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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시리아 장악' 반군 수장, 서방에 "제재 풀어달라" 유화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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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HTS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17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스티븐 히키 영국 외무부 중동북아프리카국장과 회담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SANA통신 텔레그램 채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시리아 정권을 장악한 반군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본명 아흐메드 알샤라)가 서방에 제재를 해제해 달라며 유화의 손짓을 보냈다.

알졸라니는 18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진행된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시리아는 전쟁으로 지쳤고, 이웃과 서방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그는 "제재는 이전 정권을 겨냥했던 것이기 때문에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군복을 벗고 양복 차림으로 연일 서방 매체 인터뷰에 나섰던 그는 이날도 정장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나타났으며, BBC는 옛 지하디스트 이름 대신 본명으로 그를 소개했다.

또 자신이 이끄는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를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범죄로 인한 희생자로 규정하고 "피해자와 억압자가 같은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HTS의 전신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알누스라 전선이다.

2012년 창설된 알누스라 전선은 시리아 내전이 길어지자 2016년 알카에다와 관계를 공식적으로 끊고 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온건 세력으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서방에서는 과거 알카에다 분파였다는 점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HTS는 여전히 미국과 유럽연합, 유엔 등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돼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알졸라니는 지난 8일 아사드 축출 이후에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가명인 알졸라니 대신 아흐메드 알샤라라는 본명을 쓰기 시작했고, 서방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정상 국가 복귀로의 의지를 거듭 발신하고 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HTS는 테러 단체가 아니며 민간인이나 민간인 거주 지역을 공격 목표로 삼지도 않았다며 테러단체 지정이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시리아를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처럼 만들고 싶어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부인했다.

아프가니스탄은 부족사회였고 두 나라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재집권한 뒤 여성과 언론을 탄압하는 등 강압적 통치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반군이 2011년부터 장악해온 북서부 지방을 예로 들며 "이들리브에는 8년 넘게 대학이 있었고, 여성의 비율이 60%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성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도 했다.

이어 "시리아 법률 전문가 위원회가 헌법을 제정할 것이며 모든 통치자나 대통령도 법률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알 졸라니는 군복 대신 양복을 입고 인터뷰 내내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HTS가 극단주의와는 단절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BBC는 많은 시리아인이 그의 이런 주장을 믿지는 않고 있다며 앞으로 몇달간이 시리아의 운명을 결정지을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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