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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계엄 전으로 겨우 돌렸는데”…국내 증시, 이번엔 美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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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전 종가 99.4%까지 회복했던 증시…다시 2% 되돌림
연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韓·美 증시 모두 하락
원·달러환율 1450원 넘어 강달러 지속…"조선 업종에 관심"


이투데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미국)/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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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사태로 인한 증시 하락 회복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번엔 미국발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소식에 시장이 다시 한번 흔들렸다. 국내 증시는 환율 급등으로 인한 대다수 기업의 실적 둔화와 함께 탄핵 정국까지 맞으며 이미 체력이 많이 빠진 상황에서 금리 인하 속도를 기존에 예측했던 4회에서 2회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발언에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장중 2% 넘게 떨어져 시작해서 낙폭을 줄이긴 했으나 충격에 여파는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원·달러환율도 이날 1450선을 뚫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8.50포인트(p) 내린 2435.93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13.21포인트 하락한 684.36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일 계엄 사태 이후 코스피는 하락하기 시작해 9일엔 장중 2360.18까지 찍으며 2400선이 맥없이 무너졌다. 그러나 이후 서서히 낙폭을 줄인 끝에 18일 2484.43으로 마감하며, 약 11거래일 만에 비상계엄 사태 코스피 종가(2500.1)에 99.4%까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증시가 다시 급격히 빠진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 예고 때문이다. 그동안 증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내년 금리 인하를 호재로 받아들이며 버텨왔었다.

18일(현지시간) 연준은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연 4.25~4.50%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9월과 11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린 것이다.

그러면서 향후 금리 점도표를 발표했는데, 내년 중 금리 인하는 0.25%포인트를 기준으로 2번 더 인하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9월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4차례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에 간밤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하루 새 1123.03포인트(2.58%) 내렸다. 1974년 이후 처음으로 10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2~3%대로 급락했으며, 미국 국채 금리도 치솟았다.

우리 증시도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 수출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산업이 최근 고환율로 고통받는 가운데, 환율 급등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증시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간밤 MSCI 한국 지수 ETF와 MSCI 신흥 지수 ETF도 2%대 하락했다. 원·달러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야간거래에서 1439.1원까지 올랐고,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선 원·달러 1개월물이 1455.6원으로 치솟았다.

주간거래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6.4원 오른 1451.9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 강세 국면에서 조선, 기계 등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특히 조선업의 경우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대표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날 시장에선 반도체를 비롯한 대다수 업종이 하락을 기록한 반면, HD현대중공업(5.15%), HD현대미포(2.44%), HD한국조선해양(2.39%), 등은 상승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로 인한 압박이 여전하며 (미국 증시 대비)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좁다”라면서 “국내 증시에선 방어적 업종과 기계, 조선 등 환율 상승 수혜 업종에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투데이/박상인 기자 (si202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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