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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김밥·커피 선결제… 탄핵집회 응원한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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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뉴진스·유리 등 동참

박찬욱 감독도 빵 대량 구매

이동욱·박효신 등 탄핵 환영글

이전과 달리 적극적 발언·행동

“집회 참가 10∼30대 여성 많고

비상식적 비상계엄도 영향 줘”

연예인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참석자들을 위해 음식을 선결제하거나 탄핵소추안 가결을 환영하는 글을 올리는 등 탄핵과 관련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적 사안에 대해 발언이나 행동을 조심해왔던 과거와 비교하면 큰 변화다.

아이유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는 탄핵 국회 표결을 전날인 13일 공식 팬카페를 통해 “추운 날씨에 아이크(응원봉)를 들고 집회에 참석해 주변을 환히 밝히고 있는 유애나(아이유 팬덤)들의 언 손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지길 바라며, 먹거리들과 핫팩을 준비했다”며 “건강과 안전에 꼭 유의하시고 아래 사항 참고 후, 해당 매장들에 방문 부탁드린다”고 공지했다. 아이유가 선결제한 매장은 탄핵 집회가 열렸던 서울 여의도 일대의 총 5곳으로 빵 200개, 떡 100개, 음료 200잔뿐만 아니라 국밥 200그릇 등을 제공했다.

세계일보

(왼쪽부터) 아이유, 박찬욱,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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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멤버 유리도 같은 날 공식 팬소통 플랫폼을 통해 팬들에게 “다들 내일 김밥 먹고 배 든든히 해”라며 “안전 조심, 건강 조심, ‘다시 만난 세계’ 잘 불러봐”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한 김밥가게에 김밥을 선결제했다. 소녀시대 데뷔곡인 ‘다시 만난 세계’는 이번 시위에서 가장 많이 불린 노래 중 하나다.

뉴진스도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새로운 계정을 만든 뒤 “버니즈(팬덤)와 K팝 팬 여러분을 위한 작은 선물”이라며 “아티스트 상관없이 응원봉만 있다면 ‘버니즈’ 이름으로 수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여의도 일대 음식점 4곳에서 김밥, 음료, 삼계탕, 만둣국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했다.

박찬욱 감독도 릴레이에 동참했다. 여의도에 위치한 한 빵집 측은 공식 SNS를 통해 “오늘 구운 모든 빵을 박찬욱 감독님이 전부 구매하셨다, 여의도 집회 오신 시민들에게 나눠주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메시지를 올렸다. 배우 송선미도 이날 자신의 SNS에 “이 추운 날씨에 밖에서 간절히 뜻을 모으고 계신 멋진 분들을 향한 응원의 마음을 담아 아메리카노 100잔을 선결제해두었습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 날인 15일에는 자신 소회를 밝히는 연예인들이 적지 않았다. 배우 이동욱은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봄이 한 발 가까워진 듯. 따뜻한 연말 되었으면”이라는 글을 남겼다. 배우 고민시도 SNS에 ‘탄핵소추안 가결’이라고 적힌 뉴스 화면을 게시하며 손뼉을 치는 이모티콘 여러 개를 붙여 기뻐했다. ‘국민이 주인이다’라고 적힌 시위 깃발이 흔들리는 영상도 올렸다.

배우 허성태는 SNS를 통해 “웃으세요, 기쁩니다,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다시 각자의 자리에서 뜨겁게 행복합니다! 대한국민 만세!”라는 글을 올렸으며, 배우 이준혁은 SNS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게재했다.

소녀시대 멤버 서현은 SNS에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표지 사진을 올리면서 ‘다시 만난 세계’의 한 구절인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 거야”라는 문구를 적었다. 가수 박효신은 “지금 그 어떤 말보다 우리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오늘이 되기를 기도합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가수 피오도 촛불 사진을 게재하며 박수 이모티콘을 붙였다. 가수 토니안은 탄핵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을 전하는 뉴스 화면을 찍어 올리며 ‘대한민국 만세’라고 적었고, 가수 이승환은 “국민의 힘”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연예인들이 집회 참가자를 위해 음식값을 선결제하거나 소회를 밝히는 것은 이전 대통령 탄핵 때는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다. 특히 대중문화계는 다른 문화 장르 인사들과 달리 정치적인 발언을 자제해왔었다. 이에 대해 임희윤 대중문화 평론가는 “예전과 달리 정치적인 문제보다는 (비상계엄이라는) 비상식의 문제로 탄핵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주장을 꺼렸던 아이돌까지 움직일 수 있었다”며 “집회 참가자 구성이 10대에서 30대 여성이 많았으며 응원봉이나 K팝이 많이 불린 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분야 인사들만 아무런 의사 표명을 하지 않는 것도 기형적인 상황”이라며 “이번 특수한 정국을 통해 의견을 자유롭게 표명할 수 있는 분위기가 생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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