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까진 공포·스릴러, 4부부터는 휴먼과 감동
김희원 감독 연출도 빛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가 6부까지 공개된 가운데 초반과 다른 분위기로 많은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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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조명가게'를 둘러싼 포장지는 화려했다. '무빙'이라는 후광효과이자 부담감이 한 겹을 둘렀고 공포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또 한 겹을 감쌌다. 때문에 혹시나 알멩이는 빈 강정일까 우려도 됐지만 기우였다. 한 겹 한 겹 포장지를 까고 드러난 '조명가게'는 웰메이드다. 오래오래 입안에서 곱씹고 싶은 눈물맛 캔디 같달까.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각본 강풀, 연출 김희원)는 지난 4일 첫 공개를 시작으로 현재 8부작 중 6부까지 공개됐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명가게'는 공포 스릴러를 표면적으로 내세우면서 복합 장르를 표방했다. 앞서 강풀 작가는 "이번 작품은 호러이자 멜로 장르다 보니 감정적으로 깊게 들어간다"며 "여기에 휴먼 이야기가 중요시되며 끝으로 갈수록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개 전 티저 영상부터 대체적으로 공포 스릴러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3부까지도 매일 버스 정류장에서 같은 여자를 만나는 현민(엄태구 분), 새로 이사 온 집에서 자꾸 조명이 꺼져 어둠에 휩싸이는 선해(김민하 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상한 사람들을 마주치고 공포에 떠는 현주(신은수 분)와 골목길에 갇힌 지웅(김기해 분)이 겪는 미스터리한 일들을 소개하며 전체적인 톤앤매너 중 스릴러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다.
4부부터는 작품의 성격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유희(이정은 분)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4회는 이미 가슴 아픈 서사들을 예고했다. 이후 모두가 중환자 병동에 누워 있는 모습의 엔딩은 깜짝 반전을 안겼다.
그리고 5회부터 인물들마다 지닌 저마다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영(김설현 분)을 만나러 가던 현민, 딸 현주를 데리러 갔던 유희, 같이 살 집을 알아보던 동성 커플 선해와 혜원(김선화 분), 친구들과 헤어지고 귀가하던 지웅까지, 이들의 마지막 발걸음이 향한 곳은 같은 버스였다. 그러나 버스 운행 중 사고가 나고 이들의 생사가 갈라졌다.
디즈니+ 오리지널 '조명가게'의 서사가 4회부터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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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까지 공개되자 많은 '떡밥'들이 해소되기 시작했다. 일례로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초반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캐릭터들 저마다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만큼 등장인물들의 관계성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조명가게 주인인 원영(주지훈 분)과 자꾸 등장하는 간호사 영지(박보영 분)가 이들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진 않을까라는 추측이 최선이었다. 이는 작품이 다소 산만하게 전개된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모든 인물과 연관이 있는 중심인물을 굳이 찾을 필요가 없었다. 이들이 모두 서로서로 연관돼 있는 중심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자 김희원 감독과 강풀 작가가 계속해서 강조했던 "사람이 중요한 이야기" "전 세계 사람들의 정서를 움직일 수 있는 이야기"가 납득이 됐다. 이들의 말처럼 공포와 스릴러를 벗겨내고 나니 남은 건 '휴먼'과 '멜로'였다.
그리고 이를 풀어내는 과정은 많은 여운을 안기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에서 감독으로 첫 도전에 나선 김희원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빛을 발했다.
"누군가는 빛을 봤다고 하고 누군가는 어둠을 봤다고 한다"는 극 중 대사처럼 김희원 감독은 빛과 어둠을 장면 곳곳에서 배치하고 강조하며 몰입을 높였다. 버스 사고 나는 장면에서도 빛과 어둠만으로 내부 상황을 보여주는데 이는 4회 병동 롱테이크 신과 더불어 화제를 모았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가 김희원 감독의 연출을 만나 더욱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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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도 김희원 감독 연출의 장점이다. 첫 연출 데뷔작인 만큼 힘이 들어가 자칫 튀거나 과한 장면이 나올 법도 한데 '조명가게'는 40분의 한 회를 물 흐르듯이 볼 수 있을 만큼 친절하면서도 섬세하다.
강풀은 "사실 조명가게 세계관은 난해하다. 그런데 김 감독님은 그 누구보다 작품의 세계관을 잘 이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일까 원작으로 봤으면 난해할 수도 있었던 장면들이 김 감독이 이해하며 풀어낸 장면들로 재탄생해 좀 더 쉬운 몰입을 돕는다.
여기에 배경 음악도 적절히 활용했다. 김광석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작품의 스산하면서도 묘한 분위기를 살렸고, 바느질에서 심장 박동음으로 이어지는 효과음은 반전과 여운을 동시에 남겼다.
'떡밥' 회수도 빠른 편이다. 1회에서 의문이 가는 장면이 있으면 2회에서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또 다른 단서들을 던져주는 식이다. 그렇다 보니 회를 거듭할수록 서사는 더 탄탄해지고 그에 수반하는 감동과 재미도 크다.
이렇듯 회차가 공개될수록 작품의 깊이도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희원 감독을 비롯해 제작진은 "7부, 8부에도 계속해서 반전이 나오고 더 슬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아직 풀리지 않은 서사들이 남은 '조명가게'가 마지막에 감동을 안길 것이라고 자신한 만큼 또 어떤 여운을 전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조명가게'는 18일 마지막 에피소드 7, 8회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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