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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시장 포화에 ‘더 큰 그림’ 승부수.. 삼성式 발빠른 구조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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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시장 포화에 ‘더 큰 그림’ 승부수.. 삼성式 발빠른 구조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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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삼성코닝 지분 매각 배경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매각하고 코닝 지분을 인수키로 한 것은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의 침체와 삼성전자의 미래전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LCD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만큼 합작사 유지보다는 단독 경영이 시장 대응에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더불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소재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코닝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결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CD유리기판 시장 침체 탓?

23일 박원규 삼성코닝정밀소재 사장은 임직원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으로 LCD 유리기판 산업의 성숙기 진입에 따른 수요 정체와 판매가격 하락을 들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코닝사와 삼성코닝정밀소재의 LCD 유리기판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최근 2년간 60%에서 40% 중반으로 떨어졌다. 결국 코닝의 시장 지배력이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일본 업체들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디스플레이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일본 LCD유리기판 업체들이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서 코닝의 시장을 뺏어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시장은 더욱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CD유리기판 시장은 일본 업체들 때문에 가격은 하락하고 품질은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굳이 코닝사의 LCD유리기판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더불어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실적도 하향세를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기준으로 삼성코닝정밀소재의 지난 201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6159억원, 3조6981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도 3조399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좀처럼 올라서지 못한 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1년의 경우 매출액 4조6130억원, 영업이익 2조7078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각각 3조2452억원, 1조6727억원까지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각각 2조3054억원, 1조3551억원에 머물렀다.

3년 사이에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42%, 54%, 60% 이상 줄어든 셈이다. 자연히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LCD유리기판 분야에서 코닝사와 협력을 해야 하는 필요성도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아직은 상당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하강세 지속이 불가피한 만큼 한 발 먼저 구조개편에 나선 셈.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코닝이 LCD유리기판을 뛰어넘어 더 큰 소재 사업분야의 협력은 필요할지 몰라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이 분야의 협력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며 "코닝사의 반발 때문에 코닝의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협력 부문 확대+실익 챙겨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은 정리됐지만 모회사인 코닝 지분 인수로 양사는 그동안의 제한적인 협력 관계에서 벗어나 더욱 폭넓은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

기존 유리기판 부문에 국한됐던 것에서 탈피해 코닝의 다른 사업 부문인 특수유리, 세라믹촉매제, 광섬유 등에서도 협력이 가능해진 것이다.

회사 관계자도 "그동안 삼성코닝정밀소재를 통해 유리기판 부문에 한해서만 제휴관계를 유지해왔다"며 "하지만 유리기판의 경우 코닝의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 가운데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협력관계 확대에 지분 투자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지 않으냐"며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할 단계는 아니지만 협력 부문 확대에 대해 꾸준히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코닝과 5대 5의 비율로 OLED 유리기판을 생산하는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를 설립한 바 있다.

동양증권 박현 연구원은 "삼성코닝정밀소재라는 합작사를 통한 그동안의 국지적 협력관계를 넘어 지분투자를 통해 폭넓은 협력을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며 "코닝이 세계적인 소재전문 기업인 만큼 기존 유리기판을 넘어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매각에 따른 실익도 기대된다. 현재 코닝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인수 자금으로 19억달러를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분 청산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약 1조7000억원에 달하는 현금 배당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닝 지분 인수에 따른 향후 배당 수익도 기대된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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