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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때 KBO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은 투표 인단이 '쇄국정책'을 펼친다는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객관적인 지표에서 국내 투수들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둔 외국인 투수가 수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나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피해자는 2012년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브랜든 나이트다. 나이트는 이해 30경기 208⅔이닝 16승 4패 평균자책점 2.20,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27회를 기록,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로 군림했다.
나이트는 평균자책점과 최다이닝, 퀄리티 스타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키움이 8개 구단 체제에서 6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성적만 놓고 본다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했다.
하지만 나이트는 2012 시즌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주인이 되지 못했다. 다승왕을 차지했던 삼성 라이온즈 장원삼이 황금장갑을 품었다.
장원삼은 2012 시즌 27경기 157이닝 17승 6패 평균자책점 3.55의 성적을 기록했다. 다승을 제외한 주요 지표에서 리그 상위권을 기록한 내용이 없었다. 퀄리티 스타트 14회로 리그 15위, 평균자책점은 16위였다.
2012 시즌은 투고타저 경향이 강했다.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이 3.82였고,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만 6명이 나왔다. 팬들 입장에서는 골든글러브 투표 결과를 납득하기 어려운 게 당연했다.
2013 시즌에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크리스 세든, NC 다이노스 찰리 쉬렉 등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외국인 투수들이 아닌 키움 히어로즈 마무리였던 손승락이 골든글러브를 수상, 팬들 사이에서 적지 않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KBO 대원군'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키움 앤디 밴 헤켄이 2014 시즌 31경기 187이닝 20승 6패 평균자책점 3.51의 성적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2015 시즌 NC 다이노스 에릭 해커, 2016 시즌 더스틴 니퍼트가 황금장갑의 주인이 됐다.
2017 시즌 KIA 타이거즈의 통합우승을 견인한 양현종이 국내 투수로는 4년 만에 다시 골든글러브를 품었지만 이후 2018~2019 시즌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 2020 시즌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 2021 시즌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까지 4년 연속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외인 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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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키움 히어로즈를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은 안우진이 국내 투수로는 5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난해는 다시 외인으로 넘어가서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가 압도적인 성적을 발판으로 정규시즌 MVP에 이어 황금장갑까지 챙겨갔다.
2024년 KBO리그 최고의 투수는 NC 다이노스 카일 하트였다. 하트는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하트는 유효 투표 수 288표 중 119표를 획득, 득표율 41.3%를 기록하면서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81표·득표율 28.1%)과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63표·득표율 21.9%)을 제쳤다.
이제 KBO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투표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차별을 받는다는 얘기는 머나먼 과거가 됐다.
반면 국내 선발투수들 중 리그를 지배하는 느낌을 주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도 계속되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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