팔 전완부 염증 진단을 받고 60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바 있다. 이후 패스트볼 구속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게 우려의 지점이다. 2021년 평균 포심 구속 93마일(149.7km)했고 부상 이후인 2022년에는 평균 93.1마일(149.8km)로 대동소이했다. 하지만 2023년 91.4마일(147km), 2024년 91.2마일(146.8km)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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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외국인 선수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우려점 모두 과거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에 돌입해봐야 성패를 알 수 있는 일. 그래도 데이비슨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1년 전의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다. KBO 역사에 남을 최다안타 신기록을 세운 레이예스 역시도 과거 부상 이력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레이예스는 2022년, 한 달 간격으로 왼쪽과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연거푸 당했다. 이후 스피드가 많이 저하돼 주루 능력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었고 수비 포지션도 중견수에서 코너 외야수로 밀려났다. 그럼에도 롯데는 이후 다른 부상 이력이 없다는 ‘현재’에 주목했고 그 선택은 적중했다.

데이비슨 역시 2021년 전완부 염증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이후 별다른 부상 없이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다. 꾸준하게 빅리그와 트리플A를 오가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윌커슨의 공백이 크게 다가올 수도 있다. 윌커슨의 이닝 소화력이 워낙 뛰어났기에 190이닝이 넘는 이닝 소화력을 기대하기는 힘들 수 있다. 이닝 소화력이 떨어진다면 가뜩이나 약한 불펜진에 더 부담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규정이닝을 넘어서 160이닝 안팎을 소화하는 투수의 역할을 해준다면 문제 없을 전망.

롯데의 안목은 모험을 선택하게끔 했다. 과연 이 모험은 2025년 롯데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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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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