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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가 환리스크 고조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미국 금리인하 속도조절로 원달러환율상승 압력이 고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센 매도공세가 재개될 수 있어서다. 실제 하루만에 팔자로 돌아선 19일에는 4000억원 이상 순매도해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렸다. 기존 투자손실에 환손실까지 더해지면 외국인의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미 시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충분히 매파적으로 해석해왔고, 앞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물을 쏟아내고 있었던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2400대에서 등락을 내다봤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29p(-1.86%) 내린 2438.1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12.89p(-1.85%) 내려 684.68로 장 마감했다. 전날 낙폭 과대 인식 속에서 외국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며 상승했던 지수가 하루 만에 꺾였다. 이날 코스피, 코스닥 동반 하락은 간밤 FOMC에서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금리 0.25%p 인하를 단행했지만 향후 금리 경로가 불확실해진 영향이 컸다. 연준 인사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 내년도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줄였고 기자간담회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가까워졌다"며 매파적 발언을 내놨다. 그나마 점도표에 트럼프 정책 위험 반영 여부도 위원마다 달라 내년도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는 게 아니라 동결이나 심지어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위험자산 선호도가 위축되면서 뉴욕증시 3대 주가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수준까지 급등해 증시를 끌어내렸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2.70원 오른 1451.80원이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렵겠다는 인식이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 이탈과 달러인덱스 상승에 원·달러 환율이 2022년 전고점을 돌파해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코스피 하락은 금리 영향에 위험자산 선호가 축소되고 환율이 급등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반등을 시도하던 국내 증시가 이번 'FOMC 쇼크'로 다시 긴 골짜기를 지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비상계엄·탄핵 여파로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로 2400선이 붕괴되는 등 이달초 급락세가 재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시장이 금리 속도 조절론을 과도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환율이 지금보다 더 높아지기는 쉽지 않고 이미 외국인은 대거 이탈해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에서는 이미 내년 미국 금리 인하가 한 번뿐이라고 예상하고 그마저도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도 반영하고 있다"며 "매매 주체가 외국인 비중이 높긴 하지만 연기금이나 금융투자 등 기관에서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는 2450 전후를 유지하다가 채권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투자자금의 한국 주식시장 추세적 유입을 기대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7월부터 미국 시장과 코스피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지속됐고 2025년 하반기 재정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해 하방경직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전문가들은 현재 주요 변수로 환율, 금리, 국내 기업 실적 등을 꼽으면서 본격적인 반등시점을 내년 2·4분기로 내다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자체로는 고점 대비 17% 빠졌지만,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상승 영향에 따른 환손실 등으로 체감적 손실률은 30%에 가까워 추가매도 압력은 제한적"이라며 "증시가 오르려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데 내년 2·4분기가 돼야 실적 전망치가 합리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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