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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세계 금리 흐름

불확실성 앞에선 韓경제…"추경·금리인하·내수부양 필요",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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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역대 추경 제안일자 및 의결일자/그래픽=윤선정



헌정 사상 세번째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한국 경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정부 및 통화당국의 적극 대응 필요성이 커진다. 과거 탄핵 정국과 달리 이번엔 대외여건 마저 우리 경제에 우호적이지 않은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전향적인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적극적인 내수부양책 등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다만 고공행진 중인 환율 탓에 운신의 폭이 좁아진 통화정책을 고려하면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단 주장이 나온다.


높아지는 추경 편성 요구

16일 국회 및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673조3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에 대한 집행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안보다 4조1000억원 깎인 감액 예산이다. 정부는 가용 재원을 총동원한 내년도 상반기 신속 집행 계획을 조만간 발표하는 등 탄핵정국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취약계층 지원에 만전을 기한단 계획이다.

다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경 편성 요구가 확대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것은 정부 재정 역할 축소에 따른 소비 침체"라며 "추경을 신속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골목상권이나 서민경제 지원을 위한 지역화폐 예산, AI(인공지능) 관련 예산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은 추경 편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단 입장이지만 정부 내에서도 시기 문제일뿐 추경 편성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상 초유의 감액 예산안의 국회 통과로 정부 운신의 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 비상금' 격인 예비비만 해도 정부안(4조8000억원)보다 반토막 났다. 민주당은 예비비 중 재해·재난 등에 투입되는 목적예비비 1조6000억원을 두고서도 고교 무상교육(약 9500억원)과 5세 무상교육(약 2680억원)에 지원할 수 있도록 예산안 총칙을 고쳤다. 이를 고려하면 정부가 재해·재난에 예비비를 긴급 투입할 여력은 4000억원도 채 안되는 셈이다.

그동안 추경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온 한은도 추경 등 여야정 협의를 통한 경제정책 대응 필요성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추경으로 연말연시 특수 잃은 자영업자 지원해야"

추경에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예산이 담겨야 한단 요구가 나온다. 연말연시 특수를 누려야 할 자영업자들이 소비심리 위축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안이 통과한 2016년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3까지 떨어졌다. 2017년 1월에는 93.3까지 낮아졌다. CCSI는 장기평균치를 100으로 잡고 100보다 크면 소비심리가 낙관적,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매업이나 음식료업 등은 연말연시에 돈을 벌어 한해를 버텨야 하는데 이번 사태로 가장 타격이 클 것"이라며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추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역화폐 대신 전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할인카드 사업'을 제언했다. 예컨대 전국에서 쓸 수 있는 액면가 10만원짜리 카드를 소비자가 8만원에 살 수 있도록 정부가 액면가의 20%를 재정 보조하는 방식이다. 카드 사용기간이 너무 길면 연말연시 소비 진작이란 정책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만기를 짧게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리인하·내수부양책 필요는 한데…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와 정부의 내수부양책 마련 필요성도 제기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수출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기 전에 내수 회복을 견인할 수 있는 금리 인하의 가속이나 재정지출 확대 등의 정책전환이 이뤄진다면 'U'자형의 완만한 성장경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추가금리 인하를 두고선 이견도 존재한다. 한은이 지난 10월에 이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시장 예상을 깬 선제적 금리인하를 단행한 데다 원/달러 환율이 탄핵 이후에도 1430원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금리차가 역대 최대인 2%포인트로 벌어진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원화 약세를 더 부추길 것이란 우려다.

내수부양책의 경우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작다. 앞서 정부는 내수가 본격 부진에 접어든 시점인 지난해 3월 내수부양책을 내놨다. 숙박쿠폰, 비자제도 개선을 통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이 골자였다. 이어 올해 3월엔 지역투자 제고에 초점을 맞춘 내수대책을 발표했고 6월엔 외국인 관광활성화 대책을 제시했다. 이어 7월엔 소상공인 지원방안도 내놓았다.

효과는 기대이하였다. 건전재정을 강조한 정부의 '돈 풀기 없는 내수 부양' 한계를 보여줬단 평가다.

안 교수는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으로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한다고 하지만 (그 유동성을) 받은 은행은 가계대출 규제에 걸려있는 상황"이라며 "집을 사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은 막아야겠지만 생계형이나 집을 담보로 사업자금을 빌리려는 자영업자에 한해선 대출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율 때문에 통화정책은 발이 묶여 있는 상태라 결국 쓸 수 있는 건 재정정책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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